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의 들] 이소라 8집 - 이소라8 평론/리뷰 (타이틀곡 '난 별')

by GT posted May 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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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8집?리뷰/평론



개러지 록 리바이벌(Garage Rock Revival)의 선봉장으로 돌아온 이소라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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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록이지만 훨씬 더 짙은 장르성을 들고 나타났다. 이소라의 8집이다. 분명히 해둬야 할 것은, 이 음반을 두고 '깜짝 록 음반'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분명한 오독이라는 점이다. 이소라는 이미 5집부터 밴드를 두고 록 음악을 해왔다. 5집 음반이 2002년에 발표되었으니 이소라는 10년 넘게 록 음악을 해온 것이다. 8집은 5집, 6집, 7집으로부터 이어져내려오는 이소라 음악의 방향성의 연장성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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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소라 8집이 유독 튀게 들리는 것은, 이 음반이 록의 특정 세부 장르를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5집, 6집, 7집이 타 장르와의 타협을 허용하며 다양한 무드를 자아내는 일종의 모던 록이었다면(모던 록은 장르라기보다는 하나의 흐름이다), 8집은 정확하게 '개러지 록'다. 대부분의 곡이 개러지 록의 작법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개러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음반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를 놓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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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화이트나 악틱 몽키즈에 의해서 다시 부활된 개러지는 몇가지 중요한 장르적 특징을 가진다. 기타의 연주는 다양한 변주를 꾀하기 보다는 반복적인 리프를 따른다. 즉 한 가지의 테마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리듬감을 부여하는 베이스가 두드러지기도 한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하드 록 사운드를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리드미컬하다. 그래서 묵직한 가운데서도 경쾌하고 댄서블하다는 인상을 주는 곡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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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소라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개러지 곡은 아마도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Seven Nation Army]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블렌더 매거진이 선정한 500개 명곡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좋은 곡이다. 기타 리프가 반복되고, 보컬은 오토튠 등으로 강하게 왜곡된다. ?메이트의 정준일이 쓴 [좀 멈춰라 사랑아]가 이러한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작법과 형식을 고스란히 따른다. 거칠고 신랄하게 왜곡된 보컬, 마치 튕겨나갈듯한 반복적인 기타 리프, 리드미컬한 드러밍이 꼭 닮았다. 이 음반의 절반 이상의 넘버에서 모두 보컬 소리를 강하게 왜곡시켰다. 보컬이 강조되었던 기존 이소라의 음반과는 달리 보컬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겠다는 점, 즉 밴드 사운드를 앞세웠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차별점을 두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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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트라입스의 잭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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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멈춰라 사랑아]에 이어지는 트랙3 [쳐]?, 이어지는 [흘러?All Through Night] 역시?저절로 고개를 까딱이게 만드는 댄서블한 힘이 있다.?이렇듯 개러지 록은 드라이한 가운데서도 특유의?바운스를 갖고 있다.?이 음반은?악틱 몽키즈나 잭 화이트의 음악에서 들어볼 수 있었던 특유의 리듬감과 합주법이 적확하게 이식된 음반이다. 한마디로 이소라 8집은?본격 장르음반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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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는 단순히 장르성의 발현에만?그치지 않는다. 정통 개러지나 리바이벌 개러지에서 찾아보기 힘든 청감을 부여하고 있는 지점은 역시 보컬이다. 보컬의 힘을 빼고 사운드를 전면으로 내세운 가운데서도 이소라의 보컬은 독보적이다. [난 행복해]의 보컬이 풍부하고 기름진 음색이었다면, 지금의 이소라의 음색은 훨씬 신경질적이고 날카롭다. 그래서 이소라 8집은?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는 록 넘버들과는?다르다. 이소라의 록은?그보다?정신병리적이고 예민한 느낌을 준다. 비음이 섞인 가운데 가늘게 솟아오르는 고음의 청감은 당신을 소름 돋게 만드는 순간순간을 연출해낸다. [나 focus]?의 화난 듯한 고음부는 뇌신경 깊숙한 어딘가를 건드리며 끝없이 오감을 자극한다. [넌 날]?의 저음부는 주술을 읖조리는 듯한 무색무취의 보컬이 되려 섬뜩한 기분을 자아낸다. [난 별]이나 [운 듯]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넘버에서 느껴지는 고딕적이거나 중세적인 분위기는 모두 이소라의 신경질적인 보컬이 만들어낸 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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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난 별]과 선공개되었던 [운 듯]의 경우 음반 전반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있다. 기존 이소라의 팬들을 섭렵할 수 있는 넘버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지찬이 쓴 [난 별]은 아름다운 곡이다. '시네이드 오코너'류의 경건한 느낌, 영국 모던록 밴드의 촉촉한 감수성 느낌을 그대로 이어받는 곡이다. 전반적으로 리버브가 강하게 들어간 가운데?오르간튠의 건반으로?시작되는 간주는 단연 압권이다.?마치 신부님의 미사 말씀처럼 빠르게 읖조리는 도입부 또한 [난 별]의 독특한 청감으로 이어진다.?4집의 [Amen]과 같이 대부분의 대중이 이번 8에서 좋아할 수 있는 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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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8집의 함의는, 결국 오랜 세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단순히 보컬이 아니라 창작성과?장르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해외 어떤 여성 보컬과 비교하더라도 최고의 가창력을 갖춘 가수이지만, 그 이전에 자신이 무슨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장르적 견해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3집, 5집, 6집, 7집에 발현되었었고 8집은 그러한 이소라 음악관의 연장선상이라는 것이다. 작년에는 장필순 음반이 포크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보여줬다면, 올해 이소라의 음반은 록 음악에 대한 순도 높은 접근을 취했다. 두 가수, 현재 대한민국을 이끄는 최고의 두 여성 아티스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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