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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주인공들이 경희대의 예쁜 캠퍼스를 닮아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가파른 언덕을 지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엘리베이터

조차 없는 학생회관 7층에 도착한 뒤엔 이미 분노로 바뀌어있었다. 숨을 고르니 베이스와 기타 소리가 들렸다. 이것은 우연일까

설정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들어간 동아리 방은 음악하나로 모인 대학생들의 순수함으로 채워져 있었다.


? 이들은 7층까지 매일 걸어 다니냐는 질문(분노)에 방음시설이 없기 때문에 밴드 동아리 방은 위쪽에 있다고 차분하게 대답해 주었다.


? “안녕하세요. ‘Electrics’입니다. 경희대학교 응원단 밴드고 1989년 창설되었습니다. 연례행사는 정기공연 2, 응원제, 연합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회장이면서 보컬이고, 26기 베이스를 맡은 이세형, 25기에서 기타를 맡고 있는 김민석입니다.”


1.JPG

?

?잔뜩 기가 눌려 있는 한 친구의 모습에서 신입생과 바로 전 기수 선배가 함께 하고 있는 밴드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Electrics’는 매년 신입생을 뽑을 때 어떤 것을 가장 많이 볼까?

?

?“실력보다는 열정과 성실함을 봅니다.” 예상했던 대답에 발끈하며 다시 한 번 되물었다.

?

?“능력만 있고 열정이 없는 게 더 문제에요. 사실 열정만 있으면 연습을 계속해서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렇게 해서 지금 실력을 키워가고 있어요.”

이쯤에서 빠질 수 없는 질문. 여러 중앙 밴드 중 ‘Electrics’가 가지는 장점은 무엇일까.


?“저희는 응원단 밴드여서 응원제를 해요. 다른 밴드들은 정기공연이랑 연합공연만 한다면 저희는 학교 축제라는 가장 큰 행사를 해요. 그 때는 가수들도 오고, 관객도 엄청 많죠. 학교 축제 때 무대에 설 수 있는 밴드는 저희밖에 없어요.”

동아리 홍보에 회장이 생기를 되찾았다. 기세를 몰아, 정기공연의 날짜와 가장 자신 있게 연주하는 곡에 대해 캐물었다.

?

?“학기 말, 1년에 2번 합니다. 가장 자신 있는 곡은... “This love”. 저희가 초창기부터 연습했던 곡이라서 지금은 안보고도 연주할

수 있어요.” 계속해서 동아리를 이끌어나가는 리더의 자질에 대해 물었다.


?“일단은 합주가 되어야 하니까 멤버들한테 쓴 소리도 해야 하고 자기 파트는 제대로 연주할 수 있어야 하고요. 종합적인 능력이 많이

필요하죠. 술도 잘 먹어야 하고 멘탈도 강해야 하죠.(웃음)”

공연 횟수가 많다보니 합주도 자주 할 것이고 팀워크가 중요할 텐데, 크게 싸우거나 어색해진 적은 없었을까.


?“맨날 싸우죠.(웃음) 싸우는 게 크게 두 가지에요. 합주할 때 준비나 연습을 잘 안 해서 싸우는 게 있는데 이건 정말 음악적인 문제

때문이고, 다른 건 밴드 운영에 관한 행정적인 부분이에요. 공연장을 빌리거나. 행사 준비를 하거나 서로 일을 제대로 안 해서 싸우죠. 후자 같은 경우는 해결 할 때 회장이 많이 고생을 하죠.”(기타/김민석/21)

매일 봐야 하는 학교 사람들인데, 싸운 뒤 어떻게 해결하나.


?2.jpg술로 풀 때가 많고요.(웃음)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서 싸우는 건 한 쪽이 양보해야 해결이 되요. 그래서 멤버끼리 하고 싶은 곡은 한 번 씩 다 공연 하려고 하죠.”

뒷풀이와 회식이 빈번하고 심지어 싸울 때도 술 한 잔 하며 해결하는 게 극히 평범한 것이 밴드 동아리이다. 보수적인 부모님이라면 반대하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친구들은 별로 안 좋아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워낙에 하고 싶어 해서 부모님께서 반대하시지 않았어요.”(보컬/김리나/21) 쿨한 현대 여성다운 답변이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부모님이 악기 배우는 걸 반대하셔서 수능

끝나고부터 베이스를 배웠어요. 그 때부터 대학 진학 후에 꼭 밴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베이스/이세형/20)


?“저는 밴드를 하고 싶다기보다 기타가 멋있어서 계속 배웠어요. 학교에 와서는 대학생인데 밴드 한 번 해봐야 후회 안 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오게 됐죠. 처음에는 부모님이 많이 반대하셨는데 계속 열심히 하니까 포기하셔서 밴드 열심히 하고 군대나 빨리

다녀오라고, 그러시더라고요.(웃음)”(기타/김민석/21)


? 밴드에 대한 선입견 하나. 밴드 동아리를 하면 공부에 방해가 될까.

. 시간을 많이 뺏겨요. 저희는 일주일에 세 번씩 합주하고, 방학 때도 공연이 있고 홈커밍데이 같은 행사가 많아서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를 꼭 해야 해요. 동아리를 하는 만큼 자는 시간을 아껴서라도 시간을 만들어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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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 때 까지 일주일에 2번 씩 합주를 한다고 들었는데, 학기 중에는 거의 여가시간이 없을 것 같다. 후회한 적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진 않아요. 재밌잖아요. 합주할 때는 항상 틀려도 공연할 때는

못하든 잘하든 관객은 실수에 대해 잘 모르니까 저희를 동경(?)하는

시선으로 보고 그게 기분이 좋죠. 연습할 때 스트레스 받아도 공연장에서는 자신감 생기고 관객분들도 다 같이 즐겨주니까 무대에서는

힘들었던 게 생각이 안나요. 실수가 있어도 무대에서 내려오고 나서

생각이 나고 공연할 때는 다 잊고 즐기는 편이에요.”

?

?실수를 해도 관객은 눈치를 잘 못 채는 편인가.

관객은 평가자의 입장이 아니라 그냥 즐기러 온 입장이니까 잘 모르시죠. 그리고 마음만큼은 프로지만 아마추어 밴드이니까(웃음) 그런 걸 감안해서 다 즐겨주시는 분위기에요.”

?

?밴드에 대한 선입견 둘. 밴드는 정말 멋있기만 할까?

환상과 많이 달라요. 단순히 연주를 잘 하면 잘 되는 게 아니라 5명이 성격이 맞고 화합이 되어야 좋은 소리가 나오는 것 같아요.

아예 모르는 사람이 만나서 합주하고 공연하는 건데, 그 자체가 굉장히 힘들어요. 손발도 안 맞고, 싫은 소리 하기도 힘들죠. 1

반이 지났는데도 아직 서로 모르겠고 안 맞아요.(웃음) 음악적인 게 아니라 무슨 심리학적인 고민이 제일 큰지...(웃음)”

?

?진심이 담겨 있는 한 숨이었다. 다시 생기를 찾을 수 있게 ‘Electrics’1년 공연 계획을 물었다.

“17일에 당장 연합공연이 있고, 9월에 응원제랑 거리 문화제가 있어요. 11월에는 정기 공연이 있고 겨울 방학 때 연합공연이 잡히면

할 거에요. 중간에 어쿠스틱 공연 얘기도 나왔는데 할지는 모르겠어요.”


? ‘Electrics’의 좌우명이나 목표는 무엇일까.

대대로 내려오는 좌우명이 있어요. ‘All kinds of Rock’인데요, 모든 장르의 락을 하자는 뜻이에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5명의 화합이

중요한데 서로 하고 싶은 노래도 다 다르잖아요. 서로 하고 싶은 노래는 다 연주하고 5명이 화합을 잘 이루자 그런 뜻이에요. 또 모든

장르를 섭렵할 만큼 열심히 하자는 뜻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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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와 악기가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Electrics’의 방에서는 악기 소리가 30년 동안 끊이지 않았다. 어느 날은 뿌듯하고, 어느 날은

피하고 싶고 어느 날은 창피했던 그들의 모습이 지나간다. 12년의 지독했던 학창시절을 뚫고 그들의 삶을 즐길 특권을 마음껏 누려온

?‘Electrics’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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