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재즈 이야기 - 위플래쉬

by 호솜 posted Jun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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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 어두운 통로 끝으로 부터 누가 연주하는지 알 수 없는 드럼 비트가 흘러나온다. 흰 내의가 땀으로 흠뻑 젖은 채 연주에 열중하는 한 남자,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앤드류 네이먼’이다.

 

이 영화는 재즈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한 빅밴드의 재즈 드러머 ‘앤드류 네이먼’(이하 앤드류)플레쳐교수를 만나게 되며 일어나는 갈등과 음악적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기존의 재즈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던 것에 반해, 특별 편으로 이 영화를 소개하는 이유를 말하자면 재즈라는 장르를 연주하는 빅밴드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재미를 선사하였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둔,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쥐게 되었다고 생각하여 특별히 소개하는 바이다. 또한,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교육법이나 영화의 끝에 나오는 결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기에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도 다뤄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는 글이기에 스포일러가 있음은 분명하고 기존에 이 영화를 감상하였거나 난 스포일러 따위 신경쓰지 않아라는 분들에게 추천 드린다.(분명히 말하였다.)

 

내용은 아까 언급한대로 앤드류와 플레쳐 두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앤드류는 어리지만 특출난 재능과 많은 연습을 하는 인물로 등장하는데, 이 재능과 노력을 알아본 플레쳐 교수의 지독스러운 교육법과 그것을 이겨내려는 앤드류의 치열한 모습들이 이 영화의 내용이다. 첫 연습을 하는 앤드류의 옆으로 비춰지는 영상들은 대학의 정예 재즈 빅밴드의 철저함과 플레쳐 교수의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일사분란하게 악기를 조율하는 연주자들의 모습과 9시 정각에 11초도 틀리지 않고 정확히 맞추어 도착하는 까만 옷을 입은 플레쳐 교수의 모습, 각 세션들의 긴장감이 고조된 연습 장면들은 플레쳐 교수의 철두철미함과 그의 카리스마에 바짝 긴장한 채로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모습을 나타내어 준다. 이윽고 앤드류에게도 연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는데, ‘Whiplash’라는 곡을 연주하는 앤드류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던 플레쳐는 한 구간에서 박자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화의 명대사를 탄생 시키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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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체벌과 함께 인격적인 모독이 쏟아지며 앤드류는 눈물을 쏟지만, 모든 것을 극복하기위한 앤드류는 자기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으며 드럼에 몰입하기 시작한다. 극 중반엔 영화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앤드류의 여자 친구도 등장하게 되는데, 사실상 그냥앤드류는 드럼을 위해 사랑도 버린다라는 내용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라면 그 아리따운 여성을 저렇게 놓치는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그 여자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하아..앤드류..이 멍청한 녀석..)이런 시각이 드러나는 것을 보니 이 영화는 재즈 혹은 재즈 빅밴드를 위한 영화는 절대 아닐 것이다. 단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영화를 위한 영화가 아닐까?’ 라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어찌되었건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듯 사랑도 버릴 만큼 드럼에 몰입하던 앤드류는 불의의 사고로 몸이 다친 채로 무대에 올라 드럼을 연주하다 그 무대를 완전히 망치고 만다. 그렇게 앤드류는 드럼을 손에서 놓기로 하고 슬럼프의 기간을 맞게 되고 플레쳐 교수 또한  폭력적인 교육방식으로 인해 교수자리를 잃게 된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앤드류는 플레쳐 교수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서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그 연주를 그윽하게 쳐다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는데 실제로 플레쳐 교수 역을 맡은 ‘J.K 시몬스는 과거에 피아노를 쳤던 경험이 있었고 이 영화를 위해 다시금 레슨을 받으며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둘은 다시 재회하게 되고 플레쳐 교수는 앤드류에게 다시금 같이 밴드를 해보자는 제안을 하게 되며 영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플레쳐 밴드의 새로운 드러머로 무대에 오르게 된 앤드류는 기존에 연습하던 ‘Caravan’ 이라는 곡과 ‘Whiplash’라는 곡을 위주로 연주할 것 이라는 사실을 믿고 무대에 오르지만 플레쳐 교수는 당해보라는 듯 전혀 다른 음악을 연주하여 앤드류의 연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방해하며 그를 약 올린다. 집념의 드러머, 앤드류가 어디 그쯤에서 포기 하겠는가? 그런 플레쳐에게 육두문자를 날리며 자기 주도 하에 밴드를 조정하게 된다. 바로 이 영화의 가장 명장면 마지막 10분이 시작된다. 위플래쉬의 결말을 두고 말이 많은 이유는 아마도 플레쳐 교수가 의도적으로 앤드류의 드러머 인생이 끝나도록 하기위해 그 팀에 넣은 것 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플레쳐의 덜 된 인간성을 욕하였기에 의도적으로 앤드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섭외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앤드류나 플레쳐 두 인물은 극단적으로 미치광이로 표현된다. 매우 음악을 사랑하는, 그렇지만 사회성은 떨어지는 괴물 같은 존재들 말이다. 아마도 그 시점의 플레쳐 교수의 심리 상태로는 앤드류에게 그 어떤 기대나 제2의 찰리파커를 기대조차 하지 않았을 것 이다. 앤드류가 그 상황에서 낙담하지 않고 자기 주도하에 연주를 이끌어가는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해 하면서도 그의 드럼 연주에 스스로 본 의도를 잊어버린 상태로 연주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이지, 절대 그를 위해서 이런 상황을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플레쳐는 미치광이 이지만 천성적인 예술가의 기질로 자기 자신도 모르게 웃옷을 벗어 재끼고는 밴드의 지휘에 몰입하며 영화는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뭐 이 영화의 내용이나 결말에 대해서 각자의 견해가 있겠지만 만약 내가 플레쳐 교수였다고 상상해보면 그 드럼 소리를 듣고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또 한 이 이후의 앤드류는 영화 중간에 그의 친지들과의 저녁식사 중에 이야기 하였듯 아마도 마약중독 혹은 뭔가 사고로 인해 짧은 생을 마감한 천재 드러머로 이름을 남겼으리라 생각한다.

본 필자는 이 영화를 여러 번 보고 궁금증이 많이 생겼다. 실제로도 더블타임 스윙을 연주 할 수있을까? 실제 세션들의 시각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어떠할까? 더블타임 스윙으로 연주를 하면 어떤 효과 일까? 그래서 아는 분 중에 실제로 미국에서 공부를 한 10년 넘게 재즈드러머로 연주 하고 있는 지인에게 전화로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통화 내용을 짧게나마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 해 보겠다.

 

스보(필자의 애칭) : 형님 잘, 지내시죠? 영화 위플래쉬에 관하여 몇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드러머 : 그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스보 : 먼저 위플래쉬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드셧습니까?

드러머 : 우선..뭐랄까..우리 재즈 빅밴드 혹은 재즈라는 음악을 업으로 하는 세션들에게 현실성이 떨어지는 영화라고 생각할거야. 아마 대중들은 실제로 드러머들이 실제로 저렇게 드럼을 치는구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피가 나는 장면들은 컴퓨터를 열심히 하는데 갑자기 무릎이 아파온다고 해야 할까..전혀 이상한 곳의 상처가 생기고 피가 나더라고, 또한 실제로 내가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저런 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니와..

스보 : 아하 그렇군요! 그럼 저렇게 찰리파커의 심벌 이야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드러머 : (웃음) 뭐 그랬을 수도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에게 폭력성과 교육을 일치화 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거니와, 힘들고 어렵게 배워야만 오래 남는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해. 알다시피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섬세한 일을 해야 하면서 섬세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큰 충격들은 심리적인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 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나쁘다고 생각하거든.

스보 : 개인적인 저의 경험이나 현재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것과 굉장히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에서의 교육은 약간의 강제성과 함께 억압을 뛰는 경우가 많은데 점차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혹시 영화 내에서 알려 주실만한 내용이 있나요?

드러머 : , 그 영화 안에서 이야기하는 더블타임 이라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절대 음악의 템포 즉, 음악의 속도를 올릴 때 사용 하는 단어는 아니야 실제로 업템포라는 용어가 음악의 속도를 올릴 때 쓰이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어. 또 버디치리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종합엔터테이너에 가까워 드럼도 기가 막히지만, 스윙댄서로도 활동하였고 코미디언이기도 해.

스보 : 아하 정말 감사합니다. . 오늘 저와 나눈 대화를 잡지에 기고 할 생각인데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실래요?

드러머 : 이렇게 글로나마 변방에서 활동 중인 재즈 드러머의 목소리를 싣을 수 있어 영광이고 내가 느낀 모든 감정이나 후기가 다른 드러머나 다른 세션들과는 다를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문화지 168 번창 하시고 스보 에디터 많이 사랑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위 플래쉬라는 영화를 주제로 글을 쓰며 마음이 좋지 않았던 부분이 있어 짧게나마 이야기 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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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성공과 행복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 일까. 누군가 재즈 빅밴드에서 실패하여 밴드 드러머가 되면 그는 실패한 드러머인가? 근데 그 누군가가 전 세계투어를 다닐만큼 유명한 밴드의 밴드 드러머가 된다면 또 성공한 드러머인가? 모든 일은 자기 마음인데 말이다.

이 세상의 모든 세션들에게 감사함을 돌리며 이번 글을 마치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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