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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빛이 유난히도 뜨겁던 지난 26, 구미 박정희 체육관에서 무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를 한 번에 씻어줄 남자의 대회가 열렸다. 바로, 로드 FC ? 로드 파이팅 챔피언십 016이 열린 것! 이날의 경기에는 첫승의 긴 기다림을 지속중인 싱글맘 파이터 송효경과 일본의 기무라 하즈키, ‘크레이지 광이광희와 브라질의 브루노 미란다, ‘암바왕윤동식과 일본의 후쿠다 리키, 그리고 송민종 vs 조남진의 플라이급 타이틀 매치로 이루어졌다.

 

 

 

 이날의 매치업은 격투기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하악 거릴 수 있을 만큼 기대되는 경기들로 가득 찼다. 송효경의 상대인 기무라 하즈키는 글래디에이터 챌린지 우승자 출신으로, 이광희의 상대인 브루노 미란다는 타이거 무에타이 출신 답게 무시무시한 타격으로. 윤동식의 상대 후쿠다 리키는 일본의 미들급 강자들을 연이어 제압하고 UFC에 진출한 경력으로 유명한 만큼, 함부로 승패를 예상할 수 없는 경기들이 연이어 예정되어 있었다. 메인 매치인 플라이급 타이틀 매치 역시 압도적인 체력과 뛰어난 주짓수로 유명한 일산 팀맥스 송민종과 플라이급 세계랭킹 5위 부산 팀매드의 조남진, 어느 한 쪽의 우위를 쉽게 점칠 수 없기에 흥미가 더해졌다.

 

 

 

 경기가 열리기 한참 전부터 대중의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박정희 체육관 내부 관중들의 열기 역시 상당했다. 그리고 그런 관중들의 열기를 반영하듯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역시 경기가 끝나는 족족 출전 선수들의 이름으로 도배가 되었는데, 그러한 결과로 인해 이 기사가 올라가는 81일에는 당신들이 네이x를 비롯한 각종 포탈 사이트를 통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시합 결과를 모두 스포 당했으리라는 걸 알고 있다. 자세한 경기 결과는 각종 MMA 카페와 격투기 갤러리에서 확인할 수 있을 터, 그래서 준비했다. 바로, 등장음악을 통해 알아본 선수들의 파이팅 스타일과 경기분석! 이날 치러진 경기 중 가장 핫 했던 등장음악을 뽑아 여러분에게 소개시켜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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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oung Guns 15 The 4th Match 전찬현 vs 조영준

전찬현 등장음악 : 박상민 - 너에게로 가는 길 (Crazy for you) (슬램덩크 O.S.T)

 

 

 

 

 비록 경기에서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입장 곡만큼은 뇌리에 길이 남을만했다. 경기를 관전하던 중, 박정희 체육관의 대형 스크린에 전찬현 선수의 얼굴이 나오자, 반가운 나머지 !’하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전찬현 선수가 반가워서가 아니라, 입장과 동시에 울려퍼진 노래가 너무나 반가워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알 빰빰~~하는 노래 소리에 씨익 미소를 지은 건 비단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상민이 형, 형 노래는 최고에요ㅠㅠ.
 사나이의 만화 슬램덩크곡을 따온 만큼 경기 내용도 북산과 강백호의 분투를 연상시킬 거라 예상했으나 다소 아쉬웠다. 초반 로킥 작전이 잘 먹히는 듯 했지만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파운딩을 쉽게 허용하고 말았다. 비록 조영준 선수의 패기 있는 데뷔전에 희생양이 되고 말았지만, 전찬현 선수는 슬램덩크를 좋아하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인 만큼 다음 무대에선 호쾌한 타격머신이 되어 돌아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 Young Guns 15 The 6th Match 타카세 다이주 vs 위승배

타카세 다이주 : 싸이 -  강남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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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운이 감도는 무대 앞에서 싸이를 연상시키는 까만 안경을 꺼내 쓰더니, 익살스럽게 강남 스타일을 추는 타카세의 모습은 이날 영 건스 15 무대의 백미였다.

 지난 2월에 열린 윤형빈과 타카다 츠쿠야의 경기 이후(혹은 임수정의 일본 예능 프로 사건 이후로) 알게 모르게 로드FC 무대 주위로 생성된, 그리고 모두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 반일 카르텔을 뒤집어엎은 반전 있는 등장음악이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반전이 있다기보단 가장 효과적이었던등장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격투기 선수 이전에 일본인으로서 이미 굳건히 자리 잡힌 반일 감정에 대해 몰랐을 리는 없는데, 이러한 점들을 계산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딱딱하게 응어리진 반일 감정을 누그러뜨리면서 선수로서의 이미지 메이킹 및 홍보 효과도 거둘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다.

비록 무대를 앞두고 펼친 춤사위는 익살스러웠으나, 곧 펼쳐진 타카세의 경기에선 그러한 웃음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1라운드 시작 공이 울림과 동시에 거칠게 위승배 선수를 몰아부친 타카세는, 상대를 순식간에 궁지에 빠뜨리는 정확한 타격으로 TKO 승을 거뒀다.

 이날 타카세의 본래 상대는 김희승이었는데, 경기를 며칠 앞두고 생긴 안면부상으로 감독이던 위승배가 선수로 뛰게 되었다. 몸 만들 시간도 없이 하루만에 6kg을 감량하고 부랴부랴 경기에 나선 위승배의 입장에선 이번 패배가 다소 아쉬울 수 있겠다. 다만, 84kg 미들급 경기였지만, 상대의 짧은 감량 기간을 고려하여 90kg의 위승배와 경기를 진행하는데 동의한 타카세의 동업자 정신 역시 주목받을 만하다. 어쨌든 타카세에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최고의 하루로 기억될 듯하다.

 

 

 

3. Road FC Road Fighting Championship 016 The 2nd Match 송효경 vs 기무라 하즈키

송효경 등장음악 : aUtOdiDakT & Rotze - Goddamn (The Loops of fury Re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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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유일한 여성 파이터 대진으로 이목이 집중된 송효경의 경기 기무라 하즈키와의 대결을 앞두고 등장음악으로 하우스 음악을 꺼내들었다. 기무라 하즈키에게 쉼없이 해머링을 가하던 송효경의 모습과 다소 매치가 안되긴 하지만, 전투에 앞서 흥분으로 가득 찬 케이지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적절했다.

 경기 내용은 다소 일방적이었다. 초반 백포지션 점유에 성공한 송효경은 그라운드 싸움에서 줄곧 상위 포지션을 유지하며 기무라 하즈키를 압박했고, 1라운드 내내 단 한 번의 주도권도 넘겨주지 않았다. 특히 기무라의 단단한 가드를 괴력의 암바로 풀어버리는 장면은 포인트! 이후 이어진 2라운드에서도 1라운드와 같은 패턴의 공격이 시도되었는데, 적극적 공세에 대한 파훼법을 찾지 못하자 결국 2라운드를 3분여 남기고 기무라의 코칭 스태프 측에서 타월을 던지고 말았다.

 등장음악의 주인공 aUtOdiDakT은 하우스, 디스코 등의 일렉트로 사운드로 유명한 독일의 아티스트 겸 프로듀서이다. Traktor Record의 대표이기도 한 aUtOdiDakT은 독일에서야 가장 잘나가는 아티스트 겸 프로듀서로 인정받지만. 한국에서는 대문자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해괴한 표기법과 기타 매체의 소개를 받을 건덕지가 거의 없는 독일 출신의 아티스트라는 점으로 인해 그리 유명하지 않다. 아니, 사실 어지간한 일렉트로니카 덕이나 평론가가 아니면 모를 일이 더 많을 텐데, 이런 노래를 어떻게 알고 등장음악으로 썼는지는 개인적으로도 궁금하다. 이건 Rotze 역시 마찬가지. 어떻게 아셨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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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oad FC Road Fighting Championship 016 The 4th Match 윤동식 vs 후쿠다 리키

윤동식 등장음악 : 이병헌 - いつか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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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월 정용환 전 승리를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윤동식의 복귀전으로 주목을 받았던 경기. 특히 이번 경기는 윤동식이 가장 강한 상대와 싸우고 싶다라며 후쿠다 리키를 직접 지목해 더욱 화제를 모았는데, 무엇보다 불혹을 넘긴 윤동식이 강적 후쿠다 리키를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나아가 격투계 복귀전 연승을 이뤄낼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1라운드 공이 울리자, 두 선수는 잽과 로우킥, 파운딩 시도로 탐색전을 벌였는데,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결과가 나버렸다. 1라운드 3분이 지날 무렵, 재빠른 타격 시도 이후 백포지션을 잡은 후쿠다 리키가 윤동식에게 무자비한 파운딩을 퍼부었고, 하위 포지션을 극복하지 못한 윤동식의 TKO 패로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

 등장음악으로 사용한 <いつか> (‘Itsuka’라고 읽고 언젠가라고 해석한다)뵨사마이병헌이 200810월 일본에서 발표한 싱글 앨범 수록곡. 발표 당시 동방신기의 <주문-미로틱>에 이어 일본 오리콘 차트 2위를 차지하며 나름의 기염을 토한 곡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991집 이후 앨범 관련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이병헌이 일본에서 오리콘 차트에 올라와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묘한데, 뵨사마의 열도 내에서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증명하는 예이기도 하다. 동시에, 앤디 워홀의 일단 유명해져라로 시작하는 명언이 떠오르는 것 같지만, 기분 탓이겠지.

 뵨사마의 곡을 굳이 등장음악으로 정한 것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날 윤동식의 패배는 여러모로 아쉽다. 혹여 <いつか(언젠가)>언젠가 꼭 복수하겠다는 의미로 변질되는 게 아닐지 조금 걱정되기도 하지만, 윤동식 선수가 머지않은 시기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거라는 기대를 의심치 않는다.

 

 

 

5. Road FC Road Fighting Championship 016 The 5th Match 송민종 vs 조남진

송민종 등장음악 : Lmpao & Steve Aoki - Livin’ my love (Feat. Nervo)

조남진 등장음악 : David Guetta & Showtek - Bad (Radio Edit) (Feat. Vassy)

 

 

 

 

 드디어 로드FC 016 최고의 관심사인 플라이급 타이틀 매치의 차례. 최고의 기대를 받은 경기였던 만큼, 지리한 탐색전 없이 바로 타격전으로 돌입했는데, 클린치 자세에서 니킥을 시도하는 조남진과 이를 방어하며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송민종의 기세가 아주 팽팽했다. 누구의 우세를 점치기 힘든 상황에서 1라운드가 끝나고, 이어진 2라운드에선 난타전이 벌어졌다. 잠시나마 송민종이 그라운드에서 상위 포지션을 가져가며 파운딩을 날리려는 시도를 했으나, 조남진이 영리하게 벗어났고 두 선수 모두 체력이 다소 떨어진 채로 접전을 이어갔다. 마지막 3라운드, 저하된 체력으로 인해 클린치 상태를 줄곧 유지하며 신경전을 벌이던 중 송민종이 조남진에게 테이크 다운을 성공시키는 듯했으나, 조남진의 되치기로 이내 포지션이 뒤바뀌게 되었고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 심판 판정결과 21, 조남진의 승리로 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는 조남진의 것이 되었다.

 누가 타이틀 매치 아니랄까봐 일렉트로니카 음악으로 맞불을 놓았다. 송민종의 등장음악?<Livin’ my love>LMFAO는 과거 셔플댄스를 유행시켰던 삼촌, 조카 듀오로, 전혀 그래보이진 않지만 흑인음악으로 유명한 모타운 레코드 창립자 베리 고디의 아들과 손자다. 사자 갈기를 연상시키는 머리에 면도 따위 강아지나 줘버린 듯한 비주얼이지만 나름 명문가 출신의 잘나가는 아티스트다. ‘파티 몬스터스티브 아오키와 함께 작업한 <Livin’ my love>20121월 발표된 곡으로, 도입부의 슈퍼 마리오를 연상시키는 멜로디와 몸을 절로 무브무브 하게 만드는 중독성 있는 사운드가 아주 인상적이다. 현재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의 제왕삽입곡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철 지난지 한참이지만 어쨌든 되새김질로나마 다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조남진의 등장음악?<Bad>의 데이비드 게타는 두 번의 그래미 수상 경력으로 유명한 일렉트로닉, 하우스 음악계의 대부이다. 대표곡으로 <Titanium>과 에이콘이 피쳐링한 <Sexy Chci>, <One love> 등이 있으며, 지난 6<Lovers on the Sun> 라는 미니 앨범을 발표하고 세계 각지의 페스티벌에서 활발히 활동중이다. 요새 클럽 좀 갔다 하는 인재들이라면 <Bad>는 꼭 한 번 쯤 들어봤을 테니 길게 설명하진 않겠다. 자네. 클럽 좋아하나?

?어쨌든 이렇게 벌어진 플라이급 타이틀매치 겸 하우스뮤직 더비매치에선 플라이급 세계랭킹 5조남진 선수의 승리로 돌아갔다. 경기 내용이 박빙의 양상으로 흘러갔기에 송민종 선수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아쉬움이 들 수도 있겠는데, 팬들의 요구에 따라 로드FC 측에서 리벤지 매치를 준비 중이라고 하니 다음을 기약해보라는 심심의 위로의 말을 전하는 바이다. 하우스뮤직 더비에선 패했으니, 다음 등장음악으로 이런 슈퍼 마리오 삘나는 노래가 아니라 상대를 잡아먹을 듯한 강렬한 애비메탈, 아니, 헤비메탈이나 펑크 곡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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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의 경기 중, 이렇게 몇 가지 경기나마 등장음악에 대해 알려드렸다. 확실한 건, 과거 WWE 시절의 등장음악들과는 달리 일렉트로니카, 하우스 음악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인데,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전자음악 장르가 그만큼 일반 대중들의 취향을 효과적으로 잘 파고들었다는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어쨌든, 힘들게 써놓은 글이 여러분의 삶의 질과 지식의 풀을 1mm라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817일에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로드FC 017 송가연 vs 에미 야마모토매치의 현장에서 여러분과 마주하길 바라겠다. 한 달 뒤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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