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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브리즈 권나무x김정균

 

“어? 두 분 친하신 거 아니에요?”

“예? 하하.”

어색한 웃음 속에서 (feat.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지난 3월 권나무 단독 콘서트에 이어 지난 토요일 권나무와 김정균(aka 김거지)가 다시 만났다. 한 남자는 교사로, 또  한 남자는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과 미국횡단 준비로 시간이 없을 터인데... 오고 가는 공연 속에서 돈독히 정을 쌓은 것일까?이 둘의 조합은 호시탐탐 주말 공연을 살피던 이들에게 한 눈에 트일 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 당일에는 간간이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공연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섰다는 후문이... 

 

공연 전에 묻다 (1)

168: 두 분, 친해요?

권나무, 김정균: 하하 (둘이 각각 인터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첫 반응은 동일했다.)

김정균: 자주 뵈었어요. 말은 많이 안 해봤지만 주변에 함께 아는 분들이 많아서 어색하진 않아요. 말하지 않아도 안 달까? (웃음) 제가 나무 씨 노래 참 좋아해요.

권나무: (정균 씨) 진짜 잘하지 않아요? 이번 공연에 만난 건 정말 우연이에요. 이전에도 종종 오며가며 뵙긴 했습니다. (웃음)

 

실상 둘이 친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서로를 칭찬하는 모습에서 훈훈한 기류가 현장에 넘쳐났다. 좋은 분위기는 공연으로도 쭉 이어졌다. 잔잔히 내리는 비는 방해물이라기보다 훌륭한 무대였다. 비에 한껏 적셔진 두 남자 목소리는 흐린 하늘 아래서 훨씬 운치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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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그룹 '옥상거지' (왼쪽부터 이옥합, 김정균, 최상언)

 

시작은 김정균이 끊었다. 김거지에서 김정균으로 한 차례 이름을 바꾸었던 그가 이번 무대에는 ‘옥상거지’라는 새 이름을 달고 나왔다. 프로젝트성으로 밴드 흔적의 최상언과 김옥합을 영입해 꾸린 옥상거지는 독특하게도(?) 비영리를 강조했다. 노래를 제일 좋아하며, 좋아하는 노래를 맘껏 부르겠다는 이들의 소망이 돋보였다. 노래로 다른 언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려 미국 횡단을 앞두고 있는 이들은 미국 공연서 선보일 ‘Across the Universe'를 커버로 선보였다. 공연 막바지에는 이벤트로. 관객 한 명과 아이컨택을 시도하기도 해 여성 관객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팬들을 아끼는 마음이 노래로, 이벤트로도 충분히 묻어나왔다.

 

다음은 옥상거지의 셋 리스트.

1. 알람시계

2. Midnight Picnic

3. Across the Universe(Beatles cover)

4. 구두쇠

5. 러버서울

6. 독백

7. 외롭다고 노래를 부르네

8. 야경

 

공연 전에 묻다 (김정균)

 

03.jpg168: 이전 인터뷰에서 ‘김거지’라는 이름을 훈장처럼 생각한다고 했는데, 요새는 많이 안 보인다.

김정균(이하 김): 포스터를 누가 쓰느냐의 차이인 것 같은데…. (웃음) 사실 작년에 앨범을 내면서 회사와 상의를 많이 했다. ‘김거지’라는 이름에 너무 갇히게 될까봐 본명도 사용하자는 식으로 결정을 했다. 가장 고민이었던 건 “김거지라는 이름으로 못하는 일이 생기면 어쩌지?”였는데, 막상 못하는 일이 없어 둘 다 쓰고 있다. (웃음)

 

168: 다음 앨범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 음…. 잘 모르겠다. (웃음) 요새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이 많다. 그렇다 보니 쉽게 곡을 쓰기 어렵다. 개인 앨범보다는 현재 힘을 쏟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 옥상거지에 좀 더 집중할 예정이다.

 

168: 지난 앨범에는 타이틀곡에 레인보우 지숙이 함께 했다. 혹 함께 작업하고픈 걸그룹 멤버가 또 있는지.

김: 현아 씨? (웃음) 저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과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추진했는데 정말 운이 좋게 지숙 씨와 함께 했다. 또 걸그룹 멤버 분과 같이 한다면 좋겠지만….(웃음) 아무래도 이제는 가까운 뮤지션들과 하지 않을까 싶다.

 

무르익은 분위기는 권나무가 곧장 이어갔다. 그는 멘트 하나 없이 ‘이천 십 사년 사월’로 프랑스의 11월에 애도하는 마음을 표하며 무대를 열었다. 직전까지 무대에 있던 김정균도 객석 뒤편에서 함께 노래를 즐겼다. 이 날 권나무는 크랜필드의 이성혁과 함께가 아닌, 홀로 무대에 올랐다. “성혁 씨 없을 때 다 해야겠어요”라며 그는, 미완성곡은 물론, 공연에서 자주 들을 수 없었던 곡을 선보일 것임을 알렸다. ‘어릴 때’를 부르기 전에는, 실제 권나무의 중학교 동창들이 관객으로 함께한 덕에 몸이 작은 것이 콤플렉스였다던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공연은 예상했던 두 시간을 넘어 거의 10시가 다 되어서야 마쳤다. 공연을 마친 후에도 김정균과 권나무 모두 자리를 뜨지 않고 팬들과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모두의 가을밤을 완벽하게 꽉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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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권나무의 셋 리스트.

1. 이천 십 사년 사월

2. 노래가 필요할 때

3. 그대가 날 사랑해준다면

4. 선택의 문제

5. 어릴 때

6. 여행

7. 아무것도 몰랐군

8. 사랑은 높은 곳에서 흐르지

9. 너를 찾아서

10. 밤하늘로

 

공연 전에 묻다 (권나무)

 

05.jpg168: 주말마다 전국 각지에서 공연이 있는 것 같다. 교직과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은지.

권나무(이하 권): 두 가지 모두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다. 어쩔 수 없이 하나를 하는 게 아니고 정말 원해서 하는 것이라 힘들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다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사는 경우가 훨씬 많지 않나. 사실 체력은 조금 딸리는 것 같다. (웃음)

 

168: 연말 공연 요청이 많을 것 같다.

권: 단독공연 전 서울공연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다음 앨범 작업에 조금 집중하려고 한다. 단독 공연이 크리스마스인데 조금 걱정이다. (웃음)

 

168: 다음 앨범은 언제쯤일지. 올 겨울이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권: 올해는 조금 힘들 것 같다. 순조롭게 된다면 1월이 끝나기 전에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욕심을 조금 더 내면 약간 뒤에 나올지도 모르겠다.

 

168: 앞으로의 공연에서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권: 직접 공간을 꾸려 나만의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 장소를 정해서 관객 분들을 초대하려 한다. 같이 하고 싶은 분들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세미 단독 공연처럼…. 더 안락하게, 앵콜도 편안하게 하고 싶다. 곡들이 전부 길어서 1시간이면 몇 곡 못 보여드린다.(웃음)

 

글 : 홍혜원(hyewon021@onair168.com)

사진 : 이규리(1je1080@onair16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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