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9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작은썸네일.jpg

아직스무살web.jpg  


박새별 씨 신곡 중 아직 스무 살이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노래가 좋다 나쁘다 가 아니라,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스무 살에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내가 좀 더 먹으면, 내 마음도 그만큼 더 자라 있을 거라는 그런 믿음. 서른 즈음이 되면 인생이 어떤 것인지도 어렴풋이는 알게 되고 세상살이 하는 법을 알게 될 줄 알았다.

 

스무 살 그 시절에서 벌써 8년이나 흘렀다.

그동안 나름대로 많은 일들을 겪었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하고 싶던 것들에 도전하고, 그리고 또 실패를 맛보기도 하고, 나를 한 발짝 한 발짝 씩 성장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믿었었다.

 

이제 스무 살 보다는 서른 살이 더 가까운 나이가 된지도 한참이다. 관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제 어디서 어리다라는 말을 듣기에는 조금 많아진 나이가 되어 버렸다. 지금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 내가 스무 살 시절에 가졌던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직도 내가 스무 살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내 친구들 얘기를 잠깐 해볼까 한다.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다들 철딱서니 없고 집에서 용돈이나 받아쓰는 한량 대학생 같던 친구 녀석들이 어느 사이엔가 다들 자기 자리를 찾아서 직장을 갖거나, 아니면 그럴 준비를 하고 있다. 자기 꿈을 실현시킨 녀석도 있고, 아니면 현실과 적당히 타협해서 또 그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서 잘들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을 만날 때 하는 이야기도 스무 살 그 시절과는 다른 좀 더 현실적인 주제로 바뀌었다. 그럴 때 마다 느낀다. 나는 아직도 스무 살 인체로 살고 있지만, 이 녀석들은 착실하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 다들 잘 하고 있구나.

그 친구들이 나에게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대답이 궁색해진다. 아직도 도전중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나는 아직 스무 살 그대론데, 현실이라는 차가운 벽은 코앞까지 다가와 있다. 그럴 때면 내가 지금까지 꿈꾸고 이루려 노력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고, 나는 현실을 왜면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는 아직 스무 살인데, 다들 나에게 차가운 현실을 들이민다. 내가 잘못된 걸까? 내가 철이 없어서 이런 걸까? 나도 이제는 포기하고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야 하는 걸까?

 

한참동안 그 생각에 빠져 지냈었지만, 결론은 아직도 못 찾았다.

결론을 내린다 해도, 그 결론이 옳은지 그른지 확인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내 마음속에 이런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은 좀 더 스무 살인 채로 남아 있고 싶다.

훗날 오늘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게, 어리석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럼 뭐 어떤가. 그 후회가 나를 성장시켜 그때엔 진짜 어른으로 만들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해본 사람이 있다면 꼭 박새별 씨 아직 스무 살을 들어보길 바란다. 노래도 좋은데, 마음속에 품고 있는 그 고민이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줘서 더 좋다


글 : 이시형(tigris0623@onair168.com)


  1. [채널168 소품집] 아직 스무살

    박새별 씨 신곡 중 ‘아직 스무 살’ 이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노래가 좋다 나쁘다 가 아니라,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스무 살에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내가 좀 더 먹으면, 내 마음도 그만큼 더 자라 있을 거라는 그...
    Date2013.07.12 By호솜 Views2971
    Read More
  2. [채널168 소품집] ep2 취미는 사랑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사랑이요’ 날씨가 살짝 더워진 6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홍대의 어느 라이브 카페에서 소개팅이라는 진부한 자리에서 만난 그녀는 내 얼빠진 질문에 황당한 대답을 내놓는 것으로 날 혼란에 빠뜨렸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
    Date2013.06.08 By호솜 Views4120
    Read More
  3. [채널168 소품집] 1020타고 간다.

    Date2013.05.14 By호솜 Views2916
    Read More
  4. [채널168 소품집]

    봄이 왔다. 아니 왔으면 좋겠다. 얼마 전, 예전에 좋아하던 음악들을 다시 듣다가 타루의 '봄이 왔다' 다시 들었다. '봄이 왔다~ 그녀가 왔다~' 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단순한 진행. 보컬의 목소리가 좋아서 일까? 단순한 곡임에도, 무더운 여름의 뜨거운 바 ...
    Date2013.08.10 By호솜 Views3004
    Read More
  5. [월요일은 편집장입니다] 아이돌의 크리스마스 쏭

    [월요일은 편집장입니다 - 아이돌의 크리스마스 쏭] 1. Fin.K.L - 'White'(1999) 99년 겨울 핑클이 발매한 2.5집. 본 앨범의 타이틀은 초겨울 분위기에 맞는 'To my prince' 였는데 후속곡으로 결정된 댄스곡 'White'가 훨씬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White'의...
    Date2014.12.24 By호솜 Views1063
    Read More
  6. [월요일은 편집장입니다] 메탈리카와 마리안느 페이스풀

    메탈리카의 'The memory remains' 중반 그리고 후반부에는 기괴하다고 해야할까 좀 특이한 코러스가 흘러 나온다. 중반부에서는 '랄랄라~'허밍. 후반부는 'say yes... at least say hello'라는 말을 동시에 읊조리기도 하는데 남자라 하기도 여자라하기도 애...
    Date2014.12.24 By호솜 Views1566
    Read More
  7. [악마의 로큰롤] 외면하고 싶은 지옥의 교차로 - Sonic Youth의 <Death Valley>

    <악마의 로큰롤> 코너에 대해 롤링스톤 지는 언젠가 미니스트리의 음악을 평하면서 ‘순수한 악은 언제나 로큰롤의 영원한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신과 악마를 분리시켜 놓은 기독교 문화 기반의 사회에서 반(反)문화, 혹은 대안 문화로 등장하는 것들에 ...
    Date2013.02.28 By호솜 Views41620
    Read More
  8. [악마의 로큰롤] 악한 가브리엘과 의로운 루시퍼가 보여주는 선악의 아이러니 -Sufjan Stevens의 <John Wayne Gacy Jr.>와 Marilyn Manson의 <Get your Gunn>

    악한 가브리엘과 의로운 루시퍼가 보여주는 선악의 아이러니 -Sufjan Stevens의 <John Wayne Gacy Jr.>와 Marilyn Manson의 <Get your Gunn>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서프잔 스티븐스의 <John Wayne Gacy Jr.>는 어느 누가 들어도 ‘얌...
    Date2013.04.11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24457
    Read More
  9. [악마의 로큰롤] 서부 마녀와 동부 마녀의 상이한 예술 개론 - 코트니 러브와 라나 델 레이

    서부 마녀와 동부 마녀의 상이한 예술 개론 -코트니 러브와 라나 델 레이 -by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내 인생은 겨울이었어/길에서 만난 남자들과 함께 한 시간만이 유일한 여름이었지/빠르게 살고 젊게 죽고 거칠게 살며 즐기는 것/난 ...
    Date2013.05.15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6129
    Read More
  10. [대중문화의 들] 조용필 최고의 명반, 7집 '여행을 떠나요, 미지의 세계'에 관하여

    ? 조용필 7집?여행을 떠나요 다시 평론하기 ? 7집 전까지 조용필은 '고고 트롯트'라는 새로운 형식을 빌려 록 음악과 성인가요 사이에서 여러가지 고심을?해왔다. 물론 [고추잠자리]같은 곡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곡들은 성인가요, 트롯트처럼 들리는 곡들이...
    Date2013.11.15 ByGT Views5162
    Read More
  11. [대중문화의 들] 장필순 7집, 장필순 드림팀이 만드는 압도적인 감동

    장필순 7집 장필순 드림팀이 만드는 압도적인 감동 5집 '너의 외로움이 나를 부를때'가 하나음악의 포크적 맥락을 심화시킨 작품이었다면, 6집은 실험적 사운드로 무장하여 조동진과 장필순이 더이상 포크나 발라드에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그로부터 탈주한 ...
    Date2013.09.15 By헤워 Views11916
    Read More
  12. [대중문화의 들] 이소라 8집 - 이소라8 평론/리뷰 (타이틀곡 '난 별')

    이소라 8집?리뷰/평론 개러지 록 리바이벌(Garage Rock Revival)의 선봉장으로 돌아온 이소라 Best ? ? 같은 록이지만 훨씬 더 짙은 장르성을 들고 나타났다. 이소라의 8집이다. 분명히 해둬야 할 것은, 이 음반을 두고 '깜짝 록 음반'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분...
    Date2014.05.30 ByGT Views2236
    Read More
  13. [대중문화의 들] 응답하라 1994, 그리고 시대를 앞섰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추억하며

    응답하라 1994와 90년대 서태지를 돌아보며 ? ? ? 뛰어난 대중예술은 다양한 형태로 리바이벌되고 추억된다. H.O.T 시대를 그렸던 '응답하라 1997'의 흥행 이후 발표되는 새 시즌?'응답하라 1994'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대를 그린다. H.O.T 음악이야 단순히 추...
    Date2013.12.16 ByGT Views4586
    Read More
  14. [대중문화의 들] 요즘 들어도 쇼킹한 윤시내 '공연히' (1978 서울국제가요제 실황)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윤시내 공연히 보컬 베이스 브라스 3개 요소의 완벽한 대위 ? ?굳이 한국대중음악사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음악을?찾아듣지 않는다면 요즘 시대에 윤시내를 다시 들을 일은 거의 없어보인다. 그...
    Date2014.04.14 ByGT Views2101
    Read More
  15. [대중문화의 들] 끈적한 원초적 로큰롤을 부르는 오! 부라더스

    스탠더드와 록이 만났던 그 시절의 끈적한 스텝 원초적 로큰롤 그리고 트위스트 그룹싸운드 오! 브라더스? 경쾌한 음악색을 가진 밴드는 홍대에 아주 많다. 오늘 저녁에도 홍대 거리에는 숱한 밴드들이 기타를 들고 빈티...
    Date2013.08.12 By호솜 Views3178
    Read More
  16. [대중문화의 들] 김광석, 최고는 아니지만 가장 가깝게 있었던 포크 록 아티스트

    김광석은 우리나라의 정서에 가장 부합했던 아티스트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을까. 여기, 한국 사람들의 취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몇해 전,?Damien Rice라는 인디펜던트 포크록 아티스트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적이 있었다. 라디오만 틀면?[Blower's...
    Date2014.03.14 ByGT Views2812
    Read More
  17. [눈시칼럼] 전열보병 - 그들은 왜 그렇게 싸워야 했을까.

    “프랑스 근위 연대의 신사들이여, 먼저 사격하시오.” “말씀은 고맙지만 우리는 먼저 사격하지 않겠소. 그쪽이 먼저 사격하시오.” 1745년 5월 퐁트누아 전투에서 프랑스군과 영국군 사이에 있었던 일이다. 대화만 봐도 황당하다. 선공을 적에게 양보하는 이해...
    Date2014.12.31 By호솜 Views1444
    Read More
  18. [눈시칼럼] 재평가라는 이름의 역사왜곡

    위인의 민낯을 재조명한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일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승자를 위한 왜곡은 있기 마련이고 그걸 밝혀내면서 그 때의 진실에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다. 그렇게 업적에 가려진 실책이나 피해자들을 찾아낼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
    Date2013.08.11 By호솜 Views2734
    Read More
  19. [눈시칼럼] 유감동 스캔들

    세종 9년(1427), 사헌부에 음부(淫婦) 하나를 붙잡혀온다. 세종은 그가 누구며 무슨 짓을 저질렀으며 원래 남편은 누군지, 같이 논 남자는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간부(奸夫)는 이승·황치신·전수생·김여달·이돈 등과 같은 사람이고, 기타의 몰래 간통한 사람...
    Date2014.05.26 By호솜 Views1684
    Read More
  20. No Image

    [눈시칼럼] 원균 옹호론

    "적변이 발생했던 초기에 원균이 이순신에게 구원해 주기를 청했던 것이지 이순신이 자진해서 간 것이 아니었다. 왜적을 토벌할 적에 원균이 죽기로 결심하고서 매양 선봉이 되어 먼저 올라가 용맹을 떨쳤다. 승전하고 노획한 공이 이순신과 같았는데, 그 노획...
    Date2014.04.16 By호솜 Views180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 7 Next
/ 7

로그인 정보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