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의 들] 김광석, 최고는 아니지만 가장 가깝게 있었던 포크 록 아티스트

by GT posted Mar 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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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은 우리나라의 정서에 가장 부합했던 아티스트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을까. 여기, 한국 사람들의 취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몇해 전,?Damien Rice라는 인디펜던트 포크록 아티스트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적이 있었다. 라디오만 틀면?[Blower's Daughter]가 흘러나왔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데미안 라이스의 음악으로부터 김광석을 습관적으로 떠올렸을 것이다.?그가 홀연히 떠나버린 빈 자리가 너무도 크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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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할 때, 김광석은 최고의 포크 록 아티스트는 아니다. 예로, 어떤날 1집과 2집이 보여준 수려한 음악적 성취도에 김광석은?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어떤날의 음악보다 김광석의 음악이?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김광석이 고독한 개인의 심리를 날카롭게 헤집어놓을 줄 아는 아티스트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어떤날 혹은 시인과 촌장의?사운드는 탁월한 테크닉을 기반으로 동화적인 주제를 얹은 것이라면, 김광석은 음악적 테크닉 보다는 인간 존재와 고독이라는 본질을 집요하게 탐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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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이나 조동익, 김민기 등의 음악에서 보이는 그 아름다운 시선 대신, 김광석은 좀 더 힘 있고 거칠게 삶의 단면을 가르고 들어오는 것이다. [아침이슬]이?분출하는 생명력과, [서른즈음에]가 함의하는 그 무기력한 허무주의를 비교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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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여전히 김광석 음악을 기대하는 것은, 삶이라는 것이 결코 아름답거나 희망적이지만은 않다는 데에 그 이유가 있다. 물론 [바람이 불어오는 곳], [나의 노래] 등이?자아내는 분위기는 하나음악의 포크록 사운드가 가지는 생명력에 비유할 수 있겠지만,?김광석의 시그니처송인?[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거리에서] 등은?강렬한 돌직구로 삶의 슬픔에 접근해왔던 것들이 대다수이다. 이제는 김광석 본인의 비극적인 마지막 또한 이러한 직설적 서정성을 배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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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의 [너에게]나 2집의 [너 하나뿐임을]과 같은 노골적인 러브송 또한 마다하지 않았다. 즉 김광석은?단순히 신변잡기식에 그치는 포크록이 아니라 좀더 보편타당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사랑 노래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는 언제나 듣는 사람들의 인생에 대해서 깊이있게 고민했음을 보여준다. 김광석 음악이 예술성을 담보하면서 동시에 누구나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유행가가 될 수 있엇던 원동력은 여기에 있다. '서른 즈음에'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회의감을 정제된 음악 언어로 박제해놓은 [서른 즈음에]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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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안그래도 작은 한국 음악시장에는 댄스음악만이 범람하기 시작했고, 순수한 예술성보다는 당장 물질적 가치와 등가될 수 있는 즉물성만이 음악의 주된 테마가 되어버렸다. 김광석 음악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슬픔이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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