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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외곽에서 살아가는 중산층 미국 가정 굿맨 패밀리. 겉으로 보기엔 그저 평범해 보이기만 한 가정주부 다이애나에게는 그녀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남편 댄, 우등생이지만 한창 반항기인 딸 나탈리, 그리고 엄마를 떠나지 못하는 아들 게이브가 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대사회의 가족과 개인의 이야기를 담아 낸 작품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겪는 가족 구성원들의 아픔과 극복을 위한 노력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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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죽음은 한 가정을 무너뜨린다. 여기,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다 끝내 곪아버린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한 가족이 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이들 가족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사실, 평범할 수가 없는 일상이다. 과거의 상처로부터 비롯한 조울증과 망상증에 시달리고 있는 다이애나는 매일이 위태롭고, 엄마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딸 나탈리에게는 오로지 이 엉망진창인 집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일념뿐이다. 아슬아슬한 가정을 아등바등 끌어안고 있는 것은 가장인 댄. 성실한 아빠이자 남편인 댄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의 노력은 다이애나를 점점 더 ‘평범함’에서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새로운 치료를 시작한 다이애나를 보며 댄은 희망적인 새 시작을 노래해 보기도 하지만, 찰나의 희망은 이내 산산이 부서져 버리고 만다. 매일매일이 끔찍한 악몽의 반복과도 같은 날들 속에서, 그녀의 아픔과 절망을 먹고 자란 아들 게이브는 자신을 떨쳐버리려 하는 엄마를 원망하기도 하고, 때때로 위험에 몰아넣기도 한다.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질 것조차 없어 보이는 이들 가족에게 '행복'이란 단어는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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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넥스트 투 노멀>이 특별한 것은, 멀게만 보였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어렴풋한 빛처럼 깜빡이던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은 다이애나가 그녀의 오랜 상처와 직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마침내 나탈리와 마주한 다이애나가 17년 전의 일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것은, 여전히 아프고 계속 아프겠지만 더 이상 그 아픔을 피하지 않을 때 과거를 보낼 수 있음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서 굿맨 家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이 바로 헨리다. 헨리의 재즈와 약은 특별하다. 네가 미쳐가면 같이 미쳐 주겠다는 범상치 않은 말로 사랑을 고백하는 헨리는 평범하지 않은 삶에도 행복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아는 인물이다. 나탈리를 통해 굿맨 패밀리 안으로 스며든 헨리의 역할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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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 채를 덜컥 잘라내어 무대에 옮겨놓은 듯한 세트는 망가진 가정의 단면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3층짜리 철제 구조물의 각 층과 공간을 치밀하게 구성하는 한편, 작품의 상징과도 같은 여인의 커다란 눈동자가 무대 한가운데에서 상처 가득한 다이애나의 심리상태와 가족들의 절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캐릭터들의 심리상태를 반영한 다채로운 조명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 주면서, 연출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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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가 떠난 후 비로소 아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댄이 그를 부르는 이름은 '가브리엘', 하늘의 뜻을 전한다는 대천사의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수태고지'로 익숙하다.) 덮어둔 채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 붙잡고 있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라는 것. 바로 이것이 그토록 절실하게 자신을 봐달라 외쳤던 게이브(가브리엘)가 전하고자 했던 ‘뜻’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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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기간 : 2015.12.06. - 2016.3.13.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출연 : 박칼린, 정영주, 남경주, 이정열, 최재림, 서경수, 오소연, 전성민, 안재영, 백형훈, 임현수
문의 : 02-744-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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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라영(rayoung@onair168.com)
사진 : 프레인글로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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