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의 들] 응답하라 1994, 그리고 시대를 앞섰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추억하며

by GT posted Dec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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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와 90년대 서태지를 돌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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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대중예술은 다양한 형태로 리바이벌되고 추억된다. H.O.T 시대를 그렸던 '응답하라 1997'의 흥행 이후 발표되는 새 시즌?'응답하라 1994'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대를 그린다. H.O.T 음악이야 단순히 추억으로 남는 수준이라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은 오늘날 대중음악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쳤고 사실상 모든 음반이 한국대중음악사의 기념비로 남았다는 점에서, '응답하라 1994'는 일종의 대중음악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드라마로 목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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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은 춤이라는 것을?하위 문화에서 익숙한 문화로 끌어올렸고, 1집에서는 샘플링으로 대표되는 힙합의 작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사실 힙합이라는 것은 시나위의 베이시스트이기도 했던 서태지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음악은 아니었다. 1집 이후 서태지와 아이들은 록으로 장르를 옮겨가며 수준 높은 인기곡을 만들게 된다. 2집의 [하여가]는 한국의 록 음악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곡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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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간'이란 말이 진부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의 경우 그런 수식어야말로 가장 적절해보인다. 이를테면 디제잉과 랩핑, 그리고 거친 기타 스로잉이 공존하는 2집 음반의 경우 랩이 가미된 스피드?메탈 장르의 곡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린킨파크 등이 보여줬던 대중적인 하이브리드 록에 가깝게 느껴진다.?[하여가]의 경우?거친 보컬리스트와 우울감이 지배적이었던 얼터너티브의 시대에 발표된 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썼다.?린킨파크의 메이저 데뷔가 2000년대였으니, 10년이나 앞선 스타일이었고, 심지어 훨씬 뛰어나다는 점에서 한국 리스너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여기에 '하여가'라는 제목이 주는 한국적인 느낌부터 태평소 연주가 이토록 파괴적으로 어울릴 수 있다는 것까지 입증하며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명곡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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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반에 수록된?[너에게]는 '응답하라 1994'의 메인 테마이자,?대중들이 왜 서태지와 아이들의 록을 무리 없이 받아들였는지를 입증하는 곡이기도 하다. [우리들만의 추억], [너에게] 등?천재적인 멜로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특히 [너에게]의 경우 참 멜로디가 예쁘다. 성시경이 랩 부분을 대부분 지운 채 완연한 발라드로 다시 리메이크했다. 멜로디 자체가 좋으니 발라드로 불러도 좋겠지만, 하지만 이 곡의 묘미는 서태지 특유의 미성으로 읖조리는 나레이션이 아닐까. 이 곡은 서태지 6집에 히든트랙으로 록 버전으로 편곡되어서 다시 불러졌는데, 아직 못들어본 '응답하라 1994' 시청자라면 한번쯤 들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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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늪] 같은 경우, 전형적인 고딕 록(Gothic Rock)을 표방하면서도 멜로디는 중독적이다.?사실상 장르 불문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무리없이 녹아들며 매니악한 서태지 음악에 대중성을 창출하는 형식이다. 그렇게 서태지를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멜로디를 기억한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좋은 노래와 좋은 시절을 리바이벌하는 '응답하라 1994'는?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순항중이다. 좋은 음악, 좋은 대중 예술은 잊혀진 듯 보여도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지 새롭게 탄생되고 재조명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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