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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트랙

만국 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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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어느 날. 합정역 근처의 모 카페.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평일의 저녁이었다. 약속시간인 오후 8시가 되자 기타 케이스를 짊어진 장정들이 하나 둘 카페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길쭉넓적 훈훈한 장정들이 모여들어 조용하던 카페의 평화가 시끌벅적하게 유린당하자, 한가로이 음료를 즐기던 손님들이 장정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정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카페에 들어오며 시끌벅적한 인사를 나누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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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를 대표하는, 세계를 대표하는(?) 다섯 뮤지션과의 만남. 세계 평화와 홍대 앞 평정을 꿈…꾸진 않지만 뮤지션이기에 행복한 다섯 청년을 만나 그들이 바라보는 홍대, 한국, 음악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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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from 해리빅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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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해리빅버튼의 베이시스트 닐 스미스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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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닐씨는 어떻게 한국에서 계속 활동을 하기로 결정하신 건가요? 한국이 마음에 드는 점이 있었나요?

닐 : 사실 저는 북한에서 포크밴드를 하다 서울로 도망 왔어요. 서울이 북한보다 좋아서….

168 : …!?

닐 : 농담이고, 한국이 좋아진 건 술이 제 나라보다 많이 싸서 그랬던 것 같아요. 위스키도 좋아하고, 요즘 홍대에서 많이 나오는 수제맥주가 정말 맘에 들어요.

Q. 같은 밴드 활동하고 있는 멤버들이 한국인인데 의사소통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닐 : 성수 형이 영국에서만 5년을 살아서 외국인 교포 같은 느낌이에요. 소통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아서 좋아요.

Q. 성수 형 얘기 좀 더 해주시면 안되요…?

닐 : 안돼요. 말하면 죽어요, 무서워요. 밤새 술 마시면, “손 줘!” 이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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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튼 from 뉴블루데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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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튼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 살다 왔고 뉴블루데쓰라는 팀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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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튼 씨는 어떻게 한국생활을 하게 되신 건가요?

이튼 : 저는 원래 대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나라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살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침 제가 한국인이기도 해서 한국으로 오게 되었죠.

Q. 혹시 부모님이 해외 교포이신 건가요?

이튼 : 아, 그건 아니에요, 어렸을 때 입양이 되었거든요.

Q. 공연마다 찾아오는 이튼 씨만의 팬이 있나요?

이튼 : 글쎄요, 그런 분은 없는 것 같아요.

대니 : 에이~ 여자친구가 있잖아.

이튼 : 네, ‘적적해서 그런지’라고

168 : 어쩐지 사전인터뷰에 추천하고픈 밴드로 적적해서 그런지가 적혀 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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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에런즈 from 유즈드 카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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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urn? I'm danny Arens, from Used cassettes, and we placed at here 2009. 아무튼 역사가 길어요.

이튼이랑도 되게 친하고 오랫동안 한국에서 살아왔고 아무튼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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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니 씨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대니 : 사실 전 원래 음악 할 생각이 없었어요. 고등학생 때만해도 음악 하는 사람들을 많이 놀렸고 저는 농구나 럭비 같은 스포츠를 좋아했어요. 기타는 쳤었지만 특히 로큰롤 뮤지션은 별로라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2008년 한국에 왔고 지금은 없지만 첫 번째 멤버를 신촌 레코드 바에서 만나고 저의 음악역사가 시작됐어요. 유즈드 카세트는 저의 첫 번째 밴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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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니씨는 혹시 좋아하거나 한국에만 머물기 아깝고 해외에 진출했으면 하는 팀이 있나요?

대니 : 유즈드 카세트요! 음…. 제 팀이 아니라면 ‘지니어스’라는 밴드를 추천하고 싶어요. 부산에서 활동하는 밴드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너무 아쉽고 앞으로라도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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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헤인츠 from 마그나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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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전 케빈이고 마그나폴의 기타리스트입니다. 미국사람인데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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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케빈 씨는 한국에서 어떻게 밴드를 하게 되었나요?

케빈 : 원래는 미국에서 10년 동안 밴드를 했었어요. 남동생이랑 친구랑 프로그레시브 락을 했었는데 한국에 와서 음악을 끊었어요. 머리도 잘랐고 기타도 안쳤죠. 그러다 닐을 인천 부평에서 만나 바스터즈 오브 부평이라는 밴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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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케빈 씨는 요즘 새로운 앨범을 계획하면서 대중성을 염두에 둔다고 하신 것 같은데?

케빈 : 네, 아직 자세한 건 아니지만 여름쯤에 앨범작업을 시작할까 생각하고 있어요. 프로그레시브 록, 헤비 록 등을 구상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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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로&지 from 프럼디에어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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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프럼디에어포트에서 신디&보컬을 맡고 있고 한국 사람인데 외국에서 조금 살다 왔어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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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럼디에어포트 멤버 마일로고. 프로듀싱&기타&신디를 맡고 있습니다.”

-마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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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프럼디에어포트는 어떻게 해외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지 : 딱히 해외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건 아니었어요. 원래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캐나다에서 디제잉을 하고 있었는데, 그쪽에는 블로그가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어서 인터넷에 음원을 올려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으로 곡을 보내게 됐죠. 해외활동은 페스티벌이나 공연이 잡혀서 2~3번 정도 다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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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외국인 팬은 많이 생겼나요? 차트 성적 같은 게 입증해주진 않는지.

마일로 : 인디셔플이란 블로그 차트에선 순위에 오른 적이 있는데, 그곳은 사람들이 최신 앨범이나 최신 곡을 검색하면 일 단위, 주 단위로 데일리차트와 위클리 차트가 집계되는 방식이에요. 고정 팬들이 음원을 계속 들어준 것이 아니라서 팬들 집계는 어려운 점이 있어요.

지 : 해외투어를 자주 가면 오는 사람들 숫자로 어느 정도 고정 팬들 숫자를 알 수 있을 텐데 저희가 단독 공연을 하진 않았고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간 정도만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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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 만담회를 진행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유즈드 카세트의 대니가 인터뷰를 마치며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던 메시지였다. 아마 이 자리에 있던 모든 뮤지션들이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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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활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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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머물게 되었나요?

대니 : 김치요!

168 : !?

대니 : 장난이에요(웃음). 제가 좋아하던 소설가나 시인들을 보니 모두 고향을 뒤로하고 세계로 떠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유럽으로 갔어요. 그런데 유럽은 박물관 같이 정체된 느낌이더라고요. 빠르게 변화하는 아시아가 더 낫겠다 싶었는데, 중국은 제약이 너무 많았고 일본은 이미 변화가 끝난 후였어요. 최종적으로 남은 게 한국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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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 대니와 비슷해요.? 하지만 전 대니와 다르게 김치 같은 매운 음식이 좋아요. 정말로요. 한국의 문화도 좋고요. 특히 술 많이 마시는 것..(웃음)

개인적으로 막걸리를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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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 술이 아일랜드보다 많이 싸요. 위스키도 좋아하고. 요즘 홍대에서 많이 나오는 수제 맥주가 정말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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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엄격한 위계문화, 밴드 취향 등을?정신 없이 떠들다보니 어느덧 인터뷰가 끝날 시간이 다가왔다.

?유즈드 카세트의 대니가 자리를 대표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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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여러분들! 공연 끝나고 저희와 얘기하고 싶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말 걸어주세요. 할까 말까하면서 망설이다 도망치듯이 대화하며 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저희도 어색해요. 저도 팬 분 여러분과 많이 얘기하고 싶고 편하게 얘기하고 싶어요.”

-대니 에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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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청년의 한국생활 이모저모와?취향에 대해 다룬 <만국만담회>?기사 전문은 문화지 168 2호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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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세영(ngksy1012@onair168.com)

인터뷰 : 전민제(applause@onair168.com)
조용찬(lifeinagony@onair168.com)

김세영(ngksy1012@onair168.com)

사진 : 김라영(rayoung@onair16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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