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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마주치다 X 거리에서 마주치다>

-대학로 연극축제 D.fe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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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페스타(D. Festa)’의?D는 대학로의?‘D’를 뜻합니다.?여기에 페스티벌의 이탈리아식 표기인?‘Festa’를 결합하여

디페스타라는 이름을 지은 것인데,?

올 겨울이면 독자여러분의 댁으로 발송될 학과성적표 상의?‘D’와는 의미가 많이 다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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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용찬(lifeinagony@onair168.com)

김보람(rachelkim502@onair168.com)

편집 : 전민제(applause@onair16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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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Festa~>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수 많은 음악축제들이 10월의 가을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데, 계절이 바뀌어도 좀 더 재미있는 공연실황을 여러분께 전하고자 하는 채널168’의 노력은 브레이 크 없이 진행되고 있었으니···. 여기저기서 줄기차게 펼쳐진 락페스티벌에 싫증이 났을 여러분들을 위해, 오늘은 조금은 특별한 공연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뇌 를 쥐어짜는 고민 끝에 여러분께 전도하기로 결정한 문화공연은 927일에 시작되어 1020일까지 진 행되고 있는 대학로 디페스타이다.

?이번 디페스타는 마로니에 공원을 배경으로 6일간 펼쳐진 거리공연축제와, 104일부터 20일까지 혜화 역 인근에 위치한 시월소극장, 대학로극장, 드림씨어 터, 이랑씨어터 등을 무대로 펼쳐진 대학로 소극장 축 제로 나뉘어져서 열렸다. <거리에서 마주치다>의 취 재는 927일부터 펼쳐진 대학로 거리공연을 대상으 로 삼았으며, 디페스타에 관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 은 <무대에서 마주치다>를 담당한 김보람 기자에게 바통을 넘기며 과감히 생략하도록 하겠다. 결코 떠 넘기는게 아닙니다. 헤헤.

?공연에 참가한 아티스트들은 축제의 컨셉에 걸맞게 각양각색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광대, 판토마임, 자전거묘기, 아크로바틱, 저글링, 서커스, 외발자전거 묘기, 스태츄 마임, 줄타기, 요요퍼포먼스 등등···. 너무 많아서 다 열거하기도 힘들다. 어쨌든 이렇게 일일이 말하기도 힘든 다양한 퍼포먼스들을 브라질, 우크라이나, 일본, 미국 등에서 온 아티스트들이 관객 들을 위해 선보인다고 하니, 뭔가 구미가 당긴다. 그 나저나, ..브라질이라면 삼바 춤 추는 누님은 없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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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02 14:40 마로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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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 168?취재단이 디페스타에 참석하기 위해 마로니에 공원을 방문한 것은, 거리공연의 마지막 날인 102일이었다. 학업, 직무 등으로 모두가 바빴을 평일 낮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혜화역 2번 출구는 입구에서부터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역 밖으로 나가자 마로니에 공원 앞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인파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공원 내에서 확성기를 통해 들리는 공연 멘트를 듣고 호기심이 들어 멀리서나마 기웃거리는 소극적인 관객들이 아닐까 싶었는데, 어쨌든 인파를 헤치고 공원에 들어갔을 땐 줄타기 명인 권원태씨의 아슬아슬한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었다. 권원태씨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간이 공연장을 빙 둘러싼 관객들이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환호를 지르는 장면들은 굉장히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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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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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 공연이 끝나고 3시가 되자, 인터뷰를 하기로 약정이 되어있던 거리공연 아티스트들이 간이공연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무대는 미국에서 온 크라운 연기자 페피’. 여기서 크라운이란 말 그대로 광대 연기를 뜻하는데, 눈에 띄는 독특한 의상에 화장을 한 채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펼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혹은 웃음짓게 만드는 퍼포먼스를 의미한다.

?페피는 9살 때부터 마임을 해왔다는 소개에 걸맞게 수준급의 마임을 선보였는데, 특히 관객들의 반응을 유도하는 몸짓이나 참여를 유도하는 실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공연을 지켜보던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와, 장년층 남성관객을 무대로 끌고나와서 의복을 입히고 결혼식(!)을 치러준 것은 이날 공연의 백미였다. 페피는 공연이 끝난 이후 청한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쾌활한 모습으로 출연자 대기실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는데, 그러한 재미 외에 미국인다운(?) 유창한 영어솜씨로 본 기자와, 아울러 통역차 동참했던 스태프에게 까지 넘을 수 없는 언어의 장벽을 느끼게 해준 것은 보너스였다. 영어 실력따위···.

?다음으로 본 것은, 외발자전거 퍼포먼스를 펼치는 일본의 큐리하라 마이(이하 마이’)의 공연이었다. 마이는 외발자전거를 능수능란하게 타며 요요와 줄넘기는 물론 가벼운 춤을 소화했는데, 공연 중간에 크레용 팝의 빠빠빠를 틀고 자전거를 탄 채로 5기통 점프를 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점핑 예 점핑 예 에블바레~

?다음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아크로바틱 듀오, ‘Duo Abimanola’의 공연을 관람했다. 이전의 페피, 마이의 공연에서의 관객들의 반응이 재미’, 혹은 재미웃음이었다면 이번 아크로바틱 공연의 주안점은 감탄경이였다. 보통 사람들은 흉내도 내지 못할 듯한 유연하고 기하학적인 포즈들을 선보이며 주변 관객들의 셔터타임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는데, ‘체조와 곡예의 경계를 넘는 몸짓을 통해 몸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팜플릿의 설명이 꼭 들어맞는 듯 했다.

?이외에 씨가박스와 흡착머신 퍼포먼스, 줄타기 등의 서커스 공연을 펼친 일본의 다이스케, 뛰어난 표정연기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등장한 저글링 퍼포먼스의 퍼니스트, 능청스런 판토마임 연기로 웃음폭탄을 안겨준 일본의 고지마야 & 하또리 등이 훌륭한 공연으로 관객들이 마로니에 공원을 떠날 수 없게끔 시종일관 붙들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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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경 시작되었던 이날의 취재일정은 장장 5시간의 대혈투(?) 끝에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이날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혜화역 앞을 서성이다가 별다른 기대없이 공연을 지켜보게 된 관객이든, 문화적 소양을 쌓기 위해 계획적으로 들어왔던 관객이든, 공연이 끝날 때 쯤엔 모두가 한결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것이 크라운 페피의 우스꽝스러운 몸놀림을 보고 터진 파안대소인지, 혹은 필자처럼 어렸을 적 친구들과의 서커스 관람기억을 추억하고, 희구함으로써 피어난 웃음인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이날의 거리공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짧지만 강렬한 행복의 기억들을 안겨주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겠다.

?물론 행사진행의 디테일에 있어서 아쉬움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거리공연 일정의 정확한 계획 및 시간표기가 일정표에 정확히 적혀있지 않았기에, 당일 공연에 참가하는 아티스트가 누군지는 직접 문의를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있다. 또한, 야외공연장 바닥 블록의 정비 상태가 양호하지 못하여, 줄타기, 자전거묘기 등의 위험도가 높은 퍼포먼스를 펼치는 일부 공연자의 안전성이 보장될 수 없었고, 그로인해 공연의 질적인 수준이 저하될 우려가 있었다는 점이 있다.

?이러한 다소 아쉬운 옥의 티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거리공연축제가 그저그런 아쉬운 축제였다라는 것은 아니다. 우선 참여 아티스트들의 높은 공연 수준과, 매 공연마다 관객들을 무대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아티스트들의 의도들이 굉장히 돋보였으며, 마로니에 공원 곳곳에 비치되어 공연과 관계된 물음에 대해 친절히 답해주는 스태프들의 모습 역시 굉장히 바람직했다. 종합하면, 앞서 말한 옥의 티들이 다가올 ‘2014 디페스타 거리공연축제을 향한 타산지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디페스타와 거리공연 축제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공연이며, 몇몇 아쉬움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거리공연축제는 연인, 친구, 가족 등, 누구에게 추천해도 좋았을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결언이 길어졌는데, 요약하자면 거리공연은 매우 만족스러웠고, 개인적으로는 페피씨의 팬이 되기로 정했다. 어쨌든, 끝으로 취재를 허락해준 한국소극장협회 이하 디페스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여러분,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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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극단 '청춘'의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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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하면 연극’, ‘연극하면 대학로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학로에는 수많은 소극장들을 비롯한 문화 예술 기관들이 인접해 있으며, 거리 이곳저곳에 붙여진 연극 포스터들은 다양한 연극 소식들을 전해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대학로에 상업적이고 틀에 박힌 연극들이 판을 치게 되면서, 자생적이고 독창적인 연극 문화는 점점 빛을 잃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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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 축제 D.Festa는 이런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연 예술과 가까워지고, 더욱 더 독창적인 예술가들의 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된 D.Festa2001년부터 진행된 마토, 마일, 연극의 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2007년부터는 이름을 ‘D.Festa’로 변경해 지금 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으며, 지금은 명실상부한 대학로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D.Festa927일부터 시작되어, ‘소극장축제거리공연축제로 나뉘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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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공연에서는 지방 극단과 서울 극단의 공연을 비롯하여,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초청작들의 공연도 상영되었다. 그 중 개막식 당일 날 공연되었던 광주시 지정 예술단체 극단 청춘<비빔밥>을 대학로 시월 소극장에서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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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불법 이주가 행여나 들키게 될까봐 날마다 불안에 떨며 살아가는 갑수와 영순. 그들의 옆집에는 밤마다 부부싸움으로 소란을 피우는 것에 모자라, 남의 돈을 떼먹고 숨어 다니는 옆집 부부가 살고 있다. 게다가 이 옆집 여자는 술에 취한 채로 갑수의 집에 함부로 들어와 베란다를 넘어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겠다며 한바탕 소동을 피운다. 설상가상으로, 그 옆집 건너 옆집에는 시도 때도 없이 괴성을 지르는 소년 영만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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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각자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이곳. 다양한 특징을 가진 여러 가지 재료들이 한데 뒤엉키고 섞인, 마치 비빔밥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바로 연극<비빔밥>의 무대가 되는 영세민 아파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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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갑수와 영순은, 영세민 아파트에 불법으로 입주한 불법 입주자들이다. 이들에게 이 영세민 아파트는 3년 후에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게 될 장소이다. 그래서 이들은 가난하고, 시끄럽고, 탈 많은 주위 이웃들에게 전혀 무관심 한 채, 폐쇄적으로 살아간다. 그런데다가 이 아파트가 자리한 동네는 불량청소년들이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고,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흉흉한 범죄들이 자꾸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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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순은 이런 시끌벅적하고 어지러운 아파트를 지옥이라 칭한다. 그런데 자신들은 영세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 부부의 생활도 이 지옥과 별반 다를 것 없다. 이들은 조사관이 언제 들이닥칠지 몰라 늘 불안해하며, 그들이 가진 가구 중에 영세민 자격에 맞지 않는 가구들은 모조리 상자 안에 넣어 숨겨 놓고 살아간다. 또한 영순은 곧 출산을 앞두고 있지만, 갑수는 변변한 직장 하나 갖지 못한 무능력한 남편이다. 때문에 이들은 항상 적은 생활비에 쪼들리며 살아가고, 갑수는 여기에 더해 아내의 바가지 긁는 잔소리까지. 한마디로 지옥과 같은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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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갑수네 부부가 이웃들과 친해져야 할 계기가 생겨버린다. 불법 입주자들을 가려내기 위한 조사가 더욱 강화되면서, 이들이 불법 입주자가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다른 이웃들의 증언도 함께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갑수네 부부는 그제야 이웃들에게 급하게 떡을 돌린다. 갑수네 부부가 떡을 돌리는 장면은, 마치 지금 우리 사회에서 떡값으로 상징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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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 연극에서 우리네 삶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 것은 사실 떡값뿐만이 아니다. ‘언제 한번 이웃에 관심 가져본 적 있느냐는 이웃 미영의 한마디가 우리들의 마음 한 구석을 뜨끔하게 만들고, 한 때 노조를 만들어 자신의 이상과 열정을 펼치기도 했으나,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갑수의 모습은 우리들의 마음 한 구석을 시큰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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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5! 3575! 차 빼!”

?연극 <비빔밥>은 새벽의 정적을 깨는 이 클랙슨 소리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 갑수네 부부는 자신들의 단잠을 깨우는 이 소리에 온갖 불평과 투정을 늘어놓지만, ‘3575’의 주인은 바로 갑수네 부부이다. 이들은 밤마다 들리는 옆집 부부의 다툼 소리에는 민감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새벽마다 벌이는 다툼에는 무감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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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받는 피해에는 민감하면서도, 자신들이 주는 피해에 대해서는 무감한, 이들 부부의 이기심이 우리 안에도 내제되어 있지만, 혹시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빔밥으로 상징되는 이 아파트에 소속되기를 거부하면서도, 새벽마다 일어나 비빔밥을 먹어대는 갑수의 모습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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