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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여신
한식명인 윤인자
늘 현재에 성실히,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요리하는 한식의 명인, 윤인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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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제, 어떤 계기로 요리를 시작하셨나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2002년도였지만, 그 전부터 한식당과 돼지고기 가게를 운영 하고 있었어요. 15년 정도 운영했으나 생각보다 장사는 잘 되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 ‘요리하는 사람’으로서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결국 ‘더 공부하자’는 생각이 들어 가게를 그만두고 전문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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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식당 운영을 그만두고 학교에 다닌다는 것이 말이 쉽지, 굉장히 큰 결단이었을것 같아요.?가족들의 반대가 심하진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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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죠. 남편과 아들 모두 처음에는 왜 굳이 그런 선택을 하느냐고 반대했어요. 그렇지만 당시 매일같이 반복되는 삶에서 저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육체적으로는 물론 힘들었고, 아무런 성취감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참 우울했던 것 같아요. 그랬기 때문에 더욱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아들이 외식경영학과를 전공으로 하고 있었는데, 제가 같은 분야에서?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 아들에게 모범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저의 이런 상황과 마음을 가족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니, 결국엔 저의 마음을 이해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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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입학하셨는데, 대학 생활은 어떠셨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즐겁게 생활했어요. 가게를 운영하면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다녔던 것 같습니다. 지각이나 결석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요(웃음) 식당에서 요리를 오랜 기간 해왔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은 다른 학생들보다 더 빠르게 흡수했어요. 그렇지만 자만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낮은 자세로 배움에 임하고 교수님들을 대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아요. 또, 대학을 다니면서 관련된 자격증도 취득했고, 요리 경연 대회가 있으면 실력을 쌓기 위해 최대한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창작 요리, 작품요리, 응용 요리도 배우고, 대회에서 상을 받는 등 좋은 결과로도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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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이나 경력 상으로 다른 학생들보다 교수님들의 눈에 많이 띄셨을 것 같아요.
-어린 학생들과도 어울리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배우려는 자세를 보시고 기특해하셨던 것 같아요. 저를 옆에서 늘 지켜봐주신 교수님이 한 분 계셨는데, 제가 졸업할 무렵에는 학회에 가실 때 거의 항상 데려가주셨고, 학교 내에서도 저를 애제자로 소개시켜주셨어요. 그 덕분에 외래강의 초청도 받을 수 있었고, 교수님의 그 감사함을 잊지 않고 더 큰 사람이 되고자 전문대학교를 졸업하여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했습니다. 그곳에서도 물론 성실히 임했지요. 운이 좋게도 그 모습을 좋게 봐주신 교수님이 계셔서, 해당 대학에서도 외래강사로써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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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양식이나 일식이 아닌 한식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15년간 계속 한식당을 운영해 왔기에 한식이 가장 익숙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 대학에 입학해서 양식, 중식, 일식 등도 배웠지만 제 것이 아닌 듯 어색한 느낌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다양한 요리를 접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한식을 바라볼 수 있었고, 요리를 창작할 수 있는 영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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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부로부터 한식명인으로 선정되셨는데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한식명인이 되고자 한다면 정부에 신청서를 가장 먼저 제출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한식 분야에서의 경력, 봉사활동 증명서가 필요했어요. 또, 대학 등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한 교육 경력도 제출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한식기능장을 소유하고 있어 그 부분이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서류 등을 대한민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요리 전문가분들에게 심사 받았고, 영광스럽게도 한식조리명인으로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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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식은 요리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장 기본적인 한식 ‘된장찌개’를 맛있게 요리하는 팁이 있을까요?
-우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된장이 맛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된장이 맛있으면 어떠한 재료가 들어가도 맛있게 완성됩니다. 맛있는 된장을 고르기 위해서는 많이 먹어봐야 하는데,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쉽지 않겠죠. 된장의 맛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살짝 볶은 멸치와 북어포, 다시마로 육수를 내어 된장찌개를 요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육수로 인해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나거든요. 이 육수는 된장찌개뿐만 아니라 다른 찌개를 요리할 때도 이용하셔도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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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리를 배우시면 슬럼프를 겪은 적은 없으신가요?
-음, 슬럼프는 없었던 것 같아요. 대회를 준비하거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육체적으로 힘든 적은 있었지만, 무슨 일을 하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열심히 임했어요. 또, 주위를 둘러보면 또래 중에 저만큼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고, 제 분야에서 인정도 받으면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신나게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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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루 종일 밖에서 요리를 하면 피곤하실 같은데, 집에서도 요리를 자주 하시나요?
-‘대장간 집에 칼이 없다’라는 말이 생각나네요.(웃음) 솔직히 말씀드리면 집에서는 요리를 자주 못하고 있어요. 밖에서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쉬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요리나 가정살림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지금은 고맙게도 저희 남편이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제가 요리를 할 때도 있지만, 일 때문에 바빠서 정성들여 할 수 없을 때가 많아요. 오히려 이제는 남편이 제가 가르쳐준 요리 팁이라든지 방법을 배워서 더 맛있고 정성 가득한 식사를 차려주곤 하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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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리 이외에 취미가 있으신가요?
-요리를 하면서 채소, 과일 등을 자연스럽게 많이 접하게 되면서 자연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꽃에도 눈길이 갔고, 꽃꽂이에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단순히 요리만을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 연출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2년간 꽃꽂이를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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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엇이든 다 요리와 연결 되는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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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꼭 그렇게 되더라고요. 맛있게 만들어진 요리가 더 맛있게 느껴질 수 있도록 꽃으로 연출을 함으로써, 드시는 분이 더 큰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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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전히 ‘한식’하면 ‘비빔밥’, ‘불고기’ 정도만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한식 명장으로서 한식 메뉴의 다양성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전 세계에서 중국이 음식종류가 굉장히 많은 나라라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에 못지않게 종류가 많습니다. 서울,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 음식 등 각 지역마다 특산물에 따른 음식들이 발달되어 있어요. 또,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궁중음식도 한식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에서 알려진 메뉴만을 한식으로 정해버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특히 젊은 친구들이 한식을 딱딱하고 어려운 음식으로 생각하는데, 우리가 평소에 자주 먹는 설렁탕이나 감자탕도 모두 한식이랍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이루려면 먼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식에 대해 알려고 하고,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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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외국에서 현재 한국식 레스토랑도 곳곳에 생기고 있고 한식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 한식의 전통과 맛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곳이 여전히 많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구절판의 경우, 부드럽게 부친 밀전병에 매우 가늘게 썰린 채소들이 준비가 되어야 하는데 외국에 나가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어요. 굵게 썰린 채소들을 그대로 요리에 넣어서, 부드러운 식감이 아닌 채소 자체가 딱딱하게 씹히는 것을 느끼고 진심으로 안타깝고 속상했어요. 한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대충 겉모습만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요리 방법을 알고, 요리 특유의 식감과 색감, 그리고 한식 본연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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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비빔밥, 불고기 이외에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한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잡채와 삼계탕을 추천해요. 잡채는 맵지도, 짜지도 않아서 외국인들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여러 가지 채소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색감도 아름다워서 시각적으로도 큰 만족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삼계탕의 경우, 한국인들이 먹듯이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미리 삼계탕의 뼈를 제거해서 수저로만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면,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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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전에 일본에서 비빔밥을 ‘양두구육’이라며 비난을 한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앞서도 말했지만 이렇게 비난을 받은 건 비빔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비빔밥을 요리할 때는 고기로 육수를 내어 정성스럽게 밥을 지었고, 나물 하나하나에도 간을 맞추어 나물만 먹어도 맛있을 수 있도록 했어요. 고추장의 경우에도 과일을 넣어 숙성시킨 고추장을 사용해, 풍부하고 적당히 매운 맛을 내게 했지요. 그렇지만 요즘 비빔밥은 그저 화려한 겉모습에 치중하고, 고추장의 맵고 단 맛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한식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재차 강조하지만, 본연의 그 맛과 정성을 제대로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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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식 명인으로써 인정받으시고, 교수님으로써 학생들에게도 존경받고 계시는데, 명인님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저의 최종 꿈은, 제가 가르친 학생들이 현장에 가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만족감을 느끼며 발전하는 것이에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었고, 더 나아가 한식 명인으로써 인정까지 받게 되어서 더 이상 저를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은 없어요. 그 대신 학생들이 저처럼 일하면서 행복할 수 있도록 실력을 쌓는 것을 도와주고, 인격적으로도 성장 할 수 있도록 옆에서 가르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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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학생들을 가르치실 때 가장 중요시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정말 다양한 친구들이 학교에 입학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물론 잘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못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렇지만 가능한 한 모든 학생들을 차별 없이 품어주고 그들이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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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한식 명인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누군가가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보다는 학교에서 성실히 배우고, 전공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더불어 협회나 학회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해 본인을 알리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실력이 아무리 뛰어난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모른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에요.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로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면 꿈은 언젠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포기하지 마시고 꼭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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