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168 - 백종원의 3대천왕
'으어 재밌는 맛이네'
그 놈의 재밌는 맛이 뭔지 본지에서 추적해봤다.
4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목동. 편집장은 눅눅한 자신의 방에 세로로 누워 무료한 리모콘을 괴롭혀댔다.
각종 채널들은 집밥 백선생과 3대천왕으로 빽빽했다.
'맛있쥬' '으어 재밌네' '어때유'
- 어휴 맛이 없으면 없는거지, 대체 재밌는 맛이 뭐야'
- !!!!!
그 시각. 비번이라며 쾌제를 부르고 있던 jyc기자는 뜻밖의 핸드폰 벨소리에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편집장님
010-xxxx-xxxx
주말 늦은 시간 걸려온 전화에 육두문자를 입에 올릴뻔 했지만, 조말생의 가문 양주 조씨의 체면을 생각해 차분하게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부편집장 부산가자'
jyc는 JTBC처럼 뉴스룸이 생긴다면, 손석희 사장한테 후배 기자가 한 것처럼 복수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1. 이집은 방아잎을 줘유 아주 재밌어유 '밀양 단골집' <11회 국밥편 2015.11.13 방영>
경상남도 밀양시 중앙로 347
가격 : 돼지국밥 6,000원
머리수육/고기수육 小 10,000 大 20,000
유의사항 : 방아잎은 호불호가 있고, 기본간은 약한 편이므로 새우젓으로 취향껏 조절하자.
밀양 전통시장에 위치한 단골집은 아름다운 정이 함께하는 대표적 노포이다.
잘 삶아진 고기와 깔끔한 방아잎의 맛이 기자를 사로잡았다.
익숙한 3인방이 찬으로 나오는데, 많은 이들의 취향이 경합을 벌일 김치는 달달하니 국밥과 썩 잘 어울린다
총평 : 이른바 '재밌는 맛' 논쟁을 야기한 방아 잎은 서빙을 하시는 쿨한 이모님(방송에서 보조하셨던)께 요청하면 맛 볼 수 있으며, 처음부터 함께 나오진 않는다. 기자는 방아잎을 잔뜩 넣어서 먹었는데, 어떤 맛이라고 설명할 수 없는 처음 보는 맛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고수와 박하, 부추의 중간 맛? 방아 특유의 향이 돼지의 잡내나 돼지국밥 자체의 기름진 맛을 숟가락 끝에서 잡아준다. 돼지국밥 답지 않게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인상적이며, 무엇보다도 '아들~ 밥 안부족해?'라고 챙겨주시는 사장님의 푸짐한 인심에 추천!
2. 치킨의 격전지! 그 포화의 중심에 선 대구 진주통닭 vs 뉴욕통닭 <15회 양념치킨편 2015.12.11>
대구시 중구 남산동
가격 : 후라이드 양념
뉴욕통닭 16,000 17,000
켄터키 온마리통닭
진주통닭 14,000 15,000
호기롭게 대구에 입성했지만...
뉴욕 통닭은 하루에 제한된 양만 판매한다. 168도 실패!
총평 : 하루에 제한된 양만 판매하는 뉴욕통닭은 평일 9시에도 그 맛을 볼 수 없었다. 진주 통닭은 급박한 출장 일정 때문에 매장 내에서 먹지는 못했고 복귀하는 차 조수석에서 맛을 봤다. 이른바 치킨의 겉바속촉이라는 혁신을 이뤄낸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속살이 조화로운 맛을 낸다. 독특한 점은 마늘 간장소스를 함께 주는데 구석구석 긁어 먹었을 정도로 높은 산도가 튀김의 느끼함을 단박에 해결해버렸다. 이쯤되면 대구는 치킨 격전지 맞다
유의사항 : 식었을 때는 획기적으로 맛이 없어진다. 바삭한 가마솥 통닭 본연의 맛을 보려면 무조건 갓 튀겨졌을때 먹을 것!
편집장 '오늘 고생 많았어 부편집장'
부편집장 '목동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편집장 '니가 웬일이야 먼저 그런 말도 다하고...'
4시간 뒤
편집장 '야 여기가 어디야 아오...
부편집장 '음 잘못왔네요'
글 : 전민제(applause@onair168.com)
사진 : 조용찬(lifeinagony@onair168.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