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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머더발라드-강태을 -007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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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을 향해 달리는 비틀린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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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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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공식 ‘무감정인간’으로 통하는 조용찬 부편집장의 촌철살인 한 줄 평이 귓전을 때렸다. 그렇다. 뉴욕판 사랑과 전쟁이다. 2013년 김수로 프로젝트로 한국에 처음 소개된 뮤지컬 <머더 발라드>가 2015 앵콜 공연으로 돌아왔다. 올 겨울 탐의 바 ‘킹스클럽’이 문을 연 곳은 바로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답지 않게 멀쩡한(?) 극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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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머더 발라드>의 공연장 선택은 실로 남달랐다. 난생 처음 롯데카드 아트센터와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무려 ‘뮤지컬’을 보는 진기한 경험도 하게 만들었던 <머더 발라드>가, (합정의 롯데카드 아트센터와 이태원의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는 주로 가수들의 콘서트가 열린다.) 이토록 정상적인 극장을 택하다니. 소식을 듣고 얼마간 김이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중극장 블랙의 반원형 구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한편에 남겨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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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터_홍륜희.jpg세라_박서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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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터 역의 홍륜희(左), 세라 역의 박서하(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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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극장과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었다. 객석과의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중극장 블랙의 구조는 ‘보다 가까울수록’ 매력적인 극의 특성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후면무대 사용에 있어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는, ‘멀어진 객석에 대한 부담감’도 덜어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무대 뒤편에서 주로 펼쳐졌던 세라와 마이클의 이야기는 적당히 멀고, 적당히 가까웠다. 오프닝 넘버에서는 네 명의 출연진 중 두 명의 배우가 양쪽의 객석 입장 게이트를 통해 무대에 오른다. 커튼콜은? 과연 <머더 발라드>답게, 얌전히 앉아 있던 스테이지 석의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무대를 채우고 배우들은 객석을 향한다. 이때부터는 무대가 곧 객석이고 객석이 곧 무대다. 빳빳한 정장 차림으로 극장을 찾은 중년의 회사원들도 망설임 없이 일어나 손을 흔든다. 허울뿐인 정치 슬로건인 줄만 알았던 ‘대국민화합’이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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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같은 사랑과 실연의 상처, 결혼과 불륜, 집착이 낳은 파멸까지. 사랑으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은 결코 아름다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러나 대놓고 섹시한 이 삼각관계는 뜨겁고 치명적이다. 여기에 한 명이 더 끼어든다. 모든 이야기의 해설자, 내레이터다. 90분간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내레이터 역의 홍륜희는 초연부터 함께해 온 ‘내레이터 장인’답게 그 존재감부터 남달랐다. 자칫 막장 드라마로 치달을 수 있는 이 위험한 발라드에 개연성을 실어주는 것도 그녀의 몫. 홍륜희와 함께 초연부터 무려 네 번 연속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탐 역의 배우 강태을 역시 킹스클럽의 최장기 주인다운 면모를 십분 발휘했다. 지난 여름 언더스테이지에서 <머더 발라드> 앵콜 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던 신인배우 임별은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쳤으며, 세라 역의 박서하는 카랑한 목소리로 여리고도 강한 여주인공 세라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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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발라드_강태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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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머더 발라드>의 최대 강점은 귀를 뻥 뚫어주는 락 넘버가 송스루(song-through)로 이어진다는 것.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커튼콜까지 러닝타임 내내 강렬하게 쏟아지는 넘버의 매력에 수십 번 극장을 찾는 마니아층도 상당했는데, 아쉽게도 이같은 매력을 극대화시켜 주어야 할 밴드 사운드는 미묘했고 음향 오퍼레이팅 또한 다소 실망스러웠다. 반면 귀여운 발전도 있다. 세라와 마이클의 결혼 장면에서 내레이터의 지휘 아래 울려 퍼지는 결혼 행진곡이나, 세라가 던지는 부케를 낚아채듯 받는 내레이터의 모습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하는 반가운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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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갑작스러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 겨울, 계절마저 초월할 듯한 뜨거움을 안겨 줄 공연을 찾고 있다면 답은 하나다. 공연은 내년 2월 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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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 강렬한 락 사운드로 넘치는 에너지를 즐기고 싶다면.

DOWN / 잘 짜여진 한 편의 ‘좋은’ 이야기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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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뮤지컬 머더 발라드

기간 : 2015.11.21. - 2016.2.6.

장소 :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출연 : 김신의, 강태을, 주종혁, 가희, 이정화, 박서하, 박한근, 이선근, 임별, 홍륜희, 정연, 장은아, 소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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