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0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 서태지, 3화: 소떼 속의 <필승>



다들 수학여행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많은 경우 이 여행에서 처음 술을 접하거나 혹은 선생님이 손수 건네는 술을 먹어보기 때문에, 술에 대한 기억으로 수학여행을 회상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의 고2 때 친구들은 조금 색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지요.


우리는 둘러앉아 선생님이 건네는 술잔들을 마셔갔습니다. 과하지는 않지만 서툰 잔들을 비우고 있던 우리에게 선생님이 외쳤습니다. “노래, 노래를 듣자. 1번!” 세상에, 현실감을 잃으신 선생님은 광대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1번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번호는 도미노처럼 넘어갔고, 우리는 전원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1년은 브라운아이즈(Brown Eyes)라는 걸출한 R&B 뮤지션이 출몰한 해이기도 해서 그런지 친구들은 소를 몰고 오기 시작했습니다.


6-100804_105-2_cychang2.jpg



1번이 부른 소, 2번이 부른 소, 3번이 부른 소, 4번이 부른 소, 5번이 부른 소, 6번도 부른 소, 7번이 부를 소·······

소들은 점점 우리들 사이사이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우리들의 잔을 찾기도 어려울 만큼 소들은 떼를 이루었습니다. 가끔 소가 아닌 다른 동물을 부르기도 했는데, 그래봤자 염소거나 잘해봐야 양이었습니다. 저는 우리가 이제는 수능의 최전방인 고3에 투입되는데 이렇게 소들만 불러서는 곤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점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심각한 고뇌에 빠졌습니다.


원래 부르려고 했던 <붕붕붕> 그러니깐 “붕붕붕~ 아주 작은 자동차, 꼬마 자동차가 나간다. 붕붕붕~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자동차”는 불러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소들로 가득한 방에서 ‘붕붕이’는 이리저리 밟히기 십상이었기 때문이지요. <붕붕붕>은 저의 오랜 18번이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꽃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온갖 소들이 우글대는 사이로 손을 뻗던 친구, 저는 그의 떨리는 손끝에 있던 숟가락을 힘겹게 건네받았습니다. 그리고,

사냥이 시작되었습니다.




난 버림받았어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보 기좋게 차인것 같아?

빌어먹을 내 가슴속엔 아직 네가 살아있어?


정말 난 바보였어 몰랐었어 나를 사랑한다 생각했어?

내 마음도 널 사랑했기에 내가 가진 전 부를 줘버렸어?

넌 왔다갔어 이런 날벼락이 이 세상에 혼자 남은듯한?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그리고 자꾸 깊은 곳으로 떨어져?


아무도 모르게 내속에서 살고있는 널 죽일꺼야?

내인생 내길을 망쳐버린 네 모습을 없애놓을꺼야?


그렇게 사랑스럽던 네가 나에겐 눈물을 보일 기회도 주지 않았었지?

아무일도 난 잡히지 않았고 왜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나?

허우적대고 있었지 내 생활은 칙칙하게 됐어?

앞뒤가 맞지가 않잖아 나는 이를 악물고 오히려 잘됐어?


아무도 모르게 내속에서 살고있는 널 죽일꺼야?

내인생 내길을 망쳐버린 네 모습을 없애놓을꺼야?

아무도 모르게 아무도 모르게 설레였던 나의 마음을?

아름답던 기억들을 없애놓을꺼야 밤새우며 그리워한 많은 날들을?

미치도록 사랑스런 너의 모습을 손해를 봤어 잘못봤어




  1. [채널168 소품집] ep2 취미는 사랑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사랑이요’ 날씨가 살짝 더워진 6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홍대의 어느 라이브 카페에서 소개팅이라는 진부한 자리에서 만난 그녀는 내 얼빠진 질문에 황당한 대답을 내놓는 것으로 날 혼란에 빠뜨렸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
    Date2013.06.08 By호솜 Views4182
    Read More
  2. [까만자전거] 무디 블루스! 프로그레시브 록의 신세계를 열다.

    [까만자전거] 무디 블루스! 프로그레시브 록의 신세계를 열다. 음악 감상과 음반 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늘 새로운 음반을 찾아 헤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반에 대한 소장 욕구에 비해 한정되어 있는 가벼운 주머니 사정은 늘 ...
    Date2013.06.06 By Views19642
    Read More
  3.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4화 의심의 시작 <교실이데아>

    [두괴즐의 빠돌이즘] 서태지 편: 4화 의심의 시작 <교실이데아>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애 보다 더. 하나씩 머릴 밟고 올라서도록해 좀 더 비싼 네가 될 수가 있어."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졸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왜 바...
    Date2013.06.04 By두괴즐 Views2961
    Read More
  4. [악마의 로큰롤] 서부 마녀와 동부 마녀의 상이한 예술 개론 - 코트니 러브와 라나 델 레이

    서부 마녀와 동부 마녀의 상이한 예술 개론 -코트니 러브와 라나 델 레이 -by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내 인생은 겨울이었어/길에서 만난 남자들과 함께 한 시간만이 유일한 여름이었지/빠르게 살고 젊게 죽고 거칠게 살며 즐기는 것/난 ...
    Date2013.05.15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6212
    Read More
  5. [채널168 소품집] 1020타고 간다.

    Date2013.05.14 By호솜 Views3004
    Read More
  6. [까만자전거] 헤비메탈, 그 악마적 유혹의 시작 Black Sabbath

    [까만자전거] 헤비메탈, 그 악마적 유혹의 시작 Black Sabbath 헤비메탈 음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악마'라는 이름과 관련된 것들이다. 1970년대 초반 부터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헤비메탈 음악은 1990년대를 거치면서 북유럽 출신의 ...
    Date2013.05.11 By Views6897
    Read More
  7. [HStereo의 음악칼럼] 대한민국 일렉씬은 헤비버블이 책임진다

    ? ?대한민국 일렉트로니카의 부흥을 위해 신호탄을 끊었다고 본다. 마치 과거의, 한국의 힙합 1세대들이 힙합의 붐을 일으키며 선전했던것처럼, 대한민국은 요즘 "일렉트로니카"를 중심으로 한 문화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곧 있을 "부...
    Date2013.05.08 ByDJ Views4054
    Read More
  8.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 3화 소떼 속의 <필승>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 서태지, 3화: 소떼 속의 <필승> 다들 수학여행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많은 경우 이 여행에서 처음 술을 접하거나 혹은 선생님이 손수 건네는 술을 먹어보기 때문에, 술에 대한 기억으로 수학여행을 회상하곤 합니다. 하지만...
    Date2013.04.30 By두괴즐 Views3054
    Read More
  9. [까만자전거] Madonna - Like A Virgin

    Madonna - Like A Virgin 마돈나 (Madonna) : 1958년 8월 16일 미국 미시간(Michigan) 주 베이시티(Bay City) 출생 갈래 : 팝 록(Pop/Rock), 댄스 팝(Dance Pop), 어덜트 컨템퍼러리(Adult Contemporary)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madonna.com/ 노래 감상...
    Date2013.04.15 By Views8261
    Read More
  10.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 2화 악마 서태지 vs 기독교 신앙 (슬픈아픔)

    <1부 2화 악마 서태지 vs 기독교 신앙> 2000년 서태지가 컴백한 후, 두 집단에서 그에 대한 증오와 경계를 표출했습니다. 한 꼭지는 인디신에서의 반응이었고, 다른 하나는 보수적 기독교에서의 반응이었습니다. 이번화에서 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후자에 ...
    Date2013.03.05 By두괴즐 Views4595
    Read More
  11. [overover] 대한민국의 R&B 가수 '40'

    대한민국의 R&B 가수 '40' ?지난번에 이어 가수 40를 다시 만났다. 대형기획사를 나와 세간에 주목을 받은 가수 40는, 이번에는 아예 직접 독립 레이블을 차렸다. '듣는 편지'라는 신곡도 발표했다. 00년대의 소프트한 알앤비를 제대로 녹여냈다는 평을 ...
    Date2013.04.11 ByGT Views3918
    Read More
  12. [HStereo의 음악칼럼]ULTRA KOREA 2013(울트라코리아) 특집 (2) 세계 DJ랭킹 1위, 아민 반 뷰렌(ARMIN VAN BUUREN)

    ?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울트라코리아 2013 특집 칼럼. 1편에서는 작년 UMF KOREA?2012에 대한 후기였다면(1편은 블로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2편부터는 울트라코리아(ULTRA KOREA 2013)에 나오는 아티스트들의 소개와 대표곡들을 알아보며 울트라 ...
    Date2013.04.11 ByDJ Views216987
    Read More
  13. [악마의 로큰롤] 악한 가브리엘과 의로운 루시퍼가 보여주는 선악의 아이러니 -Sufjan Stevens의 <John Wayne Gacy Jr.>와 Marilyn Manson의 <Get your Gunn>

    악한 가브리엘과 의로운 루시퍼가 보여주는 선악의 아이러니 -Sufjan Stevens의 <John Wayne Gacy Jr.>와 Marilyn Manson의 <Get your Gunn> eerie (http://patricidaljubilee.egloos.com/) 서프잔 스티븐스의 <John Wayne Gacy Jr.>는 어느 누가 들어도 ‘얌...
    Date2013.04.11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25157
    Read More
  14. 두괴즐의 빠돌이즘 1부1화 : 서태지와의 만남

    <1부 1화 서태지와의 만남> 서태지는 1996년 은퇴를 선언한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사이 서태지는 이지아와 결혼 및 이혼을 했습니다) 2000년 8월 11일 본격 컴백을 합니다(1998년 5집이 발매 되었었지만, 활동은 전무...
    Date2013.03.14 By호솜 Views3140
    Read More
  15. [overover난후] 마음이 쓸쓸할 때, 쓸쓸해지고 싶을 때 롤러코스터,김동률

    마음이 쓸쓸할 때, 쓸쓸해지고 싶을 때 - 롤러코스터, 김동률 *원작자 두가지 리뷰를 위 주제로 묶은 칼럼입니다. 롤러코스터가 만드는 도시의 슬픔 롤러코스터의 음악은, '비(悲)감의 도시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자미로콰이에서 이식한 세련된 사운드...
    Date2013.03.14 By호솜 Views19110
    Read More
  16. [악마의 로큰롤] 외면하고 싶은 지옥의 교차로 - Sonic Youth의 <Death Valley>

    <악마의 로큰롤> 코너에 대해 롤링스톤 지는 언젠가 미니스트리의 음악을 평하면서 ‘순수한 악은 언제나 로큰롤의 영원한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신과 악마를 분리시켜 놓은 기독교 문화 기반의 사회에서 반(反)문화, 혹은 대안 문화로 등장하는 것들에 ...
    Date2013.02.28 By호솜 Views42432
    Read More
  17. [HStereo의 음악칼럼]개코의 솔로, 정말 될 대로 되라고 해라고 말한다

    다이나믹 듀오로 활동을 한것도 무려 9년이 지났다. 2004년도 1집 [Taxi Driver]를 내며 셋보단 둘을 외치게 된 개코와 최자. 사실 필자는 CB MASS시절부터 이들을 참 좋아했던것 같다. 커빈이 뻘짓만 안했어도 CB MASS라는 이름으로 계속 갔을지는 의문이지...
    Date2013.02.28 By호솜 Views465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Next
/ 7

로그인 정보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