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서베이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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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틴다. 햇볕, 탄다. 살, 흐른다. 땀.’
조금 덥든, 살이 타든, 땀이 흐르든 어떠하리. 우리는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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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볕에도 우리는 핵 신남! 거의 30도에 다다르게 뜨거웠던 오늘, 이런 더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린 플러그드 관객들은 뛰어 놀았다. 발 내디딜 틈 없이 꽉 찼던 스탠딩 존부터 도란도란 돗자리에서 어깨 춤을 췄던 피크닉 존까지. 제각기 다른 모습이었지만 열기는 어디라 할 것 없이 대단했다. 아티스트들 역시 관객들의 열기에 보답하며 열광적인 무대를 잔디 밭 위에 늘어놓았다. 매 순간 뜨거웠지만 그 중에서도 놓치면 아쉬울 장면들을 꼽아 보았다.
1.???? 네가 가라 하와이. (feat. 김필 셔츠)
슈퍼스타K 이후 오랜만에 얼굴을 보인 김필은 뭇 여성들의 환호 속에 등장했다. 더운 날씨에 미리 대비라도 관객들의 눈이라도 시원하게 만들겠다 다짐한 걸까. 그는 이 날 자신의 6번째 싱글곡 cry로 무대를 시작하면서 신곡을 네 곡이나 선보였다. 신곡을 불렀음에도 따라 부르는 관객은 있었다. 멜로디가 좋기도 했지만 관객석에서 그의 이름이 적힌 깃발이 유독 눈에 띄었는데 아마 그 분들이 함성의 80%를 차지했던 듯싶다. 6월 발매 예정인 그의 새 앨범에 자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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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달콤함? 아니 능글맞음을 업그레이드 한 에디킴
“올해는 밀당의 고수가 되어야 할 텐데.” 라며 웃음기 넘치게 관객과 대화를 나누던 에디 킴은 자신이 벌써 데뷔한 지 1년이 넘은 가수라는 점에 감동을 받은 듯 했다. 그는 작년에도 방문했지만 아무도 자신을 몰라 봤었는데 올해는 무대에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며 소감을 밝혔다.
“나는 너가 조화. 너무 좋아” (feat. 에디킴 비장카드 ‘articifial flower’)로 깨알 같은 멘트를 던지며 자신이 아끼는 트랙을 홍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 꼭, ‘#조화짱조화’로 홍보를 부탁했으니 모두들 까먹지 않도록!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것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 하니 앞으로 더욱 기대해보자.
3.???? 여기가 페스티벌인가요? 노래방 같은데요? 버즈
전주가 나오자 마자 자리에서 튀어 나가는 관객들. 완전체로는 정말 오래간만의 만남이니 관객들의 열띤 반응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었다. 민경훈은 강약조절에 능했다. 작년 신곡과 옛 노래들을 적절히 섞어 관객들의 떼창을 유도했다. ‘비망록-B612-Funny rock-약속’으로 이어지는 메들리에서는 각 곡마다 전주가 흘러나오기만 해도 관객들은 설렘에 몸서리를 쳤다. 추억을 부르는 간주에 하마터면 취재 중인 것을 잊고 무대 맨 앞으로 달려갈 뻔 했다. 마지막에는 ‘저 푸른 바다 끝까지~’ 첫 소절부터 민경훈 목소리보다 관객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역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지.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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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심 가득 오 나의 여신님, 윤하
날씨는 좋았지만, 좋아도 너무 좋았던 걸까. 몇몇 아티스트들은 해가 밝게 뜬 낮에 서정적인 곡을 불러야 하는 탓에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윤하 역시 “이쯤 되면 해가 질 줄 알아서 서정적인 곡을 셋 리스트에 넣었는데 잘 못 짠 것 같다. 후회한다.”라고 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렇지만 뭐 셋 리스트를 잘못 짜기는. 관객들은 홀린 듯 윤하의 셋 리스트의 맞춰 뛰기 시작했다. 관객들과 전체 인증 사진을 찍어 주기 위해 노력하며 팬들을 살뜰히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셀카봉을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 웃음을 유발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사실 그 모습에 뭇 남성들은 귀여움을 느껴 더욱 빠져 버렸다는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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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와, 여기는 못 따라 가겠다, 트랜스 픽션
매 무대마다 강렬한 메이크업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팀이지만 이번 그린 플러그드에서는 메이크업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직접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뛰어 놀며 잔디밭을 장악했다. ‘Tubthumping’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대동단결시키는 것으로 그들의 무대는 막을 내렸다. 50분이 어떻게 흘러간 건지도 모를 정도로 강렬했던 그린 플러그드 속 한 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