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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스페이스 문 - 퇴근길 어쿠스틱>

 

회사에서 치이고, 집에서 치이고

심지어 퇴근길에서도 어깨빵을 당한다.

나는 전생에 축구공이었나보다.

그러면 내 상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인가.

우주로 떠나고 싶다.

나만을 위해 노래 불러주는 곳으로.

 

 

 

 내 마음만큼이나 쌀쌀한 가을밤이다. 그러나 퇴근길 만원버스는 시원한 가을 공기조차 맛 볼 수 없게 한다. 거기다 옆에 선 누군가의 끈적끈적한 콧바람까지 더해지면 가뜩이나 좋을 일 없는 기분이 바닥을 치곤 한다. 몸과 마음과 콧구멍의 점막까지 지친 오늘 같은 날, 위로받고 싶은 분들을 위해 클럽 스페이스 문은 퇴근길 어쿠스틱을 들려준다.


 깡깡 거리는 철강소와 중간 중간 보이는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을 지나다 보면, 파란 불빛의 스페이스 문 간판이 뿅 하고 나타난다. 다소 이질적이기도 하지만 ‘Space Moon’이라는 이름과 그것을 밝혀주는 불빛은 주변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우리를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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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에서 내보내는듯한 불빛으로 감싸인 통로를 내려가면아티스트들의 보금자리인 무대가 나타난다.

이날 공연은 여성 싱어송라이터 도마의 곡으로 시작되었다스페이스 문에서의 공연이 처음이라는 그녀는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느낌 있는 곡을 들려주었다. 'Space Moon'의 폭 넓지만 까다로운 섭외 기준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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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와 화분으로 시작한 그녀의 무대는 <초록빛 바다>, <휘파람>, <사실은 아무 생각 없었어>, <너 가고 난 뒤>로 이어지며 막을 내렸다.

도마의 다음 순서로 대현이 올랐다

레이디버드와 함께한 대현의 무대는 현장의 에디터에게 꽤나 달달하게 들렸다는 후문(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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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 ‘Space Moon’이 만들어내는 다락방 같은 따뜻한 분위기와, 곁들여 울려퍼지는 어쿠스틱 사운드에 심장이 간질간질 거린다. 괜히 서글퍼져서 피어오른 상념이 새끼를 친다. 맥주 한 모금이 절실해졌다.


 홍대의 클럽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Space Moon’. 금요일 마다 열리는 퇴근길 어쿠스틱의 느린 리듬에 머릿속에서만 빙빙 맴돌며 갇혀있던 말들을 하나 둘 씩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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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퇴근길 어쿠스틱이라니. 뭔가 짠한 느낌이다.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우리는 다양한 장르를 지원하지만, 어쿠스틱 장르에 특화된 공연을 하나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영등포, 여의도 쪽을 대상으로 직장인을 위한 어쿠스틱 공연을 만들어 보았다. 상사에 치이고, 관계자들한테 치이고, 마음도 몰라주는 가족·연인에 치이다보면 하루쯤은 홀로 위로를 받고 싶지 않나? 그런 분들을 위로할 수 없을까 해서(웃음).

 

Q. 그런데 당신도 직장인이지 않나?(웃음) 자신이 기획한 공연을 보면서 스스로도 힐링을 받는 순간이 있나?

 

-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기획자로서 그리고 운영자로서 공연의 성공 여부와 출연하는 아티스트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피곤할 때가 있다. 그럴 땐, 잠시 정신을 놓고(웃음) Space Moon에 와서 음악을 듣는다. 그러면 피로가 풀린다.

 

Q. 퇴근길 어쿠스틱을 기획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관객이 있다면?

 

- 관객이 한 명 밖에 없었던 적이 있다. 관객이 한 명인데도 불구하고 그날 뮤지션들이 그 한 분을 위해 굉장히 열심히 해주셨다. 공연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관람한 관객이 한 분 뿐이었는데도 뮤지션들이 굉장히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해주셔서 아 이 사람들은 정말 프로의식이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생각했다.

 

Q. 뮤지션의 섭외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 컨셉을 잡는다. 사실상 어쿠스틱 공연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어쿠스틱 팀을 섭외 하는 것은 아니다. 그 팀의 분위기나 음악적인 색깔을 고려해서 조합을 한다.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의 뮤지션들을 섭외하고 있다.

 


Q. 같은 포맷의 공연을 정기적으로 하는데 혹시 어려움 같은 것은 있는지?

 

- 어려움은 많다. 항상 어렵다. 매주 어쿠스틱 공연을 하긴 해야 하는데, 섭외부터 홍보까지 전부 우리의 손을 거쳐야 한다. 특히 홍보를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많이 올까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사실상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1차적인 목적이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거의 수익이 나지 않는다. 운영비와 밴드 페이를 주고 나면 가져가는 이익이 없는 상황이다. 좀 더 홍보를 하고 공연에 대해 알리고 싶은데, 참 힘들다(웃음).

 

Q. 그렇다면 스페이스 문을 운영하는 주목적은 무엇인지?

 

- 사실 과거에 이곳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었다. 공연장이 없어진다는 것은 운영자뿐만 아니라, 뮤지션들에게도 큰 상실감을 들게 한다. 이 공간을 평소 매우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뜻있는 4명이 모여 인수하게 되었다.

공연장이 없어질 위기에 처한다는 것은 그 이유가 뻔하다. 그래서 우리는 인수할 때 애초에 1차적 목적을 수익으로 두지 않았다. 다들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1차적 목적이 수익이 아님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Q. 퇴근길 어쿠스틱 외에 추천할 만한 스페이스 문의 기획 공연이 있는지? 아니면 현재 준비하는 기획 공연이 있다면?

 

-1024일에 있을 공연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된다. 물론 다른 공연도 기대가 되는 건 마찬가지지만, 특히 기대가 큰 이유가 있다. 우리 공연장에서는 한 번도 다루지 못했던 장르를 무대에 올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레게와 재즈의 앙상블 공연인데 현재 문래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수형이라는 친구가 주도적으로 기획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새로운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Q. 메탈, 재즈 공연도 기획하시고, 코리아 블루스 페스티벌도 스페이스 문에서 개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스페이스 문이 다루는 음악의 장르가 꽤 다양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 편협하지 않고 싶어서이다. 홍대나 이태원에도 클럽이 있는데, 딱 선호하는 장르가 있는 공연장이 있다. 우리는 음악에 편협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다양한 장르를 다룬다. 물론 이것저것 손댄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서,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Q. 스페이스 문은 밴드 공연 외에도 영화 상영회로서 혹은 앨범 녹음실로서도 사용된다. 다양한 분들이 스페이스문의 문을 두드리는 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사실상 우리는 직함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공연한 뮤지션들과 뒤풀이도 자주 하고 금방 친해진다. 그래서 공연이 끝난 후에는, 뮤지션들과 형·동생 사이가 된다(웃음). 뮤지션들에게 다른 곳보다는 좀 더 편한 공간으로 생각돼서 그러지 않을까?

 

Q. 혹시 특별히 친한 뮤지션이 있다면?

 

-아 굉장히 고민스럽다(웃음). 형식적인 것 같지만 정말 다들 친하다. 마음이 가는 친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친구들만 편애하지는 않는다.

 

Q. 20141월 대안 공간 문을 인수하면서 스페이스 문이 탄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히 문래 지역의 공연장을 고른 이유가 있는지?

 

-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 공연장 위치에 대해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주위가 다들 공장이고, 철강소고 뜬금없긴 하다. 하지만 굳이 홍대, 신촌이 아니어도 클럽이 존재할 수 있고 굉장히 성공적으로 공연을 기획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뮤지션들에게 편한 공간이 된다면 그들이 찾아올 거고, 뮤지션이 있다면 관객이 찾아올 테니 장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웃음).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스페이스 문에 방문하게 될 분들에게 스페이스 문은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 부담 없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클럽이나 공연을 보러 가는 데 있어서 작정을 하고 가거나 어려운 발걸음이 아니라 편하게 쉬다 간다는 느낌으로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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