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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한 비마저 낭만적이었던,

미스틱 오픈런

- 정재원, 박지윤 -

 

 

 

“미스틱 오픈런 어때요?”

 무슨 이야긴가 했다. 미스틱은 미스틱이고 오픈런은 오픈런이지 미스틱 오픈런이 뭐지. 미스틱에서 오픈런을 한다는 건지, 연극이름이 미스틱이라는 건지.

(오픈런은 공연이 끝나는 날짜가 특정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것을 뜻하는 연극용어이다.)

 

“뭐라구요?”

“미스틱 89 뮤지션들이 홍대에서 공연하는 프로젝트에요.”

 

 그렇구나. 그런 게 있었구나.

 현장 스케치 기사에서 소개할 공연을 정하고 있던 평범한 토요일 오전의 기획회의였다. 미스틱 오픈런이 무엇인고 하니, 미스틱89에서 소속 뮤지션들에게 더 많은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팬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자 지난 5월부터 정기적으로 여는 공연이라고 한다. 그렇게 얼떨결에 취재가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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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일자는 6월 30일 화요일. 홍대 공연장에서 관이 가장 붐빈다고 하는 금, 토, 일요일을 피한 것이 눈에 띄었다. 다른 공연도 아니고 미스틱89정도 되는 기획사에서 이런 비주류 요일에 정기적으로 공연을 잡았다니. 심지어 V홀 정도 되는 대형 공연장에서 열림에도 굳이 화요일을 공연일로 정한 건, 금, 토, 일에 열리는 라이브 클럽의 공연들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골목 상권은 침해하지 않겠다는 미스틱89의 대인배스러움이 엿보인다.

 

 공연 당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임에도 공연 시간인 오후 8시가 다가오자 관객들이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고, 8시가 되자 250좌석 규모의 V홀이 어느새 만석이 되었다. 객석에선 공연을 보러온 조정치 씨 등 몇몇 반가운 얼굴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공연의 막은 정재원(적재)가 열었다. 공연 전에 짧게 가진 인터뷰에서 박지윤이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뮤지션 후배로 꼽힌 정재원은, 첫 곡 <View>를 시작으로 6곡을 선보였다. 공연 내내 그간 앨범을 내주지 않은 소속사 이사님에 대한 분노(?)를 토로하던 정재원은 연주 도중 가사를 까먹자, ‘이사님이 지금 공연을 보러 와서 객석에 계신데 큰일났다’며 이후의 앨범발표에 또다시 빨간불이 들어온 듯한 모습을 보여 객석의 웃음을 유발했다.

 

 다음은 정재원의 셋리스트.

 

1. View

2. 요즘 하루

3. 사랑한대

4. 다시

5. 골목길

6. The door (with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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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박지윤이 무대에 올랐다. 아직 한 곡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받은 모습을 보니 ‘아, 역시 박지윤은 박지윤이군’ 싶다. 짧은 멘트와 함께 첫 곡 <그대는 나무와 같아>를 열창한다. 방금 전까지 무대 중앙에서 노래를 부르던 정재원은 어느새 박지윤의 뒤편에 앉아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이날 박지윤은 앵콜곡을 포함하여 총 7곡을 불렀다. 공연 곡은 영화 ‘Her’의 OST였던 <The moon song>과 앵콜곡인 4집 수록곡 <환상>을 제외하면 7집 이후의 수록곡들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공연 곡들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씨에 알맞게 다소 감성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의 곡들로 채워졌다. <유후>, <미스터리> 등의 밝은 곡을 듣고 싶은 사리사욕이 들었으나, 비가 오는 만큼 자제하기로 했다.

6곡의 공연이 끝나고 세션과 함께 퇴장한 박지윤은 거듭되는 앵콜 요청에 못이기겠다는 듯 올라왔고, 정말 마지막 곡으로 <환상>을 열창했다.

 공연이 끝난 뒤 나가던 관객들은 박지윤의 친필싸인이 담긴 CD를 받는 작은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다음은 박지윤의 셋리스트

 

1. 그대는 나무 같아

2. 너에게 가는 길

3. The moon song

4. 사랑하지 않아

5. 나의 뇌 구조

6. 고백

7. 환상 - 앵콜

 

Q. 가수 활동은 1년만인데, 소감이 어떤지

박지윤(이하 ‘박’) : 굉장히 떨렸다. 그래도 멘트를 하면서 긴장이 좀 풀린 듯하다.

 

Q. 오픈런에 서는 소감이 어떤지, 오늘 비가 오는데 평소 비 오는 걸 좋아하나.

박 : 지난주 보다는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비는) 좋아한다. 비가 와서 그런지 분위기가 좀 더 있는 거 같아서 공연에 더욱 좋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번 공연에는 7, 8집에서 혼자 프로듀싱하며 만든 곡들이 많다. 어쿠스틱한 곡들이라 차분한 분위기로 비와 더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한다.

 

Q. 작년 공연 이후 굉장히 오랜만에 공연에 서는데, 공연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박 : 앞으로도 (공연을) 많이 하고 싶고, 지금 공연을 위한 곡들도 많이 쓰고 있다. 공연 위주의 활동을 많이 준비 중이기도 하다. 밴드 구성도 현재 생각 중이다. 다음 앨범에서는 이전에 7.8집에서와 동일하게 혼자 프로듀싱 했던 형태를 이어가고자 한다. 원래 내가 해왔던 음악으로 앨범을 꾸릴 예정이다.

 

Q. 앞서 말한 결정(혼자 프로듀싱하기)을 내리면서 윤종신 프로듀서와 갈등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 갈등은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박 : 그래서 1년이 걸렸다. 내 색깔을 내고 싶었고, 음악 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을 이어 나가려 했다. 물론 처음에는 갈등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응원을 많이 해주었다.

 

Q. 그렇다면, 앞으로 나올 앨범에는 본인의 음악관이 어느 정도 반영되나? 숫자로 표현한다면

박 : 음악관을 반영하는 정도는 셀프로 프로듀싱을 하고, 직접 쓴 곡이 담기기 때문에 거의 백 프로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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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앨범 작업을 함께 하고픈 뮤지션이 있나?

박 : 정재원 씨. (웃음) 이번에 음악 작업하면서 정재원 씨를 알게 되었다. 감성도 잘 맞는 것 같고 새로운 친구다. 그 외에는 글쎄. 미리 앞서서 계획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현재 생각해 본 것은 딱히 없다.

 

Q. 앞에서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말을 던졌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30대 여성의 이야기란 무엇인가.

박 :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잘 알지는 못하겠다. 앞서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담겠다고 이야기 한 것은 30대 여성의 전체를 대변하겠다는 말은 아니었다. 30대 박지윤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앞으로 앨범에서는 진지하게 나의 길을 돌아보고자 한다. 앞으로 더 길게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내 앞에 놓인 길들이 많다. 좋은 프로듀서를 만나 방송활동과 예능을 하는 길도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나가는 길도 있다. 현재로서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함께 음악 하는 친구들과 이 길을 꿋꿋이 걸어 나가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것이 나의 이야기를 대변할 것 같다.

돌아보면 또래 가수들이 많지는 않다. 어렸을 때 아이돌로 데뷔해서 직접 앨범도 만들어보고, 프로듀서를 만나 작업도 해보는 등 굉장히 다양한 길을 걸어 왔다. 사실 답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도 없기에 딱히 물어볼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좀 더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Q. 다음 정규앨범은 언제?

박 :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한다.

 

Q. 인디씬, 신인을 통틀어 눈 여겨 보시는 가수가 있다면?

박 : (아까도 말했지만) 재원씨. 적재다.

 

Q. 현재 새로 나오는 솔로 여가수들이 꽤 많다. 포스트 박지윤으로 한 명을 꼽는다면?

박 : 글쎄. 딱히 한 명을 꼽자니 잘 모르겠다. 오히려 반대 생각을 해 본다. 아이돌로 활동을 하다가 혼자 회사를 차려 두 장의 앨범을 내고, 프로듀서를 만나 소속사에 들어오며 굉장히 다양한 경험을 했다. 후배들이 각자의 길을 많이 고민을 할 때, ‘박지윤이라는 선배는 이러한 길도 걸었었지.’ 하면서 후에 돌이켜 보고 또 생각해주면 좋겠다.

 

Q. 어떻게 보면 현재 어린 아이돌 가수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의미인데,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박 : 어깨가 무거운 건 사실이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파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생각에서 해나가는 것이다.

 

Q. 혼자 프로듀싱 하는 것과 미스틱에 소속되어 있는 것. 어떻게 차이가 나나.

박 : 결과물이 나온 것도 아니고 아직 활동을 시작하지도 않아서 지금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에는 우선 혼자 할 때처럼 끝까지 다 작업해보겠다고 선언을 해놓은 상황이여서 음악적으로는 회사의 터치를 전혀 받고 있지 않다. 앨범을 내고 나서의 활동은 회사와 이야기를 해봐야 하지만. 혼자 진행한다면 이전과 조금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다.

 

Q. 회사는 하고 싶다 선언했을 때 반응이 어땠는지.

박 : 물론 그렇다. 처음부터 ‘해라’라는 대답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미스틱 자체가 음악적인 것과 그 외 방송활동이 구분이 참 잘되어 있다. 음악 이야기는 프로듀서들과 논의를 나누기 때문에, 종신오빠와 직접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종신오빠는 오히려 자기 음악을 잘 할 줄 아는 후배가 자기 음악을 하고 싶다면 잘 서포트 해주어야겠다면서 응원의 힘을 많이 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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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음악적인 롤모델이 있다면? 윤종신 씨인가?

박 : 음악적인 롤모델 보다는, 닮고 싶은 뮤지션이 맞을 것 같다. 조니 미첼이다. 그 연세에 들어서까지 자기 음악을 하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명반을 만들어 낸다. 아직도 그 음악을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있는 것이 멋지다. 나도 그 나이까지 무대에 설 수 있고, 또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뮤지션이 되고 싶다.

 

Q. 미스틱에 가게 된 지, 2년이다. 그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떤지.

박 : 항상 미스틱을 말할 때면 생애 20년 활동하면서 제일 좋은 회사라고 소개한다. 사람들이 너무 좋고, 아티스트가 음악을 한다고 할 때 서포트가 잘 되는 편이다. 만족스럽고 일도 많이 배운 것 같다. 혼자서 하다가 기획사에 들어오니 내가 해야 할 일이 별로 없더라.(웃음) 후배들을 가까이서 보며 느껴지는 것도 많다. 무엇보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니까 굉장히 편했다.

 

Q. 데뷔 후 대중 앞에 설 기회가 많았다. 앞으로는 어디서 대중을 만나고 싶나.

박 : 22년 간 활동을 해오기는 했지만 사실 공연을 많이 해보지는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단독 콘서트 식의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 소극장에서 장기공연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Q. 연예계 데뷔가 여연 21년차인데, 앞으로의 21년은 어떨 것 같나.

박 : 미래를 계획하고 사는 편은 아니어서 (웃음). 큰 이변이 있지 않는 한은 계속 앨범내고 공연하며 지내게 될 것 같다. 뻔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런 생활을 이어가는 것 역시 어려운 것 같다.

 

 

 

 

글 : 조용찬(lifeinagony@onair168.com)

홍혜원(hyewon021@onair168.com)

사진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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