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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페이지 : 스완쏭


 아르마니, 디오르, 샤넬등과 함께 20세기 패션의 거두로 꼽히는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는2002년에 파산을 맛본 바 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발렌티노 레이스’로 대표되는 클래식한 스타일을 고집했고, 이는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직결되었다. 하지만 파산 후 가라바니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비단 사업가로서의 실패뿐만이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로서 실추된 명예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가라바니는 경영진에게 디자이너로서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고 2년간의 준비를 시작한다. 그렇게 절치부심한 패션쇼에서 기존 제품에 모더니즘을 강조하여 찬사를 받게 된다. 자신의 명예를 회복한 가라바니는 4년뒤 ‘2008 s/s 쿠튀르 컬렉션’을 끝으로 은퇴하게되는데 이 마지막 패션쇼의 이름을 ‘Swansong’ 즉 백조의 노래로 명명했다.


 흔히들 말하는 ‘스완송’은 백조는 일생동안 울지 않다가 죽기전에 딱한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문학적 표현으로 설명한다. 때문에 아티스트들의 마지막 작품에 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데.1969년 12월31일 밤부터 1970년 1월 1일까지 미국 뉴욕의 필모어 이스트(Fillmore East) 공연 실황을 담은 지미 핸드릭스의 스완송 ‘Band Of Gypsys’ 나 제임스 딘을 닮은 외모와 수준급 연주 실력으로 인기를 끌었던 재즈 트럼펫 연주자이자 보컬리스트인 쳇 베이커의 `My Favorite songs`도 흔히들 스완송이라 칭한다. 지미핸드릭스는 27세의 나이로 요절했고, 쳇베이커는 1988년 5월 공연안 실황음반 `My Favorite songs`의 발매전 호텔15층에서 투신했다. (약물 중독에 의한 실족사라는 설도 있다.) 


 나는 이들처럼 요절하거나 내가 사는 원룸에서 투신 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매달 발행하는 채널168의 기사들을 본인의 스완송이라 생각하며 내놓는다.  최초에 인터뷰만으로 시작했던 본지가 나름의 형태를 갖추고 연재물과 필진들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 잠시나마 기쁘지만 내 생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내놓는다고 생각하며 결과물들을 깎아 내려가다보면 쌓이는 실망감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더 좋아질 것이다. 항상 좌절감을 바탕으로 매달 스완송을 내놓을 것이다. 그렇게해서 우리는 최초의 약속을이행하는데 조금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개인에 대한 실망감과 경외감이 공존하는 이 곳에서 우리는 매일같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싸운다.(응? 제이스?)


글 : 전민제(applause@onair16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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