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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마주치다
극장 용
2014 한글 문학 극장
백마강 달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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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 달밤에,
그날은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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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목화가 국립 문화 재단 창립 10주년, 극단 목화 창립 30주년을 기념하여 <백마강 달밤에>를 선보였다.?
<백마강 달밤에>는 1993년 토월극장 개관기념으로 초연된, 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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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 달밤에>는 한국 연극계의 거장 오태석의 대표적인 희곡이다. 우리 고유의 것들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한국 연극의 정체성을 확립해온 그답게 이번 <백마강 달밤에>에서도 오태석 고유의 무대 상상력, 그리고 한국적 요소들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극의 토속적 향취를 강화시켜주는 배우들의 적절하면서 자연스러운 사투리는 우리말, 우리문화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온 극단 ‘목화’만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사실, 무대 옆에 있던 전광판에서 지속적으로 사투리 뜻을 표시해줘서 참 다행이었지만. 제작진의 작지만 큰 배려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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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전체에는, 배우들이 서로를 마주보면서 대화를 하는 등의,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연극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 연기자들은 무대 정면의 허공을 바라보거나, 관객들을 응시하며 대사를 전달한다. 연극에 한국적인 정서를 더해줌과 동시에, 무대의 경계선을 자연스레 허물어버림으로써 객석의 관객들에게 극과 친근한 느낌을 부여하는 오태석의 독특한 ‘어우러짐’의 문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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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노래들과, 투박한 충청도 사투리는 작품에 사실감과 생동감을 더한다. 특히 충청남도 선암리의 대동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굿판은 흥겨움과 역동성을 고조시킨다. 무대 위에서 한바탕 벌어지는 별신굿은 연극의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이며,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고통을 해소시키면서 연극의 서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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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和 : 서로 원수가 되어 있는 사이를 다시 의좋게 지내도록 감정을 풀어 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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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 달밤에>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사화(私和)’이다. 나당 연합군에 의해 억울하게 몰살당한 원혼을 위로하는 대동굿을 열기 직전, 할멈 무당이 노화로 쓰러지게 되고 대신 대동굿을 열기로 정해진 할멈의 수양딸 순단이 사실은 의자왕을 시해한 신라 첩자 금화의 환생이라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순단이 금화의 환생이라는 것을 안 이상 굿을 주제할 수도, 마을에 머무를 수도 없다고 생각한 할멈은 순단을 내쫓으려 하고, 순단은 이웃마을 무당 영덕의 도움으로 의자왕과 사화하기 위해 명부로 떠난다.
무당할멈의 꿈과, 순단이 저승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병렬적이지만 직렬적으로 배치되어 서사를 이끌어나간다. 무당할멈의 꿈과 순단의 여행이 공간적으로는 분열되어 있지만, 극이 전개되어 감과 동시에 순단의 명부여행과 무당할멈의 꿈은 점차 그 경계를 잃고 한데 ‘어우러져’간다. 무당할멈은 꿈에서 순단이 과거 의자왕을 죽인 금화라는 것을 감지하고, 순단은 저승으로 가서 죽은 무조신들, 그리고 의자왕과 사화하며 화합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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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 달밤에>는 관객들과 함께 시간과 공간,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품 전체에 걸쳐 ‘화합’과 ‘하나됨’을 강조한다. 객석과 무대의 하나됨, 꿈과 명부의 공간을 초월한 하나됨, 나아가 용서와 화합이라는 극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통해 표현되는 사화적 의미의 ‘하나됨’까지. 초연되었던 20여년전의 과거에서 거슬러 올라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까지, <백마강 달밤에>는 화합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극을 보게 될 당신에게 ‘사화’란 어떤 것일지. 당신의 하나됨은 무엇인지. <백마강 달밤에>는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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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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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의 거장 오태석과 그의 제자들이 주축이 되어 1984년 창단된 동인제 극단. 전통극의 ‘생략, 비약, 의외성, 즉흥성’을 바탕으로 하되, 서양극의 극적 요소들을 배합하여 ‘목화’만의, ‘목화’스러운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말, 우리몸짓, 우리 소리’를 주요 주제로 삼으며, 탈춤, 판소리 등 전통 문화에 대한 끊임 없는 연구를 통해 ‘우리 문화’의 보존과 발전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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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제 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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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동 출자, 공동 운영의 방식으로 이끌어가는 극단. 기성 극단의 구태의연한 공연방식에 반하여 극의 형식을 도입하고자 하는 진취적인 움직임에서 시작된 극단으로, 이러한 발생계기는 자연스럽게 부조리극의 수용과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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