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레전드
‘서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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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 누님!! 결코 시들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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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7일 오후 6시, 90년대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시들지 않는 꽃, 서문탁의 토크 콘서트가 클럽 오뙤르에서 열렸다. 서문탁 토크 콘서트 ‘언니 믿지?’는 각각 9개의 파트로 나뉘어서 한 달에 한 번 오뙤르에서 열리는데, 이날 공연의 주제는 ‘감동’이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개인적인 시련을 이겨내고 3년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된 관객, 그리고 서문탁의 열렬한 팬으로 8살 배기 아들을 데리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 생각이 없는게 고민이라는(?) 등, 다양한 팬들이 공연장을 찾아 서문탁과 함께 서로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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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근황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문탁(이하 ‘서’) :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일주일에 3, 4일 정도는 뮤지컬 ‘헤드윅’ 공연을 하면서 보내고 있고, 한 달에 한 번씩 ‘언니 믿지?’라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 중이고, 10월 초에 신곡이 디지털 싱글로 나올 예정이라 프로모션 등을 준비하느라 정신없게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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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서문탁의 토크콘서트 “언니 믿지”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 : 기존에 방송에서 얘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제 이야기를 사람들과 많이 나누고 싶었어요. 음악이라는 게 소리만 들려드리는 게 아니고 공감과 추억을 함께 나누는 게 중요한데, 그런 공감대를 나눌 기회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작은 규모의 공연장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나를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그런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토크 콘서트를 생각했는데, 제 이야기만 하면 지루하니까 관객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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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초부터 여자 김경호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가수로서 독보적인 길을 걸어오셨는데 그때와 지금의 서문탁의 차이가 있다면.
서 : 우선, 늙었고요(웃음). 그땐 22살이라 파릇파릇했는데 15년이 지나다보니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노래연습을 하게 되었고, 체력관리나 몸관리도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공연하고 밤새 놀고 했지만, 또 공연하고 했는데 이제는 조금 자제 하고 있죠. 음악적으로도 조금이나마 성장하지 않았나 싶어요. 예전에는 듣지 못하던 것, 보지 못하던 것들이 이제는 들리고 보이더라고요. 이런 점들을 보면 나도 알게 모르게 성장했구나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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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수 때 봤는데 에너지는 여전 하시던데요.
서 : 에너지를 지키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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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 권투선수로 활동 하실 정도로 권투를 즐기신다고 들었는데 체력관리를 위해 권투도 즐기고 계신지.
서 : 가끔 집에서 섀도우 복싱은 하는데 도장가서 즐기기엔 시간이 없네요. 헬스장 갈 시간도 없어서 주로 집에서 운동을 즐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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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에는 인기가 어마어마하셨어요.
서 : 대세였죠.
- 빨간 표시 해드리죠.(웃음)
서 : 욕 얻어먹겠네요.(웃음) 다 지난 일이니까 ‘그랬나?’하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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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초기부터 쟁쟁한 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셨어요. 그 당시에는 박완규 씨도 데뷔하고, 김경호 씨도 4집 활동 하실 때고. 활동 당시 주변에 라이벌이라고 느꼈던 동료 가수가 있었나요?
서 : 기본적으로 저는 저와 누군가를 잘 비교하지 않아요. 라이벌이라는 것은 상대방과의 비교에서 시작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비교를 안하다보니 라이벌이라 생각할 분이 없었어요. 선배님들 중에는 보고 배울 점이 많다 싶어서 선배님들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곤 했죠. 조용필 선배님, 강산에 선배님 같은 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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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을 함에 있어서 당시와 지금의 음악환경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서 : 주류음악에 대한 선호, 처우 같이 외견적인 요소들은 정말 많이 변했어요. 하지만 실질적인 것들은 변하지 않았어요. 사실 이런 건 밖에서 봐야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텐데, 저도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환경에 익숙해진듯해요. 그래서 변화가 그리 많이 보이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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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전드로 불려도 손색이 전혀 없고, 서문탁 씨 같은 보컬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은데, 가수 서문탁의 계보를 잇는 후배가 있다면.
서 : 요새는 락이 주류가 아니고, 여자 보컬들은 강한 음악은 잘 안하잖아요. 아직까지는 저의 계보를 잇는다고 말하긴 힘들 듯해요. 하지만 장르에 상관없이 뽑아 보자면, 손승연 씨가 정말 좋은 보컬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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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결코 시들지않는….>, <사슬>, <사미인곡> 등 히트곡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서문탁 씨의 전성기가 있다면.
서 : 전성기는 지금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대세…. 였지만(웃음), 신인이었기 때문에 신인으로서 주목받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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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는 <사랑, 결코 시들지않는….>과 <사미인곡>을 좋아하는데,?사과를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서문탁 씨가 ‘만백성에게 사랑하며 살라’고 고하셨는데, 그러고 있지를 못해서….
서 : (웃음) 괜찮은 여자는 많지만 괜찮은 남자는 찾기 힘들더라고요. 뒤에 계신 포토그래퍼님은 어떠세요?
- ㅋㅋㅋㅋㅋㅋ 당황스럽군요. 자네, 끝나고 밥이나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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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 고수라고 들었어요. 미국 유학시절에도 그렇게 인기가 많았고….
서 : 제가 고수가 아니라 걔들이 절 쫒아 다녔죠. 고수는 아닌데 인기가 많은 건 맞아요(웃음). 제가 그 아이들을 무관심하게 바라보다 보는게 비결이라면 비결인데, 그러다보니까 의도치 않게 밀당으로 연결된 것이 아닌가 하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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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부터 뮤지컬 ‘헤드윅’에 쭉 출연 해오셨으니 ‘헤드윅’에 대한 감정이 남다를 것 같아요. 서문탁 씨에게 ‘헤드윅’이란?
서 : ‘헤드윅’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가 힘들어요. 전 이 작품을 사운드트랙으로 먼저 접했는데 그것을 듣고 완전히 반했고, 그 후 영화를 보고 완전히 헤드윅의 팬이 되어버렸죠. 사실, 제가 맡은 ‘이츠학’이라는 역할이 사실 극중에서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아요. 그럼에도 헤드윅에 계속해서 출연하는 이유는, 작품에 대한 사랑 때문이에요. 헤드윅은 저에게 ‘사랑’이에요. 헤드윅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다 들어있어요. 또, 감정 뿐만 아니라, 시대적인 상황, 역사적인 배경까지도 모두 아우르고 있는 작품이라 더 애정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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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 다녔던 버클리 음대를 휴학하고 나가수에 출연하셨어요.
서 : 원래 공부를 마치고 미국에서 활동을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이라 당분간은 한국 활동 계획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때 나가수 측에서 섭외가 들어와서 고민을 많이 했죠. 고민 끝에, 어차피 저는 한국인이잖아요? 저를 알아봐주시고 사랑해주신 분들도 한국에 계신 팬들이고…. 그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보답을 할 필요도 있겠다 싶어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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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수에서 Led Zeppelin의 <Black Dog>을 선곡 했을 때, 공중파 방송에서 이걸 볼 줄은 상상도 못해서 놀랐어요. 박완규 씨야 <Black Dog>을 좋아하시는 걸로 유명하니까 나온다면 언젠가 박완규 씨가 부르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서 : 그 노래를 아는 분들은 다 그런 반응이었어요. 제 친구 남편도 ‘공중파에서 그런 선곡을 하는 사람은 서문탁 밖에 없을 거야’라고 했다네요(웃음). 사실 굉장히 단순한 선곡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파장은 컸어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좀 있어서 선곡하는데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제가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 중에 하나로 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아요.
- 비하인드 스토리를 조금만 들을 수 있을까요?
서 : 선곡이 다소 매니아적이라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곡은 아니다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제작진과의 갈등이 있었어요.
- 오히려 외국 청중단의 반응이 굉장하더라고요. 그런 건 좀 아쉬웠어요.
서 : 오히려 이런 게 저희들의 역할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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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클리 음대 졸업까지 아직 1년 정도의 시간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남은 학업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서 : 아직은 한국 활동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어요. 졸업은 하고 싶지만, 제가 배우고 싶은 것을 한국에서도 이룰 수 있다면 굳이 졸업에 집착 하고 싶지는 않아요. 더 생각해볼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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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에 6집 발표하신 이후로 정규앨범 발표가 없었어요.
서 : 돈을 좀 더 벌어야 되요(웃음). 정규앨범에는 제작비가 만만치 않은데, 요새 환경이 만만치 않잖아요. 그래서 애로사항이 크네요.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렇게 하기는 쉽지는 않고. 그래서 지금은 한곡 씩, 한곡 씩 곡을 천천히 쌓아가고 있어요. 쌓은 곡이 열곡 정도 되면 정규앨범을 낼 계획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할부 끊는 느낌으로 앨범을 제작하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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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아티스트들과 인터뷰도 하고, 전체적으로 업계를 보면 추세가 정규앨범보다는 싱글로 가고 있더라고요. 위험부담이 작기도 하고, 활동을 짧은 시간에 여러 번 할 수 있으니까.
서 : 장단이 있는 것 같긴 해요. 어떤 관점에서는 정규앨범이 필요한 가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우선은 쉬지 않고 꾸준히 싱글앨범을 낼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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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음악만 있다면 정규든 싱글이든 좋지 않을까요. 다음 달에 나올 새 싱글에 대해 한 말씀해주세요.
서 : 저의 새노래는…. 예전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어서 낸건데….(웃음)
농담이고, 요새는 젊은 세대가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많아요. 물론 저도 그 들을 위한 음악을 해야 하지만, 음악을 즐김에 있어서 소외되는 대중이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제 또래나 나이 드신 분들의 취향에 맞는 곡들이 적은 것 같아서 ‘그들을 위한 곡을 만들어보자’해서 나온 발라드에요. <사랑, 그 까짓게>라는 곡인데, 제 또래 세대가 20대 일 때 많이 들었을 법한 감성적인 발라드죠. 그냥 복고라고 하기엔 너무 뒤로 간 듯한 느낌이 있고, 90년대 복고라고 생각하고 만든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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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레전드 가수로서 음악을 하고 있는 후배 뮤지션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서 : 틀에 얽매지이 말고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요새는 노래 한마디 한마디를 학원가면 가르쳐준다고 해요. 여기는 크게, 작게, 여기는 슬프게, 우는 느낌으로, 이런 식으로요. 이게 정말 한국답다는 생각은 들긴 하는데, 그냥 즐겁게 음악을 했으면 좋겠어요. 자유롭고 창의적인 자신만의 음악을 할 때야 비로소 현실과 꿈의 타협점을 찾아서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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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기 전에 하셨던 인터뷰를 봤는데 그때도 자유로움에 대해 이야기하셨어요.
서 : 우리나라가 유독 ‘이래야 한다’,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런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많이 퍼져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어서 살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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