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해서 ‘0’이라고 하고 다녀요. 실제로 제가 여기서 막내거든요.

by 호솜 posted Nov 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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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숫.png

 

보물섬에 보물은 따로 있는 게 아니었어.

 

0,3,4,9

 

네 개의 보물들-을 만났다.

 

*168 히든트랙은 편집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들을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누락된 게 별로 없네...

 

 

뽀: 맡고 계신 숫자마다 의미가 담겨 있다고 들었어요.

 

3(유병덕, 이하 3): 3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느낌이나 이미지가 저와 어울리는 것 같아요. 멤버들이나 관객들도 잘 어울린다고 해주시고. 숫자가 주어지고 나서 저 스스로 더 비슷해지려고 하는 것도 있어요.

 

9(송재경, 이하 9): 숫자가 열 개 정도 있는데, 보통 숫자들에 대한 통념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1은 맏이 같은 느낌이고, 8은 왠지 장난스러운 느낌이라든지. 4나 6은 불길한 느낌인데, 오늘 지각한 이용이 맡은 숫자가 4죠(웃음). 9는 막내 같은 느낌인데, 또 양으로 따지면 제일 큰 숫자고요. 뭔가 부족하고 모자란 것 같지만, 거꾸로 보면 제일 듬직한 이중적인 느낌이 있어요. 저는 지인들한테 농담처럼 어울리는 숫자를 말해주곤 하는데, (유정목을 가리키며) 얘는 0이 잘 어울려요. 0은 튀려고 하는 느낌? 곱했을 때 모든 걸 자기로 희석해 버리려고 하는….

 

0(유정목, 이하 0): 요즘엔 제가 제일 ‘Young’ 해서 ‘0’이라고 하고 다녀요. 실제로 제가 여기서 막내거든요.

 

뽀: 네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9: 결성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홍대에서 각자 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비슷한 부류의 음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종종 만나기도 했죠. 정목이랑 저는 같은 밴드를 했고요. 사실 처음에 제가 밴드를 어떻게 꾸밀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데뷔 앨범을 만들었어요. 일단 만들어서 떡하니 내놓긴 했는데, 그때서야 활동은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급조된 멤버들로 활동하다가 하나둘씩 사정이 생겨서 나가게 되었고, 결국엔 제가 알고 있던 친구들을 모으게 됐어요. 그렇게 4~5년째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래됐네요.

 

IMG_9378 (2).JPG

 

뽀: 작업하다 보면 의견 충돌이나 다툼이 생기지는 않나요.

 

4(이용, 이하 4): 저희는 없어요. 맘에 안 드는 건 있지만 다투진 않죠. 일단 말을 안 해요.

 

9: 저희가 주로 단체 카톡방에서 회의하거든요. 제가 먼저 밑 작업을 해서 보냈는데 곡이 별로면, 분명히 다들 읽었는데 답이 없어요. 그러면 ‘다시 해야겠구나’ 하고 느끼는 거죠. 다들 성향이 순해서.

 

4: 꼭 순해서 그런 건 아니고, 다들 다른 밴드를 해봤잖아요. 지금 맘에 안 든다고 해서 될게 아니더라고요.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견을 수렴하다 보면 더 좋아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들어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0: 형이 처음 노래를 가져오고, 네 명의 합으로 인해 노래가 만들어지니까. 보석을 연마한다고 치면 원석을 다듬는 거잖아요. 그런데 원석 자체가 좀 아니다 싶을 경우에는 얘기를 하죠. 원석이 아니라 이건 짱돌이다. 연마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렇게 생기는 의견 충돌은 기분 좋은 충돌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다른 생각들이 합쳐지니까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거든요. 저는 이게 최고라고 생각하면서 줬을 때 가차 없는 까임이 있다고 해서 멤버들의 감정이 상한다거나 할리가 없다는 믿음도 있어요.

 

뽀: 자신이 변화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나요.

 

9: 계속 변화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내가 전에 했던 게 싫어져요. 자꾸 불만족이 생기죠. 예전에 만들었던 노래를 부르려고 하면 부르기 싫어지고. 그런 때가 되면 스스로 어딘가 변화했다는 걸 느껴요. 보물섬 작업 한창 할 때, 1집이랑 유예앨범은 쳐다보기도 싫어지더라고요. 그런 때가 되면 새로운 작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곤 해요.

 

뽀: 변화를 위해서, 앞으로는 어떤 노력을 하실 건가요.

 

9: 일단 앞으로 계속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계속해서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살다보면 똑같은 것에 대해서도 생각이 바뀌게 되잖아요. 그렇게 계속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고, 시도해 봐야죠. 그러면서 자기의 식견을 넓히고. 오랫동안 좋은 창작물들을 만들어 내려면 삶을 더 폭넓게 생각하고 성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잘 안 쓰던 표현이나 말들도 쓰려고 노력하고.

 

뽀: 앨범이 나올 때마다 좋은 반응을 얻고, 또 수상까지 하고 있는데 부담되진 않나요.

 

9: 돼요. 10cm 3집 앨범 제목 <3집에 대한 부담감>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0: 사람들의 만족도에 대한 부담감이 커요.

 

IMG_9836.JPG

 

*기사 전문은 문화지168 : 첫 번째 봄을 구입하시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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