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
조회 수 66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신해철과건반미학 

? ?

? ? 

잭 화이트의 노래는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You Don't Understand Me](The Raconteurs)이다. 잭 화이트의 노래 중에서 짜릿한 순간들은 대부분 강렬한 기타 드라이브가 연출해내고 있지만, [You Don't Understand Me]만큼은 건반이 전방위에 놓여있다. 경쾌한 스텝의 건반 연주는 시니컬하게 느껴지는 노래 전반의 분위기와 상충하면서 독특한 무드를 만들어낸다. 아주 테크니컬하거나 색다른 건반 연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들으면 들을수록 그 균형미와 절제된 사운드에 흠뻑 취하는 느낌이다.?????????? 

? 

? 

유명한 팝 일화 하나 더, 밥 딜런의 'Hig??hway 61 Revisited'에 수록된 명곡 [Like A Rolling Stone]는 들으면 들을수록 기타연주보다는 오르간 연주가 훨씬 매력적으로 들려오는 곡이다. 이 곡의 오르간은 알 쿠퍼가 쳤는데, 녹음 당일까지도 알 쿠퍼는 자신이 기타를 연주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오르간 연주 경력이 전혀 없었던 기타리스트 쿠퍼는 그 자리에서 오르간을 그대로 연주했고, [Like A Rolling Stone]의 빛나는 오르간 연주는 그렇게 즉흥적으로 탄생했다. 

? 

 

록(rock)음악에서 의외의 순간들은 기타보다는 건반이 만들 때가 많다. 흔히들 기타를 통해 대중음악을 읽고자 하는 시도가 많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면서 순간순간에 빛나는 조연으로 등장하는 것이 건반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 이후 건반을 활용한 음악에 치중해왔다. 클래시컬한 음악을 원했던 김동률이 있었고, 그런 김동률을 발굴한 신해철이 있었다. 신해철은 웅장한 록에서부터 서정적인 발라드까지 건반 활용에 능수능란했던 아티스트가 아니었나 싶다. 

? 

? 신해철_1집.jpg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의 웅장한 건반 도입부는, 우리나라 '건반史' 중 가장 창의적이고도 멋드러진 연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웅장하면서도 무겁지 않고 위트가 있는 연주였다. 그 이후 신해철의 독집 앨범에서 보여준 촉촉한 감수성은 90년대 발라드씬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 물론 무한궤도에서 나온 정석원 역시 015B를 만들어 발라드 음악에 천착했으니, 신해철과 함께 90년대를 양분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2000년대 댄스 음악의 범람과 함께 신디사이저 건반은 과도하게 변형된 디스코튠 사운드로서 연주되었을 뿐 사실상 건반으로서의 정체성은 잃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한국 음악의 정체성은 건반에 있었고,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이를 계승하려는 움직임은 다시 일었다. 세월이 지나도 한국 대중들은 여전히 거친 일렉 기타보다는,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경쾌한 건반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 

 

 

주류 음악계에서는 윤하가 건반을 들고 나와 노래했다. 윤하의 음악은 발라드부터 경쾌한 팝 록까지 다양한데, 이 모든 음악에 건반을 사용하면서 통일성을 부여하는 데에 성공했다. 윤하는 자신의 음악을 '피아노록'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을 붙여 차별화를 꾀했지만, 사실은 이미 90년대 음악에 '피아노록'의 정체성이 숨쉬고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윤종신 등 많은 90년대 가수들이 윤하를 가능성 높은 후배 가수로 인정한 것은 이러한 한국 음악의 정서를 윤하가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윤하_피아노.jpg

? 


 

피아노 치는 윤하의 모습

메이트_1집.jpg

 

밴드 메이트의 1집

 

 

비주류 음악계에서는 메이트(Mate)가 눈에 띈다. [난 너를 사랑해]로 일약 인디 스타로 떠오른 메이트의 음악은 대부분 건반 컴핑으로 이루어져있다. 건반을 중심으로 짜여진 밴드가 미카(Mika)와 같이 대부분 팝적인 감성에 치우치곤 하는 반면, 메이트는 살랑거리지 않도록 무게중심을 잘 잡았다. 1집에서는 건반으로 연출할 수 있는 서정적이고도 극적인 순간들을 명료하게 담아냈다. 특히 [난 너를 사랑해]는 후반부 사비에서 몰아치는 듯한 건반의 거친 연주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곡이다.  

 

- 네이버 블로그 '대중문화의 들' (채널168 협력 블로그)

 


  1. [대중문화의 들] 장필순 7집, 장필순 드림팀이 만드는 압도적인 감동

  2. [눈시 칼럼] 정기룡

  3. [한 귀에 반한] 1화: Daft Punk - Get Lucky (Feat. Pharrell Williams)

  4. [Floyd의 음악이야기] 언더그라운드 뮤직 연재-3 클럽 문화와 인디

  5. [대중문화의 들] 끈적한 원초적 로큰롤을 부르는 오! 부라더스

  6. [눈시칼럼] 재평가라는 이름의 역사왜곡

  7. [EERIE의 악마의 로큰롤] 뛰는 악마 위에 나는 악마

  8. [채널168 소품집]

  9. [Floyd의 음악이야기] 언더그라운드 뮤직 연재 - 2 언더그라운드 문화와 인디(Indie)

  10. [까만자전거] 비틀즈의 부활로 의심받았던 캐나다의 클라투

  11.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6화 폭로와 냉소 <대경성>

  12. [EERIE 의 악마의 로큰롤] 악마적 경험의 다양성 - Black Sabbath의 악마주의와 Burzum의 악마주의

  13. [Floyd의 음악이야기] 언더그라운드 뮤직 연재 - 1990년대 언더 = 인디

  14. [채널168 소품집] 아직 스무살

  15. [까만자전거] 록 음악의 흐름을 바꾼 비틀즈의 음반 한장

  16. 한국 인디, 포크 가수는 많은데 포크의 다양한 모습은 없다.

  17.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5화 환상과 현실 <환상 속의 그대>

  18. [eerie - 악마의 로큰롤] 서태지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19. [HStereo의 음악칼럼] 유투브 스타 카브리엘 애플린의 첫 정규앨범, english rain

  20. 한국 건반 음악의 계보, 신해철부터 윤하, 메이트까지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 7 Next
/ 7

로그인 정보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