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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는 봤나, 스위니 토드”

이발사 탈을 쓴 악마의 이야기

 

  ‘뮤지컬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Stephen Sondheim)의 걸작 뮤지컬 <스위니 토드>가 지난 6월 막을 올렸다. 2007년 라이센스 초연 이후 9년 만이다.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때 건실했던 이발사의 몰락과 핏빛 복수를 그리고 있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1979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각지에서 뮤지컬, 오페라,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제작되며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 이에 한국 뮤지컬 시장을 선도하는 신춘수·박용호 두 명의 프로듀서가 각자의 독창적인 프로덕션을 시즌 별로 제작하는 새로운 형식의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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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춘수 현 오디컴퍼니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나선 2016 <스위니 토드>는 미니멀한 무대와 높아진 접근성이 특징적이다. 사실, 작품에서 그려지는 스위니 토드의 복수는 단순 광기에 의한 살인과는 거리가 멀다. 귀족문화가 정점에 달한 영국 사회의 부패와 부조리 속에서 소외당한 노동자 계층이 주체가 된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사회적 함의를 담고 있으며, 당대의 어두운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도시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 탓에 정서적인 거리감 역시 만만치 않다.

 

 

  복수의 칼을 든 스위니 토드부터 욕정으로 이글거리는 터핀 판사까지, 누구 하나 멀쩡하다 할 만한 사람 없이 어딘가 잔뜩 비틀려 있는 등장인물들은 불협화음으로 가득한 음표 사이를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그야말로 혼이 쏙 빠져 나갈 정도로 기괴하고 불편한 것이 <스위니 토드>만의 특징이자 매력이지만, 이 때문에 제법 뚜렷하게 호오가 나뉠 수밖에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원작의 특성을 고려한 것일까. 2016 <스위니 토드>는 보다 친절한 모습으로 관객을 맞는다. 날카로운 소리로 막을 열며 차갑고 스산한 분위기는 그대로 가져가는 대신,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느낌은 상당 부분 희석됐다. 옅어진 색에 아쉬움을 느끼는 관객들도 있을 법하나, 제작사의 입장을 고려하면 영리한 판단이었음을 부정하기는 힘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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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한 무대는 배우들에게 기댈 곳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무대에서 배우들이 연기로 정면 승부 할 수 있게끔 하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 관객들에게 작품을 밀도 있게 전달할 것이다.” (신춘수 프로듀서)

 

  무대는 단순하다. 지저분한 흰 배경의 3단 무대는 얼핏 ‘3단 케익’을 연상시킨다. 그 위에 선 등장인물들 모두가 ‘상해버린’ 재료처럼 느껴지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진다. 특별한 전환 없는 원 세트로 자칫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무대를 보완하는 것은 영상과 조명. 고정된 무대에 공간감을 더하고, 직선으로 교차시켜 창살을 표현하는 등 제구실을 톡톡히 해 내는 강렬한 조명 연출이 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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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비린내 가득한 이야기를 중화시키는 ‘블랙 코미디’는 맛깔난 번역으로 살렸다. 라이센스 뮤지컬에서 좀처럼 살아남기 힘든 라임도 섬세한 번역 덕에 제 몫을 지켰다. 1막 마지막 넘버 ‘A Little Priest’는 언어유희의 절정이다.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파이의 ‘재료’로 삼아 노래하는 자못 섬뜩한 내용의 가사임에도 불구하고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뮤지컬계의 ‘최불암-김혜자’라는 별명까지 얻은 조승우와 전미도, 두 배우의 호흡도 빛났다. 조승우는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객석을 쥐락펴락했으며, 스위니 토드의 복수를 돕는 러빗부인 역의 전미도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얼굴로 괄괄한 캐릭터에 그만의 개성을 더했다.

 

 

  원 캐스트로 무대에 오르는 서영주는 절로 몸서리가 날 만큼 소름 끼치는 연기로 탐욕스러운 판사 역을 선보이며 관록의 힘을 증명했고, 스토리의 키를 잡고 있는 토비아스 역의 이승원은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뽐낸다. 균형감 있게 드라마를 이끄는 배우들 사이에서 앙상블 또한 든든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나, 물리적인 수의 부족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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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딸을 잃고 ‘스위니 토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면도칼을 잡은 남자 벤자민 바커, 그의 지독한 복수극은 10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계속된다. 대극장 중에서도 규모가 아담한 편에 속해 좌석에 관계없이 비교적 쾌적한 관람이 가능하니 예매를 망설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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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뮤지컬 스위니 토드

 

기간 : 2016.06.21. - 2016.10.0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연출 : 에릭 셰퍼 (Eric D. Schaeffer)

출연 : 조승우·양준모(스위니 토드), 옥주현·전미도(러빗부인), 이승원·김성철(토비아스), 이지혜·이지수(조안나), 서영주(터핀판사), 윤소호(안소니) 외

예매 : 인터파크, 예스24, 하나티켓

 

 

 


 

글: 김라영 (rayoung@onair168.com) 

사진: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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