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키다리아저씨'
클래식 그 편견과 미덕사이
cast : 강동호/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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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진 웹스터의 원작 <daddy long legs>(1912)을 뮤지컬화한 '키다리 아저씨'가 10월 3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초연 중이다. 제루샤 에벗과 제르비스 펜들턴의 2인 극으로 진행되는 이번 작은 신성록,송원근,강동호가 트리플 캐스트 이지숙과 유리아가 더블 캐스팅됐다.
송원근과 유리아 조합은 상호보완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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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작품답게 펜들턴의 서재로만 꾸며진 무대는 단출하고 소박했다. 원작이 키다리아저씨와 제루샤가 주고받는 편지에 의존한 서간체 형식이기 때문에 많은 장치가 필요치 않은 것은 사실이나, 그런 만큼 극을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풀어 나가는 것이 본 작의 숙제이기도 하다. 무대적인 장치는 많이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오죽하면 록 윌로우에 도착해서 여는 창문과 그사이로 삐져나온 햇살에 많은 관객들이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 하지만 그렇다고 무대가 극을 끌어 가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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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은 키다리 아저씨라는 1912년 원작을 토대로 구성된 작품이기 때문에, 단순한 플롯과 전개가 군고구마와 곁들인 평양냉면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다시마 하나 없이 125분을 배우들의 시간으로 꽉 채운 본 작은 그만큼 슴슴한 맛 뒤로 여운을 주는 메밀의 향과 같은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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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극이어서인지, 배우들의 실수가 더욱 크게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극의 전개를 해칠 정도의 문제는 없었고, 노련하게 대처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리아의 경우 초반부 부족한 성량에 아쉬움을 느꼈지만 극이 진행됨에 따라 그녀의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연기력으로 극을 '하드캐리'했다. '몽고매리~' '으을해요~'는 유리아의 킬링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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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첼로, 피아노로 3인조 구성 되면서 음악의 결은 많이 어쿠스틱해졌는데, 이 때문에 리드미컬하고 강하게 인상을 주기보다는 작품의 결에 맞게 따뜻하고 감성적인 사운드에 기대게 되었다. 30곡 정도로 구성된 넘버는 2인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많은 편인데 전체적으로 넘버들이 매우 훌륭하다.< 제인 에어> 폴 고든의 곡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클래식한 미덕을 두텁게 쌓아낸 곡들이 극을 따뜻하게 만들어낸다.
특히 극 전체를 관통하는 ' The Secret of Happiness','The Color of your eyes'는 말이 필요없다. 작은 극이라고 큰 기대 안했다가, 넘버에서 감동 받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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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가진 단조로움과 지루함은 많은 부분 연출의 힘을 빌어 극복했다. 몰래 연애편지를 훔쳐보는 듯한 박소영 연출의 섬세한 터치와 로맨틱 코미디적 연출은 풋풋한 설렘을 유감없이 관객에게 전달하여,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설레게 했다.
존 그리어 고아원을 떠나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제루샤 에벗이 내딛는 성장의 이야기와 그녀의 조력자 키다리 아저씨, 그리고 제르비스 펜들턴의 이야기는 10월 3일까지 계속된다.
신성록, 이지숙
글 : 전민제(applause@onair168.com)
사진 : 달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