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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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발매된 손노리의 SRPG 게임. 손노리는 포가튼사가 이전에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이하 '어스토')와 다크사이드 스토리를, 이후에는 화이트데이를 발매한 국내 굴지의 게임회사로, 나머지 게임들은 몰라도 '화이트데이'라고 하면 다들 알듯하다.

- 80년대 중후반 생이라면 많이들 알고있을 어스토의 사실상 외전격 작품으로, 시기상으로는 어스토 이후로 설정되어있다. 게임 내에 어스토의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러덕이 등장하며, 어스토2에도 등장하는 아세로라와 마녀 아루하가 포가튼 사가에서 미리 얼굴을 비췄다. 사실 그래픽만봐도 그냥 어스토 후속으로 만들었구나 싶다.

- 초보 모험가 주인공이 동료들과 모험을 하던 중 도적단으로 활동 중인 여주인공과 만나게 되고, 이후 음모에 휘말려 들어가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 발매 당시 수많은 캐릭터와 이벤트,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

- 초기 파티 구성원이 4명인데, 고정으로 정해져있는 주인공(직업은 팔라딘, 나이트, 파이터 중 선택 가능하다)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명의 구성원을 자유롭게 짤 수 있다. 나머지 3인의 구성원은 종족, 직업, 성별까지 입맛대로 선택하여 플레이할 수 있다. 종족구성은 인간, 드워프, 엘프, 호비트로, 직업 구성은 파이터, 나이트, 팔라딘, 클레릭, 싸울아비, 시프, 메이지, 시프메이지, 파이터메이지가 있으며, 일부 종족은 특정 직업을 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점을 감안하더라도 무수한 경우의 수로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최대 파티 구성원은 6명으로, 게임 중반 동료로 들어오는 히로인을 제외하면 추가로는 1명의 동료를 영입 가능하며, 중간에 동료의 파티탈퇴 이벤트가 있을 경우 조건만 만족한다면 탈퇴로 인한 빈 자리만큼 새로 동료를 영입가능하다.



- 특정 직업의 캐릭터 만이 치를 수 있는 서브 이벤트들이 존재한다. 인간 여자 마법사가 있어야 새동료를 영입가능한 참싸울아비 이벤트, 호빗 클레릭이 있어야 진행 가능한 똥개 찰리 이벤트 등등.



- 서브이벤트들 별로 시간대 조건, 캐릭터별 조건 등이 있어 1회차 플레이에 모두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벤트 수가 너무 많아서 제대로 게임을 즐기고자 한다면 나름 전략적인 이벤트 진행이 필요하다. 일정 플레이타임 안에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진행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기 때문. 시간 안에 어떤 동선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나름 꼼꼼히 계산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참싸울아비 라사야, 드워프광산 이벤트. 전자는 조건이 특히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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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초반 도둑 이벤트는 꽤나 충격적이었기에 포가튼 사가 이야기를 하면 항상 제일 먼저 회자되곤 한다. 게임 초반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닌데 난데없이 아이템과 돈을 죄다 털어가버리고 정말 맨손으로 진행하라고 하니. 일행 내에 도둑이 있다면 아이템을 몽땅 털린 후 지나가는 다른 모험가들을 털어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데, 일행 내에서 도둑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빛나는 순간이다. 이후로는 포켓몬 골드의 치코리타 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호빗남자 도둑의 경우 분기에 따라 중간에 파티에서 탈퇴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역도둑질 이벤트로 단물만 빨아먹은 후 일부러 탈퇴시키고, 그 자리에 새로운 동료를 채워넣는 전략도 심심치 않게 쓰였다.


- 발매 당시 상당한 화제가 되었는데 긍정적인 의미로만 이목을 집중시킨 건 아니었다. 발매 초기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거지같은 버그들로 유저들의 원성이 아주 자자했는데, 덕분에 당시에는 'Dog가튼 사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 이걸 플레이해보고 낸 건 맞나 싶을 정도의 온갖 버그들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첫 번째 메인 퀘스트 진행 도중 웬지 모르게 벽에 껴서 움직여지질 않는다든지, 싸울아비가 레벨이 올랐는데 스킬을 안배운다든지, 게임 도중 말 없이 튕겨버린다든지, 멈춘다든지, 마을 건물에 들어갔는데 화면이 넘어가질 않는다든지, 분명 난 정품인데 지금의 시디키 개념인 패스맨을 통과할 수 없다든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버그의 집약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 발매 초기 유저들의 분노에 찬 반응이 터져나오자 서둘로 버그패치를 발표했지만... 별 소용없었다. 더군다나 버그패치 버전과 구버전의 세이브 파일 호환이 안되서 게임을 처음부터 새로 진행해야 했기에 유저들의 분노만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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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포가튼사가 완벽공략'이라는 검정색 책을 발간하며 번들씨디로 패치 버전을 배포했는데, 버그로 인해 진행되지 않던 서브 이벤트들을 과감히 삭제하고, 새로운 이벤트들을 삽입한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런데 이 패치버전이 기존 버전과 세이브파일 연동이 또 안되서 패치를 깔려면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해야 했고,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유저들은 분노에 찬 아우성을 쳤지만...

-당시 망할 패치 때문에 세 번을 새로 시작하고 어린 마음에 분노의 눈물을 흘린 기억이 난다. 웬만해서 눈물이 안나는 사람인데 눈물이 나오네...

- 잡지 번들패치는 그나마 할만 했다. 버그가 없었단 이야기는 아니고. 필자의 경우 마지막 보스 전까지 버그가 한 번도 없다가 마지막 보스전에 들어가기만 하면 게임이 튕기는 버그를 경험했다. 그래... 뭐 엔딩은 공략집에서 찾아서 봤으니까...

- 2005년 발매된 패키지의 로망 버전은 윈도우xp에 최적화되서 나왔을 뿐 아니라, 어지간한 잔버그들은 거의 잡은 모습을 보였다. 역시 버그가 없다는 건 아니다.

- 버그로 인해 엄청난 욕을 먹긴 했지만 당시 포가튼 사가는 일종의 혁신이었다. 높은 자유도와 방대한 이벤트는 수많은 버그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을 현혹했고, 욕을 하면서도 패치버전을 깔고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특히 자유도 부분에서는, 게임 내 정해진 시나리오는 침범할 수 없는 선이 있었지만 주인공 일행이 정의의 편에만 서는 것이 아니라, 돈을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유린하고 목숨을 앗아가는 상황도 선택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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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내에 오마쥬, 패러디 요소들이 상당히 많아서 게임, 만화 등에 관한 지식이 해박할수록 피식피식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게 킹 오브 파이터즈의 캐릭터들을 차용한 점. 심지어 쿄(게임 내에선 '큐')는 동료로 삼을 수 있다.

- 이전작 어스토는 사실상 국내 패키지 게임 중 게임 내에 시디키 개념의 요소를 삽입한 최초의 게임이다. 어스토에 등장했던 게임 내 npc가 이번 포가튼 사가에도 등장하여 퀴즈를 내는데, 정품 패키지에 동봉되어있는 2번 디스크에 그려진 패스맨(게임 내 npc 캐릭터)의 얼굴을 보며 퀴즈를 맞춰야 게임 진행이 가능했다. 3회 이상 오답을 찍을 시 게임을 새로 시작하든, 뭘하던 더이상의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지웠다 깔면 되긴 다시 도전할 수 있는데, 실수로라도 보면서 틀리는 경우 처음부터 다시 게임을 진행해야 했다... 덕분에 세이브파일 미연동까지 하면 몇 번을 플레이했는지 모르겠다.

- 버그만 없었다면 충분히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으나, 해도해도 심했던 버그 탓에 지금은 명작이 될 뻔한 작품으로 남아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일부 팬클럽에선 게임 내 밸런스 문제가 있던 부분을 자체수정한 버전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등, 발매 후 20년가까이 지났지만 꾸준히 플레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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