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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모어찬스 표지.jpg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당신께.

내 꺼인 듯 내 꺼 아닌 썸은 오지 않는 답니다.

포기하면 편해요.




j :?윤상 씨와 함께 했던 뮤직 트라이앵글 스페셜 싱글이후로 18개월만이다. 오랜만의 앨범 발표인데 긴장은 하지 않았나.

정지찬(이하 ’) : 긴장은 아니고 오랜만에 활동을 하다 보니 사람들 만나는 게 재미있다.



j :?최근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고 들었다. 이번 주에 열리는 단독 콘서트에 대한 반응도 아주 좋고.

: 여태까지 했던 원모어찬스의 공연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열린다. 규모가 큰 만큼 이렇게나 많이들 와주시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팬 여러분들께 감사하다.

j : 26일이 내 생일이라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

박원(이하 ’) : 공연 중일텐데 챙겨줄 수도 없고.(웃음)



j : 정지찬 씨는 6월에 콘서트 외에 또 좋은 일이 있지 않았나.

: 저작권 수입이 좀 많이 들어왔다(웃음). 사실 둘째 아이를 가졌다.

j : 이름은 어떻게 되나.

: ‘정윤호로 지었다. 유노윤호 할 때 그 윤호.

j : 첫째 아이와 돌림자를 쓰나.

: 원래 돌림자는 아닌데, 다른 돌림자를 쓰기로 했다. 윤빈이와 윤호로.

j : 윤빈이 이름이 예쁘다.

: ‘빛날 윤빛날 빈자를 쓴다. 이름 지을 때 원이가 옆에서 그 이름을 쓰라고 했다.

: 진짜 그 이름이 될 줄 몰랐다.


원모어찬스1.jpg


j : 데뷔 이후 처음으로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음악감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만들게 되었다.

: 노래와 가장 어울리는 느낌으로 만들었다.

j : 원모어찬스가 직접 출연하는 뮤직비디오는 제작할 생각이 없는지.

: 예전에 한 번 찍었는데. 폐기처분됐다(웃음).

: 다시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j : 사실 정지찬 씨는 예전에 뮤직비디오를 찍은 경험이 있는 걸로 안다. ‘주식회사활동 당시 <좋을 거야> 뮤직비디오가 상당히 인상 깊었는데 그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 그때 컨셉이 회사놀이였다. 회사원들이 옥상에서 작은 일탈을 꿈꾸는 설정이었는데, 촬영 복장이 작업복이었다. 한 여름에 옥상에서 촬영을 했는데 점퍼 같은 복장을 입고 춤을 췄다. 신기하게도 남들은 덥다고 반팔입고 있는데 나는 점퍼 입고도 땀이 안나더라. 원래 땀을 잘 안흘리는 체질이긴 한데, 그래서 코디가 몹시 좋아했다.

j : 댄스 장면은 원테이크로 이루어졌다. NG가 많이 났을 것 같은데.

: 너무 덥다보니까 NG를 내면 죽을 죄를 지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누군가로 인해 촬영이 멈추면 분위기가 싹 조용해지더라. 괜찮다는 이야기도 없이 바로 다시 할게요!’를 외치면서 촬영시작하고.

?j : 정지찬 씨와 박원 씨는 모두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으로 유명하다. 원모어찬스가 결성될 때 박원 씨가 합류하게 된 것도 유재하 음악경연이 계기가 되었고. 두 분께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가지는 의미가 있다면.

: 사실 그 당시에 의미를 가지고 대회에 나간 건 아니었다. 오히려 요즘 들어서 의미가 특별해지는듯한 느낌이 든다. 유재하 음악경연을 작년부터 대회 출신자들이 직접 만들어가고 있는데, (정지찬)이 위에서 후배들을 챙겨가며 경연을 꾸려가는 모습도 보면서 나도 나름대로 작업을 하다 보니 정말 이 대회를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음악을 계속 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 대회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고 형도 만났기 때문에, ‘유재하 음악경연은 ??라는 정의는 못하겠지만 나에게 정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j : 박원 씨는 유재하 음악경연에 어떤 계기로 나오게 되었나.

: 대학교 때 음악 동아리를 했다. 군대 다녀와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후배들이 활동을 재미없어하는 것 같았다. 내가 후배였을 때 선배들이 가요제나 음악경연 대회에 나가면 그게 멋있어 보였던 기억이 나서 경연 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 당시에는 유재하 음악경연과 대학가요제가 대학생이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대회였는데, 유재하 음악경연은 쇼의 개념이 아니라,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콩쿨의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지원하게 되었다.

: 유재하 씨의 음악을 정말 좋아했고, 유재하 씨처럼 되고 싶었다. 지금도 노래부르는 사람보다는 유재하 씨처럼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직접 노래를 만들고 연주하고 프로듀싱 하는. 그래서 나에게 유재하는 정말 큰 의미였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제 2의 유재하를 뽑는 대회이기에 꼭 한 번 나가보고 싶었지만, 사실 대회에 나갈 생각은 없었다. 함께 팀을 하고 있던 나원주 씨가 전 해에 이미 상을 탔기 때문에, ‘한 팀에 두 명이나 대회에 나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나가게 되었다. 나가고 보니까 후배들도 만나게 되고, 좋은 인연들도 만나게 돼서 역시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j : 작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각별했다. 스폰서 문제로 인해 출신 아티스트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대회를 직접 꾸리는 등 애로점이 많았다.

: 어려운 상황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되었기에 좋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안좋은 일이었지만 모두가 모일 수 있었고, 모두가 한 마음이 될 수 있었기에, 비록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더 의미 있게 경연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후원해주실 분들도 생길 것 같긴 하지만, 작년의 의미를 이어서 대회 기획을 우리가 직접 하면 어떨까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스윗소로우의 김영우 씨가 동문회 회장이 되었는데, 김영우 씨를 주축으로 작년과 같은 대회를 만들 수 있을듯하다. 작년과 달리 올해엔 도움의 손길을 받으면서 여기에 우리의 힘을 보탤 수 있으니까 더 좋은 대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원모어찬스3.jpg

j : 작년도 참가자 중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면.

: 홍이삭 씨가 기억에 남는다. 홍대, 고대, 연대 출신의 다른 출연자들 사이에서 혼자 버대(버클리 음대) 출신이어서 버대에서도 오는구나.’하면서 놀랐다(웃음). 그래서 더 관심 있게 봤던 친구기도 한데, 이 친구가 24기 기수회장이 되었다. 앨범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관심이 절로 가더라.



j : 개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정지찬 씨는 친환경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 유기농 연예인이다(웃음).

j : 친환경 자연주의를 유지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

: 어느 순간에 나는 나 혼자서 만들어진 게 아니고 주변의 모든 존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같이 어우러져 사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뿐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간의 관계에서도 조화롭게 사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방법들을 생각하는 게 몹시 즐거웠다.

j : 텃밭을 가꾸는 걸로 아는데 어떤 작물들이 있나.

: 토마토, 가지, 블루베리, 오이, 수세미, 바질, 딸기 등을 작황하고 있다.(웃음)

j : 박원 씨는 정지찬 씨가 키우는 작물들을 먹어봤는지.

: 형이 김창완 선배님이 나오는 라디오에 출연하는데, 김창완 선배님이 주례도 봐주시고 워낙 각별하다보니 라디오하러 갈 때 방울 토마토를 손수 따서 방송국에 가지고 갔다. 그런데 내가 그걸 모르고 너무 배고픈 나머지 방송하기 전에 토마토를 다 먹었다. 형은 그걸 보고 말도 못하고 있었고. 먹으면서 토마토 안먹는데 이건 맛있다하고 먹었다.

: 안먹는데 왜 그거는 그렇게.(웃음)

: 정말 몰랐다. 그런데 정말 맛있더라. 형 덕분에 알게 된 건데, 종자나 토양의 비옥한 정도도 중요하지만 방금 딴 채소가 제일 맛있더라.

: 푸드 마일리지라는 게 있지 않나. 식품의 유통과정이 길어질수록 소모되는 에너지가 커지고 희생되는 것들이 많은데, 내가 직접 따면 좋은 점들이 참 많더라. 혼자 하는 운동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시티팜운동이다. 조그마한 화분에서라도 작물을 직접 재배해서 먹으면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고 환경에도 좋으니까, 도시농부가 되자는 운동이다.

j : 할아버지가 전에 과수원을 하셨는데 확실히 그때 먹었던 사과가 제일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 원이가 맛있게 먹어주면 힘이 나더라. 우리도 맛있지만 주위 사람들이 맛있다고 이야기해주면 더 기분이 좋아진다.

j : 정지찬 씨의 재배작물 중 어떤 게 가장 맛있었는지.

: 토마토가 제일 맛있다.



j : 앨범 자켓도 친환경주의와 관련해서 제작했다고 들었다.

: 사실 나는 환경을 그리 많이 생각하는 사람은 아닌데, 아무래도 형 옆에 있다 보니까 영향을 받게 된 면이 있다. 그동안 앨범을 낼 때 CD는 종이로 만들 수가 없으니 CD를 제외한 나머지 것들을 전부 종이로 만들어왔는데, 이번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서 재생지나 친환경적 소재들을 이용하여 앨범을 제작했다. 사실 수입해오는 종이보다 비싼 게 재생지인데 이야기가 잘 돼서 재생지를 사용하게 되었다. CD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재생지이다.

j : 디자인은 전부 직접 하지 않았나.

: 형이랑 이야기해서 디자인을 직접 했다. 나에게도 아주 의미 있는 작업이라 좋았다.

: CD를 넣는 폼이나 케이스들은 시중의 종이 케이스들조차 폼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원이가 폼까지 직접 만들어서, 어떻게 보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j : 정지찬 씨는 채식주의자로도 유명하다. 채식주의자도 유제품, 해산물, 생선류의 섭취 여부에 따라 비건, 락토, 오보, 락토오보 등으로 종류가 나뉘는데, 본인 성향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지.

: 생선은 먹고 우유나 계란은 따로는 안 먹는다. 그런데 빵에는 대부분 우유가 섞여있어서 골라먹을 수가 없으니까 그런 건 그냥 먹는다. 우리나라에서 채식주의자로 산다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런 것들은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을 스스로 허용하지 않았는데,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서 어느 정도 선에서 수용하게 되었다.

j : 그럼 두 분 식사할 때 별다른 문제는 없나.

: 그런 건 거의 없다. 아예 삼겹살집을 가지 않는 이상 어지간한 식당에는 형이 먹는 음식과, 어느 정도 육류가 들어간 일반 음식이 있으니까.

: 삼겹살집에 가도 쌈이랑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



j : 두 분 나이차가 12살이다. 팀 결성 당시 이런 나이차가 박원 씨에게는 고민거리로 다가오지 않았는지.

: 사람들이 늘 궁금해 하는 것들 중 한 가지인데,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팀이니까 하다보면 갈등이 있을 수 있고 불만이 있을 수는 있는데 그런 문제는 없었다.

j : 두 분만의 갈등해결 방식이 있다면.

: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식이고 공연도 하고 노래도 한다.

: 가끔 한 방씩 때린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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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정지찬 씨는 원모어찬스 아까 이야기했던 주식회사로도 활동을 했고, 나원주 씨와 함께한 자화상으로도 유명했다. 지금의 원모어찬스와 그때의 활동들이 의미가 다른 점이 있다면.

: 기본적으로 음악을 한다는 것은 같다. 당연하지만 종종 그런 사실들을 잊는 경우가 있었다. 누구랑 무엇을 하고, 내가 다른 프로듀싱을 하더라도 음악을 하는 것은 같은데, 다만 누구와 어떻게 하느냐가 서로 다른 음악이 나왔다. 놀러가더라도 어딜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서 재미있게 노는지가 중요하지 않나. 케미가 잘 맞는 사람과 재미있게 놀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즐겁다. 원모어찬스를 하면서 예전에 느꼈던 즐거움들과는 다른 즐거움을 느낀다. 내가 느끼지 못한 것들을 원이가 이야기해 줄 때 이런 게 있단 말이야?’ 하면서 놀랄 때도 있고, 여러 가지로 배우는 것들도 많다. 생각지 못한 것들을 배우고 알게 될 때 즐겁다.



j : 그렇다면 정지찬 씨는 원모어찬스를 결성할 당시 박원 씨의 어떤 면을 보고 함께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나.

: 그때는 뭘 어떻게 해봐야겠다는 생각보다 같이 노래 부르고 놀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앞으로 원대한 꿈을 펼칠 거다이런 건 아니었다(웃음). 그 당시에 원이가 노래 부르면서 몰입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음악의 즐거움을 안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저 친구랑 같이 노래 부르고 작업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놀자고 했고, 너무 재미있어서 같이 해보자고 하게 되었다.



j : 나중에 본인의 장례식 장에서 틀었으면 하는 곡이 있다면.

: <널 생각해>만한 곡이 없다.

: 지금 생각해보니 <널 생각해>가 참 좋을 듯하다. 고인을 기리는 느낌으로도 쓰면 좋을 것 같다.

: 죽은 후를 자주 생각하곤 한다.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하기 힘들긴 한데, 내가 죽으면 외국처럼 장례식장에서 파티를 하면 좋겠다. 이미 죽은 후라 나는 어쩔 수가 없겠지만 슬프지만 행복하게 장례식을 치뤘으면 좋겠다. 원모어찬스의 노래가 나오면 그런 분위기적인 측면에서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죽을 때 호상(好喪)으로 가야 되는데.(웃음)

: 인터뷰 끝나고 상조 CF라도.(웃음)

j : ‘10억을 받았습니다는 어떤지.



j : 국내외를 막론하고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 음악하기 전에는 굉장히 많았다. 사실 스스로 음악을 상당히 오래 전부터 해왔다고 생각해서, ‘음악을 언제부터 했냐고 물어오면 시기가 애매하긴 했다. 나는 음악을 학교 다닐 때부터 좋아해서 늘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하고 있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내 음악을 누군가가 금전적인 지출을 하면서 들을 때와 그 전으로 구분하는데, 전자가 된 지금은 롤 모델이 없다. 누군가를 닮고 싶다는 생각에 매너리즘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은 누구를 닮거나 쫓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 데이빗 포스터, 퀸시 존스 같은 명 프로듀서가 롤 모델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노래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성을 쌓듯이 음악을 프로듀싱하는 것을 보고 기쁨을 느낀다. 데이빗 포스터의 경우 노래도 잘하지만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요소들이 작게 보이는데, 그런 점들을 보며 어렸을 때부터 명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고 꿈꿔왔다.



j : 지난 626일에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소개 부탁드린다.

: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여섯 가지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었다. 특별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접근했다기보다 형과 내가 음악을 하다가 그 시기에 모은 여섯 가지 이야기를 곡으로 발표하게 되었다.


j : 타이틀 곡 <뭐가 그리 좋은지 몰라> 소개를 부탁드린다.

: 곡을 쓸 당시 형이 먼저 뭐가 그리 좋은지 몰라라는 테마를 곡과 같이 만들었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모를 만큼 좋은 게 정말 좋아하는 감정이지 않나. 사랑에 어떤 이유가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 질릴 수밖에 없고 애정이 식기 마련이니까, 그렇게 접근해서 만든 곡이다.

j : 노래 가사가 을 연상케 했다.

: 요즘에는 어떻게 썸을 타는지 몰라서 원이가 옆에서 많이 알려줬다.

: 사실 나는 썸을 좀 많이 타본 편이다.

j : 박원 씨는 학창시절에 인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

: 사귀고 나서면 모르겠는데 그전에는 사람들이 내 표정을 화가 난 것 같다거나, 무섭다고 하더라. 나는 호감이 있었는데, 상대가 그걸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 그런데도 이 정도라는 이야기인가.(웃음)

: 사실 형이 따뜻하고 이성에게 케어도 많이 한다.





j : 썸 탈 때 뭐가 그리 좋았는지 모를 정도로 두근거렸던 경험이 있었나.

: 사실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행복감에 젖어 들지는 않는다. 물론 작업을 하고 공연을 할 때는 정말 즐겁지만 그 사실로 인해 눈 뜨자마자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정말 뭐가 그리 좋은지 모르는 상대가 생기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기분이 좋더라. 뭘 해도 기분이 좋다.

j : 썸 탈 때는 카톡 날리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순간이 조마조마하면서 묘하게 즐겁다.

: 읽었는데 왜 답을 안할까.

: 먼저 오는 날은 완전 신난다.

j : 1이 없어졌는데 장시간 답이 없으면 불안하다.

: 며칠 만에 연락이 오면 좋아서 이모티콘 도배하고(웃음).

: 연락하다가 며칠 연락 안 오면 얘는 날 좋아하는 게 아니구나하면서 혼자 정리하게 되는데, 꼭 그러면 먼저 연락 온다.

: “지난번에 연락했었지?”하면서.(웃음) 이 노래가 사실 그런 노래다. 사랑을 하게 될지 아닐지 모르는 썸을 나타냈는데, 장면의 마지막에서 내 여자친구가 되줄래?’라고 묻고 답이 예스일지 일지는 모른 채 끝난다. ‘오늘 가서 고백을 할까’, ‘너와 함께 가던 길로 널 만나러 가고 있어’, 이런 식의 설렘의 과정들을 잘 그린 곡이기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들으면 많이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j : 정지찬 씨는 결혼생활 하시는 동안 썸이라고 할 만큼 가슴 뛰는 순간들을 느낀 적이 있었나.

: 다른 사람한테?

j : 그러면 큰일난다. 형수님 되시는 분 이야기다.(웃음)

: 순간순간 고마운 일이 많다. 얼마 전에 둘째를 낳을 때 엄마가 된다는 게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엄마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힘들고, 엄마가 되는 순간도 힘들고. 그래서 더 고맙고, 더 의리가 생긴다.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과 함께 이 사람을 내가 더 아끼고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가 그리 좋은지 몰라는 안사람에게도 느끼지만 아이를 보며 느낄 때도 많다. 아이를 보면 어디가 예쁜지 모르겠는데 너무 좋다.


원모어찬스7.jpg


j : 앨범 중 <만나러 간다>는 곡은 첫째 아이의 출산이 작곡배경이라고 알고 있다. 혹시 이번 둘째 아이의 출산을 배경으로 한 곡도 준비 중인지.

: 구체적으로 아이를 위한 곡은 없다. 하지만 그런 기쁨들이 곡을 쓸 때 모두 조금씩 스며들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곡 전반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나는 내가 곡을 쓴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나에게 경험을 준 모든 사람들의 것들이 나를 통해 나올 뿐이라고 생각을 해서, 아이를 보면서 느낀 감정들이 곡들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j : 26일부터 단독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단독 콘서트의 주안점이 있다면.

: 발매 기념공연인 만큼 이번에 나온 음반의 곡들을 잘 들려드리고자 한다. 아무래도 공연이다 보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거리들을 생각 중이다. 원래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려고 계획을 짰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이런 것도 해보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음악 외의 것들을 하는 게 우리도 재미있고, 그런 것들이 공연의 양념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j : 앞으로의 활동 계획 부탁드린다.

: 페스티벌들도 있고 공연도 잡혀있다. 앨범도 지난번만큼 길지 않은 기간 내에 낼 생각이다.

j : 조금 이른 이야기지만 정규앨범 발매계획은 없나.

: 그런 걸 지난번에 이야기했다가 함부로 말하면 안되겠다고 느꼈다.(웃음)

: 평창 올림픽 전에는 나오지 않을까.(웃음) 앨범에 채워질 이야기들이 생기면 나올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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