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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jpg



1세대 인디

조상님

살아있는 화석

리빙 데드

빗살무늬 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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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c(이하 ‘j’) : 근황에 대한 소식 부탁드린다.

이상면(이하 ’) : 노브레인과 같이 ‘96’이라는 앨범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로 노래를 바꿔 부르면서 활동하고 있다. 노브레인과 조인트 콘서트도 진행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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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말씀하셨다시피 스플릿 앨범을 발표한 이후로 공중파 방송, 락 페스티벌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새 앨범에 대한 반응은 만족스러운지.

한경록(이하 ’) : 사실 전 차트 1위 석권을 기대했는데, 100위 안에도 진입 못했더라. 우리나라 차트 문화가 제대로 썩어있지 않았나 싶... 농담이고, 96년도에 만났던 이야기를 쓴 추억앨범이다보니 우리들끼리 작업을 하다보니 즐거웠고, 잘하려고 한다기 보다 재미있게 하려고 준비했던 작업들이라 좋았다. 오래 전부터 봐왔던 팬들은 감동이 밀려온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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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크라잉넛은 1세대 인디밴드로써 인디씬의 역사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뷔 20년차를 눈앞에 뒀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나.

박윤식(이하 ’) : 오래되서 썩을 것 같다(웃음). 조상님, 살아있는 화석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박물관이라도 가야할 것 같고, 돌도끼나 빗살무늬 토기라도 들고 있어야겠다싶은데, 우린 그냥 언제나처럼 똑같이 필드에서 공연을 하고 있을 뿐이라 그런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 홍대에서 밴드 시작할 때만 해도 신석기 시대였다. 불이 발명되고, 청동기 시대가 다가오고...

이상혁(이하 ’) : 선캄브리아 시대 아니고?

: 사실 인터뷰할 때나 기사에서나 인디의 조상, 시초 이렇게 이야기하지 여기 있는 밴드들은 무시한다. 맨날 술이나 사달라고 하고. 인디씬은 썩었어요, 여러분. 망할 겁니다.(웃음)

: 말로 그러는 것 보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락앤롤 홀 오브 페임같은 게 있어서 우리가 등재가 된다면 재밌을 듯하다.

j : 홀 오브 페임이 생긴다면 함께 등재되고 싶은 밴드가 있나.

: AC/DC!!

: 많이 부족하지만 김창완 선배님과 함께 이름을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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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베테랑 밴드로써 현재 인디씬에 눈여겨 보고 있는 후배 밴드가 있는지.

: 인디씬에서 락음악을 하는 밴드가 많아서 꼽기가 힘들긴 하다.

: ‘스타트라인이라는 팀이 멜로딕 펑크를 하고 있는데, 잘하기도 하지만 EDM이 유행이라느니 멜로딕 펑크가 유행이 지났느니, 그런 것들과 관계없이 순수하게 하고 싶은 음악을 이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 ‘라이프 앤 타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보고 주눅들 정도로 놀랐다. 아주 독창적이다. 우리나라이든 외국이든, 음악을 하다보면 트렌드라는 게 존재하고 거길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라이프 앤 타임은 사운드 자체가 다르다. 추천이다.

j : 주제의식도 확실했고 연주도 탄탄한 팀이다.

김인수(이하 ’) : 2인조 밴드 데드버튼즈’, 하드코어 펑크 밴드 베거스’, 홍대의 왕 김락건 씨가 결성한 까나리 소다를 추천한다. 실력도 훌륭하지만 내가 프로듀싱한 밴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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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유발이의 소풍이 나올줄 알았는데 의외다. 같은 드럭 소속인데.

: ‘유발이의 소풍추천해드린다. 말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유발이의 소풍이 정말 예쁘다. 최근에 홍대 여신들을 밟고 정상에 올라섰다.

: 최근에 비긴어게인이 개봉했는데 원래 키이라 나이틀리가 캐스팅되기 전에 유발이가 캐스팅됬다. 우리가 스케줄 때문에 거절했지.

j : 얼마 전에 전어야 고마워라는 제목으로 커먼뮤직에서 공연을 하더라. 동명의 곡도 있지만.

: 그 곡 믹싱하신 엔지니어분이 채식주의자인데 노래를 들으면 오도독 오도독하는 가사가 좀... 힘들다고 하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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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크라잉넛의 활동 기간이 굉장히 긴 만큼 홍대씬을 지켜봐온 기간 역시 길 것이라 생각한다. 크라잉넛이 생각하는 인디씬의 명과 암은 무엇인지.

: 콘텐츠가 좋은 팀들이 매우 많다. 미국 사우스바이사우스(SWSX) 페스티벌, 일본 등에 다녀오며 느낀 건 우리나라 팀들이 밀리진 않더라. 그냥 봐도 실력들이 좋다.

: ‘이 컨텐츠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은 좀 부족해 보인다. 인디씬 자체가 컨텐츠를 포장하는 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순수하게 음악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관객들에게 다가서는 접점을 만드는 시도가 부족한듯하다.

: 모든 뮤지션이 그렇겠지만 스스로 밴드를 결성한 뮤지션들이 밴드만으로 먹고 사는 게 힘들다. 음악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과 병행해서 하다보니 퀄리티적인 측면이 발전할 수 있는데 아쉽다.

: 명은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것. 암은 이건 돈이 안 된다는 점이다.

j : 얼마 전에 자주 다니던 라이브 카페 두 곳이 소리없이 사라진 걸 보고 좀 놀랐다.

: 예전의 홍대는 문화적 컨텐츠가 많은 예술공간의 느낌이었는데, 요즘에는 홍대가 부흥하면서 집값도 같이...(웃음) 그러면서 문화가 다시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인데, 어느 나라에 가도 이런 현상은 있겠지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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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배고픈 홍대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알고 싶었다. 연장선 상의 이야기로 신대철 씨가 근래에 바른 음원 협동조합을 통해 뮤지션들이 받는 음원값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더라. 음원 구조가 만드는 사람보다 배달하는 쪽이 월등히 더 벌어가는 구조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옛날에 테이프가 2,000, LP2,500원이었는데, 그때부터 외국에서는 이미 테이프와 LP10,000원 가까이 거래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그런 음원물의 가격을 너무 낮춰서 책정한 감이 있다. 테이프 2,000원에 LP 2,500원이면 외국에서는 해적판이 아니냐고 물었을 것 같은데. 요즘에는 CD 가격은 외국과 비슷한데, 음원 가격이 예전 저가 테이프 시절만큼 낮아졌다.

: 개인적으로는 이제 CD, LP 시대가 저물고 디지털 컨텐츠가 70% 이상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빨리 아이튠즈가 빨리 좀 들어왔으면 좋겠다. 요즘에는 공중전화 안 쓰는 것처럼 음악도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는데, 우리 같은 저작자나 공연자들에게는 배당 비율 자체가 너무 적다. 더 많이 받자는 의미라기보다는 공정한 비율로 받고 싶다는 의미인데, 유통사 등에서 이를 가로막고 있으니 힘을 키워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 스트리밍 서비스 자체가 음원 가격 할인을 전제에 깔아두고 가는 건데, 이런 식의 가격 할인은 곡 당 가격을 받아야 할 뮤지션들의 음원 저작권을 어그러뜨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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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사실 대중음악신의 문제와 연결지을 수도 있을듯하다.

: 사실 가요 차트 안에 있는 곡들을 보면 이상하게 들어본 곡이 거의 없다(웃음). 아이돌 음악이 나쁘다는 건 아닌데, 아이돌을 좋아하는 10대를 위한 편협한 차트가 만들어진 것 같아서 슬프다. 좋은 아이돌 음악도 필요하고, 락도 있고 재즈도 있어야 하는데, 구조가 기형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 외국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언젠가 이런 기형구조가 무너질 날이 올듯하다.

: 음악 같은 경우, 자신이 찾아 듣기 전에 길을 다니다가 귀로 흘려 듣던지 하는 식으로 그 음악에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별로인 음악이라도 100번은 들으면 지겨워 죽던지 좋아지던지 둘 중 하나 일 텐데, 이런 식으로 미리 자리를 잡고 흘려 들을 기회를 빼앗아 버리면 어쩔 수가 없다.

: 여자 아이돌은 좋다. 남자아이돌은...

: 남자 아이돌은 지구상에서 가장 안좋은 종류의 음악이라고 할 수...

: 크레용팝!

: 남자 아이돌은 뉴 키즈 온 더 블록 이후로 전부 끝났다고 본다.

: 빌리지피플 이후로 끝났지.

j : 개인적으로 헬로 비너스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상면 씨는 크레용 팝을 좋아하는 걸로 아는데 사랑이 여전하신지.

: 맞다. 아이돌로서 좋아한 건 아니었고 음악이 좋아서 좋아했다. 요즘에 유닛활동을 하던데 예전 음악이 더 좋은듯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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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크라잉넛의 관심사에 대해 알고 싶다.?요즘 몰두하고 있는 것이 있나.

: 프라모델! 밀리터리류를 좋아한다.

: 자전거 좋아한다. 자전거 만드는 거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타는 것도 좋아하고. 뭐니뭐니 해도 홍대에서 음악하는 친구들과 노는 게?취미이자, 관심사, 직업이다. 소주 한 잔씩 꺾고. ?숙취 해소하기 놀이(웃음).

j : 요즘 음주에 좋은 핫 플레이스가 있다면.

: (웃음).

: 핫 플레이스는 삼거x 포차가 아주.

: 뭐니뭐니 해도 경찰서지.

: ‘만개장이라고, 수제 손만두와 육개장을 버무린 한식집인데 뮤지션들과 예쁜 여성분들이 자주 오는 좋은 장소다.

?j : 뮤지션들은 그렇다 치고 예쁜 여성은 혹한다.

: 뮤지션이 오면 예쁜 여자도 온다. 다른 건 안적어도 만두집 얘기는 적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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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만화는 잘 안보는지.

: 상수동에 만화방이 있어서 자주 간다.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책들도 있고, 권당 2만원씩하는 하드커버 만화책들도 있다.

: 원래 7집 낼 때 원피스주제곡을 겨냥해서 <해적>이라는 곡을 만들었는데, 7집이 원피스 새 시즌보다 늦게?

나와서 놓쳤다.

: 난 롯데월드를 겨냥한 줄 알았는데.

: 대한민국 최고의 미남 강도하 화백님을 좋아한다. ‘위대한 캣츠비그리신 분이고, 7‘Flaming Nuts’ 앨범 자켓 그림을 그려서 선물해 주신 분이다. <서커스 매직 유랑단>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당시에도 미술감독으로 있으셨다.

: 보름에 한 번 꼴로 북새통 문고에 가서 만화책을 산다. 이토준지 전집을 사고 싶은데...



j : 5집에 <순이 우주로>라는 곡이 있는데, 혹시 멋지다 마사루를 좋아하나 했다. 섹시 코만도...

: 맞다. 마이클 탱크와 결혼한 순이 이야기에서 제목을 따왔다. 그 당시에 폭렬 갑자원’, ‘멋지다 마사루’, ‘디트로이트 메탈시티를 봤다.

: ‘주먹에 웃다도 웃기다.

: 재미있게 봐서 돌려봤던 파타리로라는 만화가 있다. 추천드린다.

: 우리세대는 뭐니뭐니해도 북두의 권만한 게 없다.

: 바키 따라갈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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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인디씬은 기본적으로 과감한 시도와 다양성을 전제로 한 음악씬인데, 크라잉넛은 그중에서도 단연 선두였다고 할 수 있겠다. 심수봉 씨와 함께 했던 <물밑의 속삭임>, 7집에서 보여준 다양한 장르적 시도 등등...

: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세련되고 싶어하고, 그런 사운드를 추구하는 팀들이 있는데, 물론 그런 음악들을 배제해서는 안되지만 우리는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해왔다.

: 패션이든 문화든 트렌드는 있기 마련인데, 그걸 따라가는 순간 이미 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너바나가 나왔다고 나도 너바나가 되려고 하는 건 안되겠다.

j : 트렌드 세터는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니까.



j : 그렇다면 이후에 도전해보고 싶은 음악이 따로 있나.

: 그 전에, 내년에 20주년이라 20주년 앨범을 한 번 내고 갈듯하다. 중간 중간에 싱글은 발표할 수 있겠지만 내년에 20주년을 기념하는 결과물을 한 번 내고 갈듯하다.


j : 크라잉넛이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곡이 있다면.

: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팀으로... 고란브로고비치의 오케스트라는 어지간하면 단체로 가서 관람하는 편이다. 신나면서도 울컥하게 만드는 집시의 정서가 좋다.

: 아일랜드의 더 포그스를 좋아한다.


j : 이번 스플릿 앨범 ‘96’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 이전에 노브레인과 크라잉넛이 공연을 잠깐잠깐 한 적은 있었다.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콜라보 공연 제의를 받았는데, 연습하다보니까 재미있더라.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래서 이 재미있는 걸 우리 추억으로 만들어보자 싶어서 하게 되었다.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서로 노래를 바꿔서 했고. 너무 옛날 노래만 하는 거 보다 노래를 한 곡 만들자 해서 만든 곡이 <96>이다. ‘96’이라는 이름에는 96년도의 추억도 들어가있고, 96이 닮았는데 사람들이 노브레인과 크라잉넛을 헷갈려하니까 붙인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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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합주를 하다보니 힘든 점은 없었나.

: 상대방 노래이다보니 원곡을 뛰어넘기는 힘들었다. 장난스럽게 만들어서도 안되고, 노브레인의 노래가 살아있으면서 우리의?느낌이 나야하니까. 그런 과정들이 재미있었다.

: 과정은 재미있었다. 노브레인이 96년 당시에는 드러머가 없어서 상면이가 쳐주기도 하고 했는데, 그런 감성이 남아있었다. 툭탁툭탁 하기도 하고.

: 옛날부터 친구였고 나이도 더 들고 해서 연습은?금방금방 했다.

: 태생도 같아서 우리가 10여년을 떨어졌다가 음악을 해도?

연습은 금방금방 되더라. 다들 하나 같이 발전이 없어서 놀랐다

(웃음).



j : 렛츠락 페스티벌 영상을 봤는데 드럼 둘, 베이스 둘에 풀셋팅을 해서 하더라.

: 규모가 있는 곳에서는 그렇게 했다. 방송 등에서는 그게

안되지만. 연말에 블루 스퀘어에서 공연을 하는데 거기서는 드럼 둘에 풀셋팅을 갖추고 공연을 할 예정이다.

j : 드럼 베이스가 각각 둘인데 합이 잘 맞길래 신기했다.

: 한 쪽 드럼 마이크를 끄면 된다. 농담이다(웃음).

: 예전에는 서로 자기 소리를 부각시키려고 소리를 키웠던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서로의 소리가 나올 때 배려하는 것을 배웠다.?상대방 소리를 들어줄 줄 아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j : 노브레인 곡을 크라잉넛 버전으로 바꿔서 연주했다. ‘이 곡만큼은 크라잉넛의 곡으로 바꾸고 싶다하는 노브레인의 곡이 있다.

: <청춘98>!

: <Come on Come on 마산스트리트여>가 좋다.


j : 이번 앨범에서 연주한 노브레인의 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 있다면.

: 믹싱하면서 정말 재미있었던 게 <바다사나이>였다. 크라잉넛이 가진 메리트를 아주 잘 살렸다.

j : 중간에 김인수 씨의 아코디언 부분이 특히 좋았다.

: <넌 내게 반했어>. 여러 가지로 굉장히 힘들었다. 노래 자체가 잘만들어진 곡이라 뛰어 넘지는 못한 듯 하지만 생각보다 잘 나와서 의미가 있었다. 장르를 살짝 개러지 스럽게 바꿔봤다. 하모니카도 나오고.

: 노브레인 스타일, 크라잉넛 스타일 이렇게 나눠서 접근을 하다보니 답이 안나오더라. 그래서 아예 다른 걸 해보자하고 엉뚱한 걸 시도해봤는데, 잘 풀리더라. 아무도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세상에>는 도입부에 들어가는 부분이 가족오락관 왁자지껄 게임의 방송사고를 오마주했다(웃음).

: 그런데 따지고보니까 노브레인이 <말 달리자>, <룩셈부르크> 등으로 반사이익을 더 본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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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앨범 제작할 때 희열이 느껴진 순간이 있었다면.

: 크라잉넛의 스타일대로 하다가 생각지도 못한게 튀어나오고, 거기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면 기분이 아주 좋다.

: 5집 앨범을 녹음할 때 술을 정말 많이 마셨다. 냉장고에 맨날 맥주를 꽉 채우고 그걸 다 마시고 퇴근했다.

: 몇몇 곡은 술 취해서 코러스했다.

: 신나서 녹음하고 다음 날 다 지워버리고(웃음).

: 녹음도 재미있었고, 굉장히 감격스러운 앨범이었다. 우리가 마신 술이 음으로 바뀔 수가 있구나 싶었고. 오줌(!) 같은 앨범이었다(웃음). 마스터 CD를 받았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 혼자 집에서 소주 한 병, 맥주 한 병, 와인 한 병을 사놓고 CD를 들었던 기분이 있다.

: 그 다음 날부터 안들었지?(웃음)

: <마시자> 앞에 떠드는 소리가 있다. 경록이 생일 때 MD 레코더를 하나 틀어놓고 술을 먹었는데, 그 소리를 그대로 넣은 거다.

: 녹음 틀어놓고 다들 까먹고 집에 갔다.



j : 크라잉넛이 후일에 팬들에게 이렇게 기억되고 싶다하는 바가 있다면.

: 이구동성으로 왁자지껄 했던 밴드?

: 우리와 비슷한 또래의, ‘96’ 앨범처럼 추억을 가진 팬들에게는 그런 추억을 계속 가져갈 수 있도록 의리있는 밴드로 남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분들에게는 이렇게 다채로운 게 있었다하는 걸 알려주고 싶다.

: 우리는 인디 1세대라는 말을 계속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현역으로서 아이디어가 샘솟는 밴드로 기억되고 싶다.

: ‘10년 전 음악은 구리다고 생각들 하는데, ‘20년 전 음악은 먹어준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

: 기억되지 않을 듯 싶다. 오래 살고 계속 앨범을 낼 거라 기억될 틈이 없을 거다.

: 매년 보릿고래를 무난히 넘어서 장수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



j : 활동계획에 대해 소개해달라.

: 1220일에 블루스퀘어에서 노브레인과 연말을 같이 보낼 예정이다.

: 미국에 간다느니 하는 근사한 계획보다는 바로 앞에 있는 공연에 집중하는 편이다. 매달 홍대 클럽에서 크라잉넛 쇼라는 이름으로 신인 밴드 3팀을 초대해서 공연할 예정이다. , 창작활동을 계속할 예정이기도 하고.

: 1220일에는 일본에서 온 팀도 올 예정이다.

: 그러고보니 일본에도 팬클럽이 있어서, 일본에 한 번 찾아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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