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9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작은썸네일.jpg

아직스무살web.jpg  


박새별 씨 신곡 중 아직 스무 살이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노래가 좋다 나쁘다 가 아니라,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스무 살에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내가 좀 더 먹으면, 내 마음도 그만큼 더 자라 있을 거라는 그런 믿음. 서른 즈음이 되면 인생이 어떤 것인지도 어렴풋이는 알게 되고 세상살이 하는 법을 알게 될 줄 알았다.

 

스무 살 그 시절에서 벌써 8년이나 흘렀다.

그동안 나름대로 많은 일들을 겪었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하고 싶던 것들에 도전하고, 그리고 또 실패를 맛보기도 하고, 나를 한 발짝 한 발짝 씩 성장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믿었었다.

 

이제 스무 살 보다는 서른 살이 더 가까운 나이가 된지도 한참이다. 관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제 어디서 어리다라는 말을 듣기에는 조금 많아진 나이가 되어 버렸다. 지금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 내가 스무 살 시절에 가졌던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직도 내가 스무 살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내 친구들 얘기를 잠깐 해볼까 한다.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다들 철딱서니 없고 집에서 용돈이나 받아쓰는 한량 대학생 같던 친구 녀석들이 어느 사이엔가 다들 자기 자리를 찾아서 직장을 갖거나, 아니면 그럴 준비를 하고 있다. 자기 꿈을 실현시킨 녀석도 있고, 아니면 현실과 적당히 타협해서 또 그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서 잘들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을 만날 때 하는 이야기도 스무 살 그 시절과는 다른 좀 더 현실적인 주제로 바뀌었다. 그럴 때 마다 느낀다. 나는 아직도 스무 살 인체로 살고 있지만, 이 녀석들은 착실하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 다들 잘 하고 있구나.

그 친구들이 나에게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대답이 궁색해진다. 아직도 도전중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나는 아직 스무 살 그대론데, 현실이라는 차가운 벽은 코앞까지 다가와 있다. 그럴 때면 내가 지금까지 꿈꾸고 이루려 노력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고, 나는 현실을 왜면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는 아직 스무 살인데, 다들 나에게 차가운 현실을 들이민다. 내가 잘못된 걸까? 내가 철이 없어서 이런 걸까? 나도 이제는 포기하고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야 하는 걸까?

 

한참동안 그 생각에 빠져 지냈었지만, 결론은 아직도 못 찾았다.

결론을 내린다 해도, 그 결론이 옳은지 그른지 확인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내 마음속에 이런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은 좀 더 스무 살인 채로 남아 있고 싶다.

훗날 오늘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게, 어리석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럼 뭐 어떤가. 그 후회가 나를 성장시켜 그때엔 진짜 어른으로 만들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해본 사람이 있다면 꼭 박새별 씨 아직 스무 살을 들어보길 바란다. 노래도 좋은데, 마음속에 품고 있는 그 고민이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줘서 더 좋다


글 : 이시형(tigris0623@onair168.com)


  1. [대중문화의 들] 장필순 7집, 장필순 드림팀이 만드는 압도적인 감동

    장필순 7집 장필순 드림팀이 만드는 압도적인 감동 5집 '너의 외로움이 나를 부를때'가 하나음악의 포크적 맥락을 심화시킨 작품이었다면, 6집은 실험적 사운드로 무장하여 조동진과 장필순이 더이상 포크나 발라드에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그로부터 탈주한 ...
    Date2013.09.15 By헤워 Views11915
    Read More
  2. [눈시 칼럼] 정기룡

    눈시칼럼 - 정기룡 임진왜란 때 열심히 싸웠음에도 알려지지 않은 위인이 있다. 최근 들어 소설을 통해 재평가가 시작됐고, 인터넷에서 그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60전 60승의 불패의 명장, 육지의 이순신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엄청난 ...
    Date2013.09.14 By호솜 Views3376
    Read More
  3. [한 귀에 반한] 1화: Daft Punk - Get Lucky (Feat. Pharrell Williams)

    [한 귀에 반한] 1화: Daft Punk - Get Lucky (Feat. Pharrell Williams)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편을 마치고, 이제는 [한 귀에 반한]이라는 테마로 새롭게 연재를 시작합니다.? 컨셉은 제목 그대로 한 귀에 반한 곡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처...
    Date2013.09.13 By두괴즐 Views16600
    Read More
  4. [Floyd의 음악이야기] 언더그라운드 뮤직 연재-3 클럽 문화와 인디

    ■ 1990년대 언더그라운드, 즉 인디와 클럽 문화? 1994년부터 1995년 경의 클럽 문화 초창기에는 너바나(Nirvana)의 영향력 아래 대다수 클럽 밴드들이 얼터너티브 락과 그런지 계열의 음악을 많이 구사했다. 옐로우 키친(Yellow Kitchen), 코코어(Cocore), 허...
    Date2013.09.10 By헤워 Views4206
    Read More
  5. [대중문화의 들] 끈적한 원초적 로큰롤을 부르는 오! 부라더스

    스탠더드와 록이 만났던 그 시절의 끈적한 스텝 원초적 로큰롤 그리고 트위스트 그룹싸운드 오! 브라더스? 경쾌한 음악색을 가진 밴드는 홍대에 아주 많다. 오늘 저녁에도 홍대 거리에는 숱한 밴드들이 기타를 들고 빈티...
    Date2013.08.12 By호솜 Views3177
    Read More
  6. [눈시칼럼] 재평가라는 이름의 역사왜곡

    위인의 민낯을 재조명한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일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승자를 위한 왜곡은 있기 마련이고 그걸 밝혀내면서 그 때의 진실에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다. 그렇게 업적에 가려진 실책이나 피해자들을 찾아낼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
    Date2013.08.11 By호솜 Views2733
    Read More
  7. [EERIE의 악마의 로큰롤] 뛰는 악마 위에 나는 악마

    뛰는 악마 위에 나는 악마 Run-D.M.C의 <King of Rock> -by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많은 사람들이 로큰롤에 붙는 ‘저항의 음악’이라는 수사를 상식처럼 받아들인다. 유행의 첨단을 걷는다고 자부하는 힙스터라면 이런 호랑이 담배 먹던 ...
    Date2013.08.10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2358
    Read More
  8. [채널168 소품집]

    봄이 왔다. 아니 왔으면 좋겠다. 얼마 전, 예전에 좋아하던 음악들을 다시 듣다가 타루의 '봄이 왔다' 다시 들었다. '봄이 왔다~ 그녀가 왔다~' 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단순한 진행. 보컬의 목소리가 좋아서 일까? 단순한 곡임에도, 무더운 여름의 뜨거운 바 ...
    Date2013.08.10 By호솜 Views3003
    Read More
  9. [Floyd의 음악이야기] 언더그라운드 뮤직 연재 - 2 언더그라운드 문화와 인디(Indie)

    원문:?floyd20.egloos.com/2935580 ?언더그라운드 뮤직 연재 - 2 언더그라운드 문화와 인디(Indie)? 90년대 언더그라운드 음악은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독립 레이블의 등장과 홍대를 중심으로 확대되어 나간 클럽 씬을 배경으로 성장해 나왔다. 당시의 독립 레...
    Date2013.08.08 By헤워 Views3325
    Read More
  10. [까만자전거] 비틀즈의 부활로 의심받았던 캐나다의 클라투

    [까만자전거] 비틀즈의 부활로 의심받았던 캐나다의 클라투 1976년에 <3:47 EST>라는 제목의 음반으로 데뷔한 캐나다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클라투>는 데뷔 음반 발표 당시에 미국의 팝 음악 전문 컬럼니스트가 자신의 기사에서 '아마도 클라투는 비틀즈(T...
    Date2013.08.06 By Views6247
    Read More
  11.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6화 폭로와 냉소 <대경성>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6화 폭로와 냉소 <대경성> "도대체 정직한 듯한 정책 무가책 뒤를 쳤던 네 술책 너를 문책해도 결국 중책 맡은 자만 죄다 면책 " 서태지의 음악을 통해 세계를 의심하는 법을 배웠고, 그것은 폭로와 공감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Date2013.08.05 By두괴즐 Views2451
    Read More
  12. [EERIE 의 악마의 로큰롤] 악마적 경험의 다양성 - Black Sabbath의 악마주의와 Burzum의 악마주의

    악마적 경험의 다양성 -Black Sabbath의 악마주의와 Burzum의 악마주의 ? -by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 서양 기독교 문화에서 악마의 존재는 시각적으로나 개념적으로나 그 이미지가 매우 선명하다. 한국 전통 문화에서 사람들을 무섭게 ...
    Date2013.07.14 By호솜 Views3020
    Read More
  13. [Floyd의 음악이야기] 언더그라운드 뮤직 연재 - 1990년대 언더 = 인디

    ?원문 :?http://floyd20.egloos.com/2935193 ?언더그라운드 뮤직 연재?- 1 언더그라운드의 정의는 음악적 행동 의식에 있다.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뮤지션, 2013년 대한민국 땅에서 이 말이 의미있는 것일까.?이 질문을 뒤로 한 채,?본문 글을 이어 나...
    Date2013.07.12 By헤워 Views2623
    Read More
  14. [채널168 소품집] 아직 스무살

    박새별 씨 신곡 중 ‘아직 스무 살’ 이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노래가 좋다 나쁘다 가 아니라,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스무 살에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내가 좀 더 먹으면, 내 마음도 그만큼 더 자라 있을 거라는 그...
    Date2013.07.12 By호솜 Views2970
    Read More
  15. [까만자전거] 록 음악의 흐름을 바꾼 비틀즈의 음반 한장

    [까만자전거] 록 음악의 흐름을 바꾼 비틀즈의 음반 한장 1966년 8월 5일에 사이키델릭 음악이 좀더 확장되고 다듬어져 구체화 되어 나타난 일곱번째 음반 <Revolver>를 발표한 <비틀즈>는 일주일 뒤인 8월 12일 부터 미국에서 순회 공연에 들어 갔다. 8월 29...
    Date2013.07.11 By Views19054
    Read More
  16. 한국 인디, 포크 가수는 많은데 포크의 다양한 모습은 없다.

    "더이상 시대의식을 공유하지 않는?한국 포크" ? ? 시끄러운 세상이다. 멀쩡한 강바닥을 파헤쳐 조져놓는 것조차 무덤덤해질만큼 먹고 살기 힘든 요즘이다. 그런데 요즘 포크 가수들은 통기타 한 대 둘러메고 풋풋한 새내기들의 사랑 노래를 하고 있다. ? ? ? ...
    Date2013.07.10 ByGT Views4748
    Read More
  17.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5화 환상과 현실 <환상 속의 그대>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5화 환상과 현실 <환상 속의 그대> "사람들은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 다니고 그대는 방 한구석에 앉아 쉽게 인생을 얘기하려 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는 학창 시절 저의 성찰적 계기가 되어 주었던 노래...
    Date2013.07.08 By두괴즐 Views3900
    Read More
  18. [eerie - 악마의 로큰롤] 서태지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서태지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by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피가 모자라. 배고파. 피를 안 주면 재미없을 거야.” 1994년, 서태지와 아이들(이하 서태지)의 3집 수록곡인 ‘교실 이데아’를 거꾸로 들으면 위와 같은 말이 나온다는 괴담이 전...
    Date2013.06.13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5700
    Read More
  19. [HStereo의 음악칼럼] 유투브 스타 카브리엘 애플린의 첫 정규앨범, english rain

    [HStereo의 음악칼럼] 유투브 스타 카브리엘 애플린의 첫 정규앨범, english rain 음악시장은 이미 유통구조가 변화된 시장이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기타리스트 정성하도,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도, 아메리칸 아이돌의 우승자 켈리 클락슨도, 유투브 ...
    Date2013.06.10 By호솜 Views23833
    Read More
  20. 한국 건반 음악의 계보, 신해철부터 윤하, 메이트까지

    신해철과건반미학 ? ? ? ? 잭 화이트의 노래는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You Don't Understand Me](The Raconteurs)이다. 잭 화이트의 노래 중에서 짜릿한 순간들은 대부분 강렬한 기타 드라이브가 연출해내고 있지만, [...
    Date2013.06.09 ByGT Views653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 7 Next
/ 7

로그인 정보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