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yd의 음악이야기] [Review] 박성하 2'st 싱글

by 냉동보관 posted Nov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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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하 음악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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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 가운데 문화(文化)의 형성은 소수의 독점에 의해서 이루어졌지만, 그 발달 과정의 모든 내용들은 수많은 민중과 대중을 포함하며 완성되어왔다. 문화는 어휘 자체만으로도 인류역사의 흐름을 온전히 포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의 주인공은 대중을 중심으로 하는 전체의 바람일 때 더욱 빛이 난다. 문화로 불리는 많은 생산물들은 대개 일종의 흐름상 예술(藝術)이라는 개념적 의미를 갖는다. 예술은 승화(昇華)의 과정을 보이며, 보다 확장되고 응축된 의미를 지니게 된다. 통념상의 의미보다는 체계적인 진행으로 이루어진 것이 곧, 예술인 셈이다. 예술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중에는 음악이 차지하는 부분이 시간을 더할수록 깊이 있게 자리하고 있다. 음악이라는 것은 또 무언가. 문화라는 것이 인식 이후에 형성된 것이라면, 음악은 인간의 탄생과 성장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함께해 나왔다. 어떠한 목적을 띄고 발전해온 것이 아닌 순수하게 자성의 흐름으로 탄생된 문화 이전의 문화가 바로 음악이다. 한 개체가 많은 것을 가지고서 실행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강요당하고 있음이 현재 모든 문화권의 특징이다. 음악에 있어서 실행과 강요의 의미는 그 주체가 실행하는 자가 될 수도, 강요하는 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강요도 없이 자신의 의지로 자연스럽게 행해진 음악의 요소는 때로 여러 갈래의 음악으로 분리되기도 하지만, 특별한 지칭어를 지니지 않는 가운데 대중의 큰 환영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여기 대중과의 호흡 속에서 자신의 오랜 음악 여정을 슬기롭게 담아낸 뮤지션의 음악이 있다. 그의 음악은 늘 대중들의 바람을 위해 준비되었고, 그들과 하나됨을 위해 언제나 가슴을 열어 자신의 마음을 먼저 내보였다. 실제로 그는 뮤지션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대중으로서 그들과 함께 숨을 쉬고 이야기를 나눠왔다. 메마른 세상살이 속에서 무겁게 눌려오는 삶의 기운과 감정에 늘 귀를 기울였던 그. 대중들의 삶을 위로하고 보듬을 수 있는 힘이 되고자 뮤지션 박성하는 다시금 새로운 음반을 들고서 우리에게 다가왔다.

싱어 송 라이터 박성하

박성하는 가수이자, 기타리스트이다. 그의 보컬은 간질이듯 감성적이고 미세한 음색이 특징이다. 톤과 터치를 중시하는 그의 기타는 보컬을 포근히 보듬는 풍성함이 깃들여있다. 10대 후반부터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한 박성하는 한국 록음악과 블루스, 재즈 등 전반적인 음악계의 선배들과 함께하며 음악적 틀을 가다듬었다. 20대 초반부터 적잖은 음반과 라이브에 세션 활동을 펼쳐왔고, 1990년부터 하나의 완성된 뮤지션으로써 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초 그는 그랜드 펑크 레일로드(Grand Funk Railroad)와 CCR, 산타나(Santana), 제프 벡(Jeff Beck) 등의 음악에 심취해 있었다. 록의 범주 안에서 규모가 큰 사운드를 지향했던 그는 테크닉적인 테두리에 갇힐 수 있었던 시기에 심플리 레드(Simply Red)와 디페쉬 모드(Depeche Mode), 저니(Journey) 등의 음악을 심도있게 접하면서 작법의 폭을 좁히게 되었다. 기교보다는 감각과 감정의 바른 표출을 지향하는 박성하의 음악은 국내 록음악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1990년부터 라스트 찬스, 컬러 피플, 점프 등에 소속되었던 그는 당시 함께했던 선배 뮤지션들과의 연대 속에서 또 다른 성장을 이을 수 있었다. 특히 유현상과 윤항기, 곽효성, 김태화, 김영진 등 한국 록음악의 대표적인 뮤지션들이 거쳐 간 명그룹 라스트 찬스와 사랑과 평화의 이근수를 주축으로 결성되었던 점프에서 그는 기타와 베이스를 각기 담당했다. 당시를 즈음해 박성하는 밴드 음악보다는 자신 스스로 싱어송라이터가 되고자 본격적인 음악적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3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번째 앨범이자 습작의 개념을 갖는 [Sungha 1]을 이어 다음 단계를 위한 수려한 작품을 내놓았다.

한 걸음 더, 2‘st Single [Sungha 2]

박성하의 두 번째 싱글 앨범은 역시나 박성하 음악의 장점과 정감이 그득 담겨 있다. 사람들이 사는 소소한 냄새가 번지는 가사, 그리고 음의 편린이 각 곡마다 고요하게 숨을 쉬고 있다. 박성하의 이번 앨범은 객원으로 단단하게 함께 한 이들의 면면에서도 인상적이다. 윤도현 밴드 출신으로 새로운 그룹 바스켓 노트를 통해서 각광받고 있는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유병열과 그룹 천지인에서의 활동 이후 민요와 뉴에이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조윤섭, 마지막으로 왁스와 테이, 에반, 활밴드, 김명기, 한국인 밴드 등 다양한 음악에 세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육현이 바로 그들이다. 수록곡을 살펴보자.

먼저 바스켓 노트의 유병열이 자신의 곡 ‘어른이 된다는건’을 선사했고, 두 곡에 편곡을 담당했다. 그리고 조윤섭은 ‘지워버려’와 ‘아닐꺼야’에 작.편곡을 맡았으며, 육현이 ‘이른 아침 문득’에 편곡을 맡았다. 그리고 3명의 객원 스텝은 전곡에 걸쳐서 기타와 연주를 담당했다. ‘이른 아침 문득’은 싱글 1집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원곡의 R&B적인 감성에 비트를 가미해서 상큼하게 완성되었다. 박성하 보컬의 또 다른 매력이 함께하는 이 곡은 육현의 편곡이 돋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인생의 맥을 잡고서 살아가야하는 자신의 나이에 동화적인 정감을 가미한 ‘어른이 된다는 건’은 유병열표 작법이 돋보이는 트랙이다. 후반부에 이어지는 멜로디 라인과 유병열의 깔끔한 솔로는 몇 번을 되풀이해서 들어도 깊은 맛을 풍긴다. 이번 앨범의 소주제인 다음 단계를 위한 마음과 도전을 담은 ‘한걸음 더’는 인트로의 기타가 먼저 인상적이다. 다소 슬퍼질 수 있는 음의 흐름을 기타의 터치를 통해 안정적인 감도로 배치시켰다. 내일을 위한 사람들의 희망적인 생명을 노래한 이 곡은 타이틀곡으로 방송가에서 특별한 리퀘스트마저 기대되는 곡이다. 사랑의 감정을 단아하게 노래한 ‘아닐꺼야’는 건반에 번지는 박성하의 목소리가 여타 곡보다 강렬한 톤으로 살아있다. 수록곡 가운데 가장 비트감 넘치는 ‘지워버려’는 곡의 발란스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박성하의 이번 싱글 앨범은 어느 곡 하나 놓칠 수 없는, 벌써부터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 넘치는 작품이다. 이번 앨범의 발매 이전 박성하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그룹 ‘박성하 밴드’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멤버는 박성하가 보컬을 담당했고, 사랑과 평화 출신의 베이시스트 이승수, 기타에 육현, 김종서 밴드와 모가비 밴드 출신의 박아름이 드럼, 그리고 사랑과 평화의 이재용이 키보드를 담당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박성하의 앨범에 참여한 유병열의 바스켓 노트는 데뷔 싱글을 이어 정규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조윤섭은 자신의 4집 앨범을, 육현은 2집 앨범 발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이 음반의 주인공 박성하는 2014년 상반기 내에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 위해 준비된 걸음을 이어 나가고 있다.

[Sungha 2]를 통해 지난 시기 자신이 함축시킨 음악과 그 선의 정열을 나지막하게 담아낸 박성하는 “이제 한 걸음 더 나선 시간에 사람들의 이야기와 여러 음악에 머물며, 내 음악이 빛날 수 있는 다음 단계를 조율하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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