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슐랭이 보여주는 피맛골 3대장
A.K.A 홍슐랭의 3대천왕
나도야 한 번 찍어보자
수요일마다 모여 고품격 음식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사람들부터 전국의 맛집(?)이 아닌 음식점들까지 모두 찍을 기세로 투어 중이신 백주부님까지. 너도나도 음식점들을 줄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한 때, 매주 한 메뉴씩 선 보이며 168 내에서는 나름 프로 맛집탐방러 축에 속했던 필자 역시 빠질 수가 없었다. (사실 4월호 마감에 닥치기도 했고…)
“편집장님. 이번 호 홍슐랭 어디가 좀 괜찮을까요?”
“흠. 글쎄. 요새 방송 안 나온 데 있나? 술이나 먹으러 가자. 홍”
그렇게 168 최고미식가 편집장님을 따라 다니며 맛집을 한 수 배웠다. 전통 맛집들의 성지이자 아재 입맛 취향 저격소들이 즐비한 피맛골에서. 특별히 오늘은 각 술에 어울리는 안주들로 준비했다.
막걸리에 캬, 매운 낙지볶음 ‘피마길 실비집’
(위치: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77-3)
입이 화한 매운 음식을 찾으면 바로 여기 갈 각. 올라오는 매운 기를 막걸리 한 잔으로 잡아주면 싹이다. 입이 얼얼하고 땀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맵지만 이상하게도 텁텁하지는 않다. 감칠맛 도는 양념에 매워도 자꾸만 손이 간다. 한 접시에 19000원으로 다소 가격이 있는 편이지만 적게는 2명부터 많게는 4명까지 (매운 것 못 먹는 사람이 있을 경우) 나눠먹을 수 있어 비교적 양은 넉넉한 편이다.
좌: 잘 비빈 밥과 낙지볶음에 막걸리 / 우: 해물파전
▶ 이 집에 가면?
1) 야무지게 밥 비벼먹자.
김가루와 참기름은 말씀을 드려야 주시니 유의하고 있자. 양념과 콩나물 넉넉하게 넣고 싹싹 비비면 한 공기는 금방 해치운다.
2)그래도 매우면 해물파전
고소한 계란반죽의 해물파전이 매운 기운을 2번째로 잡아줄 것이다. 술안주용으로 2명이서 식사로 함께 하기엔 많다. 2명이라면 계란말이를 추천!
(해물파전 12000원, 계란말이 6000원)
★추천사유: 종로에 굉장히 많은 ‘매운 낙지볶음’집이 있지만 다음 날 속이 제일 덜 쓰리다. 매운 정도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건강하게 매운 음식을 먹은 느낌. 게다가 살짝 데친듯한 굵은 낙지 다리가 식감을 한껏 돋군다. 씹을수록 오래가는 쫄깃함은 10점 만점에 10점.
소주랑 소맥의 최고적절안주 고기, 불타는 소금구이
(위치: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77-3)
배 터지게 먹을 고기가 필요하면 여기. 1인분에 5천원으로 실한 고기가 나오는 집이다. 남는 게 있나 궁금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고기 먹고 국밥 먹고 안주까지! 족히 한 집에서 3차까지 해결 가능.
▶ 이 집에 가면?
1) 고기는 끊어지지 않게 굽자.
한 번에 욕심 내어 많이 굽지 말자. 후딱 불태우는 것보다 은근하게 연 이어 구워 먹는 것이 훨씬 감질나고 맛있다.
2) 고기만? NO! 국밥이랑 안주도
이 집은 고기만 저렴한 게 아니다. 국밥은 3천원. 모든 안주는 5천원. 가격이 안 믿길 정도의 질로 잘 나온다. 고기 먹고 자리 옮기지 말고 이 곳에서 해결하는 게 가격대비 최고
★추천사유: 고기는 뭔들 좋지만 무엇보다 저렴하다. 저렴해도 진짜 저렴하다. 눈길이 안 갈 수 없는 가격인데 여기에 맛도 좋으니 다른 곳을 굳이 갈 필요가 없다.
종류 안 가리고 받아요, 화목 순대국전문
(위치: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11)
순대국에 안 어울리는 술이 있을까. 적어도 이 집 순대국은 소주, 소맥, 막걸리 할 것 없이 잘 받는다. 여기에 입 한 가득 꽉 차는 알찬 순대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이 집에 가면 술 없는 테이블 찾기 어렵다.
▶ 이 집에 가면?
1) 밥이랑 국을 따로 먹고 싶다면 미리 말하기국
밥을 시키면 말아져서 나온다. 따로 먹고 싶다면 꼭 주문하면서 이야기 해야 한다.
2) 국물에 간은 추가로 하지 말기
이미 완벽하다. 새우젓을 넣는다면 오히려 과하게 짤 수도. 처음 나온 국밥의 맨 윗부분만 떠먹으면 안 된다. 간을 추가로 하기 전에 충분히 휘저어볼 것.
★추천사유: 인생 순대국이라고 감히 칭할 만큼 맛있다. 들깨가루와 갖은 양념이 고루 들어가 있는데도 국물이 맑다. 적당히 얼큰하면서 술을 불러오는 맛! 들어간 소들도 푸짐하다. 순대에 머리고기, 뒤적이다 보면 곱창까지. 한 그릇으로 진짜 행복해진다.
글, 사진: 홍혜원 (hyewon021@onair168.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