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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는 이들의 음악을 듣고 깜짝 놀랐고, 정말 천재적이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저도 라디오에서 좋게 들었고, 그래서 힘들게 앨범을 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이 앨범은 아주 오랫동안 저의 리스트에서 살아남았고, 여전히 유효한 음반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모코어로 흔히 분류되는 음반들 중?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의?<The Black Parade>[2006]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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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많은 경우 천재로 대우해주는 바로 그 서태지가 꼽았던 천재인 유즈드는 평단에서 그다지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위키피디아를 살펴보면 본 앨범에 대한 다음의 정리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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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ional rating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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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scores | |
Source | Rating |
AllMusic | ?link |
Alternative Press | ?link |
Q | ?lin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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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인상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요 비평 매체들은 이 앨범을 주목조차 하지 않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태지가 천재적이라고 느낀 그 무엇을 평론가들은 별로 못 느꼈던 것이겠죠. 그리고 이 차이는 재밌습니다. 아무래도 평론가들은 음악을 평가할 때 음악사적 가치를 논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전의 음악과 비교해 가치의 성취가 있는지를 살펴보지요. 디테일한 기준들은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뮤지션인 서태지는 자신이 직접 7집을 만들면서 느꼈을 곤궁함과 욕구들을 이 밴드의 무엇에서 발견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음악사적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로서는 대단히 유효한 경험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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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악을 듣는 세 개의 귀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머리로 듣는 가치의 음악, 몸으로 듣는 취향의 음악, 가사로 듣는 가슴의 음악. 저는 이를 각각 뇌귀, 몸귀, 맘귀로 멋대로 불러보곤하는데, 유즈드의 본 앨범에 대한 판단의 차이는 뇌귀와 몸귀 사이에서 오지 않았나합니다. 평론가라면 뇌귀를, 뮤지션이나 대중들은 몸귀를 더 쓰겠지요. 물론 이러한 분류는 기본적으로 작위적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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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저는 이 앨범이 좋습니다. 모든 수록곡들이 매력있게 느껴지고, 서태지가 느꼈을 득템의 기분을 저도 만끽하게 되는 음반입니다. 음악사적으로 기억되지 않을진 몰라도, 제 인생에서는 단연 각인될 음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들의 음악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그들의 음악인가요, 나의 음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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