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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창조된 여인들의 파라다이스

 

  6월 28일 오후 2시,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연극 <까사 발렌티나>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까사 발렌티나>는 1962년 뉴욕 캣츠킬 산맥에 위치한 리조트 ‘슈발리에 데옹’에 모인 일곱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들은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크로스 드레서(이성의 옷을 입는 사람)’라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리조트의 이름은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스파이였던 ‘슈발리에 데옹’(샤를 주느비에브 루이 오귀스트 앙드레 티모시 데옹 드 보몽)의 이름을 딴 것이다. 평생 여성과 남성의 옷을 번갈아 입으며 남자로서는 군인이자 외교관, 여자로서는 루이 15세를 위해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스파이로 활약했던 슈발리에 데옹은, 스파이 활동을 위해 이후 남은 생을 ‘여성’으로 살았던 탓에 사후에야 해부학적으로 남성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야말로 이름부터 완벽한 크로스 드레서들의 파라다이스 ‘슈발리에 데옹’에는 각양각색의 크로스 드레서들이 모인다. 주인공 조지는 아내와 함께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50년간 자신의 정체성을 철저히 숨기고 살아온 냉철한 성격의 판사도 있다. 여기에 처음으로 슈발리에 데옹의 문을 두드린 수줍음 많은 초보 크로스 드레서 조나단까지. 모두 ‘크로스 드레서’라는 이름으로 묶인 사람들이지만 캐릭터 각각의 개성도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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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출을 맡은 성종완은 크로스 드레서 중에서도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배역을 맡은 배우들에게도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작품은 “크로스 드레서를 소재로 하지만 굉장히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며 “특별한 것보다는 우리가 삶 속에서 느끼는 것들이 체험되기를 바란다”는 주문을 전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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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사 발렌티나>에서 다루고 있는 ‘크로스 드레서’라는 개념은 출연 배우들에게도 다소 생소했을 법하다. 2014년 공연되었던 연극 <프라이드>에 이어 올 초 막을 내린 <거미여인의 키스>까지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던 최대훈은 “흔히 말하는 ‘소수자’들이란 표현을 쓰고 싶지도 않다”며 “소수자들이지만 우리와 다 같은 사람이라는 저변의 맥락들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작품들”이란 말로 출연작들을 설명했다. “이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더 절실히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그는 “작품을 통해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좀 더 가까워지고 하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하며, 논란이 되었던 <거미여인의 키스> 프로그램 북 속 문제의 표현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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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역을 맡은 박정복은 “‘여성적인 게 뭘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고 있다”며 “내 안의 여성성을 계속해서 물어보고 찾아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당당한 매력의 소유자인 마이클/클로리아 역으로 출연하는 문성일 역시 “처음에는 ‘여성스러운 남자’에 대해 생각하다가, 대본을 보고 연습을 거듭하면서 ‘여자’에 대해 찾아봤다”며 “자칫 잘못해 ‘남자가 생각하는 여자’에 대한 표현에 국한될까봐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여성스러움이나 남자다움을 구분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그는 최근 SNS 상에서 화제가 되었던 모 생리대 광고를 언급하며 “사실 ‘여성스러운 행동’이라는 게 특별히 존재한다기보다는, 단지 알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관심의 표현법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배역과 가까워진 배우들도 있다. 뮤지컬 <헤드윅>에서 이미 여장을 한 번 경험해 본 윤희석은 이제 “40대가 표현할 수 있는 여자”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어머니나 누나를 많이 관찰하고, 집에서는 장모님이나 와이프의 옷들을 몰래 꺼내 입어보고 느끼는 시간들을 가졌다고.

 

  조나단/미란다 역의 조민성 역시 어머니의 옷장을 열어 옷을 입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했고, 임종완은 연습실에서 여자친구의 옷을 입고 생활했다. <까사 발렌티나>를 통해 첫 연극에 도전하는 변희상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여성들의 행동을 곁눈질로 관찰하고 집에서 거울을 보며 따라해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자리에 참석한 유일한 여배우 한세라의 말에 따르면 <까사 발렌티나>의 분장실은 ‘전쟁터’다. 극장에 들어오는 순간 형이 아니라 언니, 동생으로 서로를 칭하는 배우들은 영화 <여배우들>의 실제 여배우들처럼 질투도 많고, 분장에 대한 욕심도 많다. “(함께) 네일아트도 같이 하러 갈 수 있고, 화장품에 대한 얘기도 여자 친구들과 하는 것처럼 스스럼없이 나누고 있다”는 그녀는 “원래 알고 있던 남자 동료들이 아닌, 여자 친구들이 생긴 것 같아 반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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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배우들은 ‘여성의 삶’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다. “까치발을 들고 걷는” 것인 줄로만 알았던 하이힐의 고통, 속옷의 답답함 등 여성이 느끼는 불편, 여성으로서 감내해야 할 고통을 몸소 체험해 보며 알게 된 것들이다. “여자 친구들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분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배우들의 말에서도 진심이 묻어 나왔다. 이렇게 ‘나와 다른 삶’을 이해하고, 이에 가까워지는 것이 작품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고도 성실한 접근일 터. 마이클/글로리아 역의 허만은 “단적인 예로 팔짱을 끼는 것조차도 다르더라”며, “(신체)구조가 다르고, 살아온 과정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여성들은 섬세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고, 내가 그런 것들을 표현하려면 계속 이해하고, 관찰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뮤지컬 <라카지>, <킹키부츠>, <뉴시즈> 등을 집필한 극작가 하비 피어스타인(Harvey Fierstein)의 브로드웨이 최신작인 연극 <까사 발렌티나>는 크로스 드레서와 성소수자를 향한 사회적 시선과 오해를 유쾌하고도 도발적으로 풀어내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작업 과정에서 느낀 고충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편견이 있다”는 말로 입을 뗀 성종완 연출은 “이 작품의 메시지가 결국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똑같았다”고 답했다. “굳이 크로스 드레서나 동성애자들을 향한 것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편견을 갖고 태어난 것 같다”는 그는 이 작품이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래서 작품 속 인물들을 ‘이해’하는 것이 그에게 가장 큰 숙제였고, 오해와 편견을 줄여가는 과정들이 곧 작업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공간에서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대립하는 무대 위의 배우들을 보며 관객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탄탄한 극본에 60년대 미국의 화려한 의상, 매력적인 배우들이 만나 탄생한 <까사 발렌티나>는 9월 11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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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연극 까사 발렌티나

 

기간 : 2016.06.21. - 2016.09.11.

장소 : 대명문화공장 DCF 2관 라이프웨이홀

연출 : 성종완

출연 : 윤희석 최대훈 박정복 한세라(조지/발렌티나), 한세라 정연(리타), 임종완 유일 조민성(조나단/미란다), 박준후 문성일 허만(마이클/글로리아), 안두호 김대곤(이자도어/샬롯), 장용철 김결(판사/에이미), 정상훈(테어도르/테리), 신창주 정재원(알버트/베씨), 우혜영 김난수(엘리아노)

 

예매 : 인터파크, 예스24

 

 

 

 

 

 

글: 김라영(rayoung@onair168.com)
사진: 김라영(rayoung@onair16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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