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
조회 수 65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신해철과건반미학 

? ?

? ? 

잭 화이트의 노래는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You Don't Understand Me](The Raconteurs)이다. 잭 화이트의 노래 중에서 짜릿한 순간들은 대부분 강렬한 기타 드라이브가 연출해내고 있지만, [You Don't Understand Me]만큼은 건반이 전방위에 놓여있다. 경쾌한 스텝의 건반 연주는 시니컬하게 느껴지는 노래 전반의 분위기와 상충하면서 독특한 무드를 만들어낸다. 아주 테크니컬하거나 색다른 건반 연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들으면 들을수록 그 균형미와 절제된 사운드에 흠뻑 취하는 느낌이다.?????????? 

? 

? 

유명한 팝 일화 하나 더, 밥 딜런의 'Hig??hway 61 Revisited'에 수록된 명곡 [Like A Rolling Stone]는 들으면 들을수록 기타연주보다는 오르간 연주가 훨씬 매력적으로 들려오는 곡이다. 이 곡의 오르간은 알 쿠퍼가 쳤는데, 녹음 당일까지도 알 쿠퍼는 자신이 기타를 연주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오르간 연주 경력이 전혀 없었던 기타리스트 쿠퍼는 그 자리에서 오르간을 그대로 연주했고, [Like A Rolling Stone]의 빛나는 오르간 연주는 그렇게 즉흥적으로 탄생했다. 

? 

 

록(rock)음악에서 의외의 순간들은 기타보다는 건반이 만들 때가 많다. 흔히들 기타를 통해 대중음악을 읽고자 하는 시도가 많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면서 순간순간에 빛나는 조연으로 등장하는 것이 건반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 이후 건반을 활용한 음악에 치중해왔다. 클래시컬한 음악을 원했던 김동률이 있었고, 그런 김동률을 발굴한 신해철이 있었다. 신해철은 웅장한 록에서부터 서정적인 발라드까지 건반 활용에 능수능란했던 아티스트가 아니었나 싶다. 

? 

? 신해철_1집.jpg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의 웅장한 건반 도입부는, 우리나라 '건반史' 중 가장 창의적이고도 멋드러진 연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웅장하면서도 무겁지 않고 위트가 있는 연주였다. 그 이후 신해철의 독집 앨범에서 보여준 촉촉한 감수성은 90년대 발라드씬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 물론 무한궤도에서 나온 정석원 역시 015B를 만들어 발라드 음악에 천착했으니, 신해철과 함께 90년대를 양분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2000년대 댄스 음악의 범람과 함께 신디사이저 건반은 과도하게 변형된 디스코튠 사운드로서 연주되었을 뿐 사실상 건반으로서의 정체성은 잃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한국 음악의 정체성은 건반에 있었고,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이를 계승하려는 움직임은 다시 일었다. 세월이 지나도 한국 대중들은 여전히 거친 일렉 기타보다는,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경쾌한 건반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 

 

 

주류 음악계에서는 윤하가 건반을 들고 나와 노래했다. 윤하의 음악은 발라드부터 경쾌한 팝 록까지 다양한데, 이 모든 음악에 건반을 사용하면서 통일성을 부여하는 데에 성공했다. 윤하는 자신의 음악을 '피아노록'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을 붙여 차별화를 꾀했지만, 사실은 이미 90년대 음악에 '피아노록'의 정체성이 숨쉬고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윤종신 등 많은 90년대 가수들이 윤하를 가능성 높은 후배 가수로 인정한 것은 이러한 한국 음악의 정서를 윤하가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윤하_피아노.jpg

? 


 

피아노 치는 윤하의 모습

메이트_1집.jpg

 

밴드 메이트의 1집

 

 

비주류 음악계에서는 메이트(Mate)가 눈에 띈다. [난 너를 사랑해]로 일약 인디 스타로 떠오른 메이트의 음악은 대부분 건반 컴핑으로 이루어져있다. 건반을 중심으로 짜여진 밴드가 미카(Mika)와 같이 대부분 팝적인 감성에 치우치곤 하는 반면, 메이트는 살랑거리지 않도록 무게중심을 잘 잡았다. 1집에서는 건반으로 연출할 수 있는 서정적이고도 극적인 순간들을 명료하게 담아냈다. 특히 [난 너를 사랑해]는 후반부 사비에서 몰아치는 듯한 건반의 거친 연주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곡이다.  

 

- 네이버 블로그 '대중문화의 들' (채널168 협력 블로그)

 


  1. [HStereo의 음악칼럼]개코의 솔로, 정말 될 대로 되라고 해라고 말한다

    다이나믹 듀오로 활동을 한것도 무려 9년이 지났다. 2004년도 1집 [Taxi Driver]를 내며 셋보단 둘을 외치게 된 개코와 최자. 사실 필자는 CB MASS시절부터 이들을 참 좋아했던것 같다. 커빈이 뻘짓만 안했어도 CB MASS라는 이름으로 계속 갔을지는 의문이지...
    Date2013.02.28 By호솜 Views4541
    Read More
  2. [악마의 로큰롤] 외면하고 싶은 지옥의 교차로 - Sonic Youth의 <Death Valley>

    <악마의 로큰롤> 코너에 대해 롤링스톤 지는 언젠가 미니스트리의 음악을 평하면서 ‘순수한 악은 언제나 로큰롤의 영원한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신과 악마를 분리시켜 놓은 기독교 문화 기반의 사회에서 반(反)문화, 혹은 대안 문화로 등장하는 것들에 ...
    Date2013.02.28 By호솜 Views41619
    Read More
  3.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 2화 악마 서태지 vs 기독교 신앙 (슬픈아픔)

    <1부 2화 악마 서태지 vs 기독교 신앙> 2000년 서태지가 컴백한 후, 두 집단에서 그에 대한 증오와 경계를 표출했습니다. 한 꼭지는 인디신에서의 반응이었고, 다른 하나는 보수적 기독교에서의 반응이었습니다. 이번화에서 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후자에 ...
    Date2013.03.05 By두괴즐 Views4507
    Read More
  4. [overover난후] 마음이 쓸쓸할 때, 쓸쓸해지고 싶을 때 롤러코스터,김동률

    마음이 쓸쓸할 때, 쓸쓸해지고 싶을 때 - 롤러코스터, 김동률 *원작자 두가지 리뷰를 위 주제로 묶은 칼럼입니다. 롤러코스터가 만드는 도시의 슬픔 롤러코스터의 음악은, '비(悲)감의 도시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자미로콰이에서 이식한 세련된 사운드...
    Date2013.03.14 By호솜 Views16676
    Read More
  5.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1화 : 서태지와의 만남

    <1부 1화 서태지와의 만남> 서태지는 1996년 은퇴를 선언한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사이 서태지는 이지아와 결혼 및 이혼을 했습니다) 2000년 8월 11일 본격 컴백을 합니다(1998년 5집이 발매 되었었지만, 활동은 전무...
    Date2013.03.14 By호솜 Views3039
    Read More
  6. [악마의 로큰롤] 악한 가브리엘과 의로운 루시퍼가 보여주는 선악의 아이러니 -Sufjan Stevens의 <John Wayne Gacy Jr.>와 Marilyn Manson의 <Get your Gunn>

    악한 가브리엘과 의로운 루시퍼가 보여주는 선악의 아이러니 -Sufjan Stevens의 <John Wayne Gacy Jr.>와 Marilyn Manson의 <Get your Gunn>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서프잔 스티븐스의 <John Wayne Gacy Jr.>는 어느 누가 들어도 ‘얌...
    Date2013.04.11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24457
    Read More
  7. [HStereo의 음악칼럼]ULTRA KOREA 2013(울트라코리아) 특집 (2) 세계 DJ랭킹 1위, 아민 반 뷰렌(ARMIN VAN BUUREN)

    ?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울트라코리아 2013 특집 칼럼. 1편에서는 작년 UMF KOREA?2012에 대한 후기였다면(1편은 블로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2편부터는 울트라코리아(ULTRA KOREA 2013)에 나오는 아티스트들의 소개와 대표곡들을 알아보며 울트라 ...
    Date2013.04.11 ByDJ Views213654
    Read More
  8. [overover] 대한민국의 R&B 가수 '40'

    대한민국의 R&B 가수 '40' ?지난번에 이어 가수 40를 다시 만났다. 대형기획사를 나와 세간에 주목을 받은 가수 40는, 이번에는 아예 직접 독립 레이블을 차렸다. '듣는 편지'라는 신곡도 발표했다. 00년대의 소프트한 알앤비를 제대로 녹여냈다는 평을 ...
    Date2013.04.11 ByGT Views3800
    Read More
  9. [까만자전거] Madonna - Like A Virgin

    Madonna - Like A Virgin 마돈나 (Madonna) : 1958년 8월 16일 미국 미시간(Michigan) 주 베이시티(Bay City) 출생 갈래 : 팝 록(Pop/Rock), 댄스 팝(Dance Pop), 어덜트 컨템퍼러리(Adult Contemporary)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madonna.com/ 노래 감상...
    Date2013.04.15 By Views8065
    Read More
  10.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 3화 소떼 속의 <필승>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 서태지, 3화: 소떼 속의 <필승> 다들 수학여행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많은 경우 이 여행에서 처음 술을 접하거나 혹은 선생님이 손수 건네는 술을 먹어보기 때문에, 술에 대한 기억으로 수학여행을 회상하곤 합니다. 하지만...
    Date2013.04.30 By두괴즐 Views2967
    Read More
  11. [HStereo의 음악칼럼] 대한민국 일렉씬은 헤비버블이 책임진다

    ? ?대한민국 일렉트로니카의 부흥을 위해 신호탄을 끊었다고 본다. 마치 과거의, 한국의 힙합 1세대들이 힙합의 붐을 일으키며 선전했던것처럼, 대한민국은 요즘 "일렉트로니카"를 중심으로 한 문화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곧 있을 "부...
    Date2013.05.08 ByDJ Views3935
    Read More
  12. [까만자전거] 헤비메탈, 그 악마적 유혹의 시작 Black Sabbath

    [까만자전거] 헤비메탈, 그 악마적 유혹의 시작 Black Sabbath 헤비메탈 음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악마'라는 이름과 관련된 것들이다. 1970년대 초반 부터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헤비메탈 음악은 1990년대를 거치면서 북유럽 출신의 ...
    Date2013.05.11 By Views6777
    Read More
  13. [채널168 소품집] 1020타고 간다.

    Date2013.05.14 By호솜 Views2916
    Read More
  14. [악마의 로큰롤] 서부 마녀와 동부 마녀의 상이한 예술 개론 - 코트니 러브와 라나 델 레이

    서부 마녀와 동부 마녀의 상이한 예술 개론 -코트니 러브와 라나 델 레이 -by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내 인생은 겨울이었어/길에서 만난 남자들과 함께 한 시간만이 유일한 여름이었지/빠르게 살고 젊게 죽고 거칠게 살며 즐기는 것/난 ...
    Date2013.05.15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6129
    Read More
  15.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4화 의심의 시작 <교실이데아>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4화 의심의 시작 <교실이데아>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애 보다 더. 하나씩 머릴 밟고 올라서도록해 좀 더 비싼 네가 될 수가 있어."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졸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왜 바...
    Date2013.06.04 By두괴즐 Views2878
    Read More
  16. [까만자전거] 무디 블루스! 프로그레시브 록의 신세계를 열다.

    [까만자전거] 무디 블루스! 프로그레시브 록의 신세계를 열다. 음악 감상과 음반 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늘 새로운 음반을 찾아 헤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반에 대한 소장 욕구에 비해 한정되어 있는 가벼운 주머니 사정은 늘 ...
    Date2013.06.06 By Views19497
    Read More
  17. [채널168 소품집] ep2 취미는 사랑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사랑이요’ 날씨가 살짝 더워진 6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홍대의 어느 라이브 카페에서 소개팅이라는 진부한 자리에서 만난 그녀는 내 얼빠진 질문에 황당한 대답을 내놓는 것으로 날 혼란에 빠뜨렸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
    Date2013.06.08 By호솜 Views4120
    Read More
  18. 한국 건반 음악의 계보, 신해철부터 윤하, 메이트까지

    신해철과건반미학 ? ? ? ? 잭 화이트의 노래는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You Don't Understand Me](The Raconteurs)이다. 잭 화이트의 노래 중에서 짜릿한 순간들은 대부분 강렬한 기타 드라이브가 연출해내고 있지만, [...
    Date2013.06.09 ByGT Views6534
    Read More
  19. [HStereo의 음악칼럼] 유투브 스타 카브리엘 애플린의 첫 정규앨범, english rain

    [HStereo의 음악칼럼] 유투브 스타 카브리엘 애플린의 첫 정규앨범, english rain 음악시장은 이미 유통구조가 변화된 시장이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기타리스트 정성하도,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도, 아메리칸 아이돌의 우승자 켈리 클락슨도, 유투브 ...
    Date2013.06.10 By호솜 Views23847
    Read More
  20. [eerie - 악마의 로큰롤] 서태지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서태지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by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피가 모자라. 배고파. 피를 안 주면 재미없을 거야.” 1994년, 서태지와 아이들(이하 서태지)의 3집 수록곡인 ‘교실 이데아’를 거꾸로 들으면 위와 같은 말이 나온다는 괴담이 전...
    Date2013.06.13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570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 7 Next
/ 7

로그인 정보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