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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jpg




?나는 태양의 기사 피코를 좋아한다. RPG 게임을 만화로 옮긴 듯 방대한 세계관. , 파티를 맺은 용사 일행이 적과 싸우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든다. 운송수단으로 쓰는 메카도 흔히 나오는 차나 비행기가 아니라 성()이다. 메카용 성의 모티브로는 판타지에 나올법한 유럽의 성부터 인도 타지마할 풍의 성, 이집트 피라미드까지, 심지어는 일본의 기와 성도 있다. 성들의 성향이 나누어진 점 역시 주목할만한데, 선한 세력, 악한 세력, 중립의 세력구도가 흡사 삼국지를 연상시킨다. 넓은 대륙에서 성들로 대표되는 세력들이 서로 땅따먹기 전쟁을 하다니! 기획, 연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지금 봐도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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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기사 피코의 원제는 RPG 전설 해포이이다. 해포이라는 이름으로 비디오가 먼저 발매되었고 1996 KBS2에서 태양의 기사 피코라는 제목으로 개명되어 처음 방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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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RPG 전설이니만큼 RPG적 요소의 설정들이 곳곳에 보인다. 첫 번째로, 모험을 하면서 얻는 아이템으로 주인공이 강해지거나 도움을 얻는 묘사가 많다. 칼 등의 무기는 물론이고 소모품의 설정도 충실하다. 예를 들면 아이템을 계속 수납을 해도 무게가 줄어들지 않는 마법 가방이라든가 퀘스트를 수행하면 우리 편 성을 봉인한 봉인마석이 깨지는 등 시청자 입장에서도 RPG게임을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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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RPG물들이 그렇듯 주인공인 피코 패거리들은 초반부에 몹시 약하다. 피코는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었기 때문에 신체적인 스펙이 허약하기 그지없고 소환자에게 영향을 받는 성들도 피코가 약하기 때문에 덩달아 허약하다. 또한, 가장 큰 성인 황금콘돌은 분명 정의의 편임에도 아직 약하기 때문에 자신을 다룰 수 없는 피코를 거부까지 한다. RPG 게임에서 소위 말하는 쪼렙 캐릭터가 고급 마법을 쓸 스펙이 안되니 먼저 아이템 모으고 레벨업을 하라는 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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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소년 만화의 주인공들이 후달리는 물리적 스펙을 근성과 열혈로 극복하여 최종 보스를 쳐부수는 데 반해 이 작품에는 뜻밖에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아이템도, 실력도 부족한 쪼렙 피코는 분수도 모르고 눈이 뒤집혀 무작정 최종 보스 검은 마왕에게 덤벼들었다가 패배하고 3년간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피코가 잠든 사이 성들은 봉인되고 동료들은 사망하거나 흩어지며 세상은 악당의 손에 지배되는 그야말로 암울한 전개다. 부활한 피코는 과거로 다시 돌아가 수련을 받고 아이템을 모으고 동료들을 규합하면서 검은 마왕을 무찌르는 데 성공한다. 과거로 돌아간 피코의 레벨업으로 본래 죽을 운명이던 동료도 살아남게 되는데, 이는 마치 게임 상의 세이브/로드 기능을 보는 거 같다. 시청자가 RPG 게임의 플레이어처럼 한번 게임오버가 되고 이전 시점으로 다시 로드해서 레벨업과 아이템을 모아 게임을 클리어한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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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태양의 기사 피코는 타임워프까지 불사해가며 동료들과 세상을 구하러 모험을 떠난다. 왜소한 인형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근성과 의지로, 자기 몸집만한 용사의 검을 휘두르며 적에게 덤벼드는 그 모습은 아주 용맹무쌍하다. 평화를 향한 근성과 의지, 거기에 동료들에게 알몸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과감함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피코의 과감함은 흡사 300을 연상시킨다. 보호구도 없이 나체로 적에게 덤벼드는 누드 히어로! 주인공이 참 음란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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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체주의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그리 이상한 문화가 아니다. 독일에선 Frie Koerper Klutur(FKK. 자유로운 몸의 문화)라 하여 의복으로 대표되는 억압들을 배격하고 전라의 몸으로 스포츠 등을 즐김으로써, 육체적, 정신적인 자유를 느끼고 더불어 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접근을 이루고자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피코는 상당한 오픈 마인드의 소유자라고도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오늘의 주제 태양의 기사 피코와 나체주의에 대해 신나게 떠들어보았다. ‘천사소녀 네티편에 이어 지인들의 시선이 두려운 난 오늘도 내 글에 좋아요를 못 누르겠지만. 짧은 글로 여러분에게 추억팔이를 할 수 있다면 기쁘지 아니한가. 다음 주를 기대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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