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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밴드 로맨틱펀치(Romantic Punch)가 이 노래를 커버하면서 잘못된 발언을 한 것이 큰 물의를 이르켰습니다. 기타를 연주하는 콘치가 이 곡을 '미성년자를 범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을 담은 노래'로 해석을 한 것이었죠. 물론 반쯤은 농담으로 한 것이었겠지만, 무심코 던진 돌이 가끔은 어떤 개구리에게 치명상을 주기도 하죠.

 

1993년도에 처음으로 선 보였던 <너에게>가 지금 다시 주목받은 이유는, 곡 자체가 명곡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영향 때문입니다. 큰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94>에서 <너에게>는 주요 테마곡 중 하나였죠. 20년의 세월을 관통해 전시했던 이 드라마는 그 시간적 격차를 메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시대의 사회적 분위기, 대화 속의 뉘양스, 문화적 코드를 읽게 하는 소품들 등. 그 애씀 덕에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 시대로 돌아갔고 함께 향유했습니다. 

 

<너에게>를 커버했던 로맨틱펀치의 부적절한 발언은 사실 불성실함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응답하라 1994> 팀이 그 시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데 반해, 로맨틱펀치는 안일했죠. 서태지와 아이들 팬의 분노는 그 몰이해를 향해 있습니다.

 

서태지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상당히 의아해했습니다. 폭발적인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는 자신을 향한 애정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심스러웠고, 또 두려운 감정을 들게 했습니다. 게다가 젊은이들의 욕망을 폭발시켜준 매개가 된 그는 어른세대와의 갈등을 조장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2집>>은 바로 그러한 상황 속에서 서태지가 고민한 결과물을 담고 있죠. <너에게>도 그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니가 아무리 지금 날 좋아한다 그래도, 그건 지금뿐일지 몰라.

지금 나에겐 두려움이 앞서

어른들은 항상 내게 말하지

넌 아직도 모르고 있는 일이 더 많다고"


로맨틱펀치의 곡 해석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사회적(어른들의 세계관)으로 용인되지 않는 사랑(혹은 우정)의 관계를 고민하는 노래니까요. 다만 서태지가 문화적 아이콘이 된 후 위태로운 길을 걸을 때, 팬들과 교감하게 했던 그 맥락을 너무 손쉽게 조롱으로 코드화한 것은 아쉽습니다. <너에게>는 서태지가 팬들을 향해 솔직한 양가적 마음을 내비쳤고, 그에 대한 응답들을 이끌어낸 곡으로 팬덤 안에서 특수한 위치를 인정받는 곡이니까요.

 

이 해프닝은 로맨틱펀치 측에서 공식 사과를 했고, 또 서태지 측에서도 '루머에 따른 오해에서 비롯된 실수이므로, 이번 일로 인해 진솔하고 자유롭게 음악하는 인디씬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기를 부탁'한다고 하여 정리가 되었습니다. 물론 후유증이 가신 것은 아니지만요.

 

로맨틱펀치는 재미삼아 공연에서 한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상하게 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고, 격렬히 반응했던 서태지와 아이들 팬들은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조롱받는 것에 분개했죠. 결과적으로 서태지는 대인배가 되었고, 로맨틱펀치는 몰상식한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서태지 팬이지만, 로맨틱펀치에게도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2집이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런 일까지 겹치니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이번 일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도덕적인 방향으로 이 사건이 전개되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한 때 서태지는 사회의 전위였는데, 이제는 그의 브랜드가 안정적인 잣대의 위치에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효과로서).

 

어쨌든,

한 번 들어보죠.

 

<너에게>

 

 

 

니가 아무리 지금 날 좋아한다고 그래도

그건 지금뿐일지도 몰라

왜냐하면 어 그건 말야

 

너의 말들을 웃어 넘기는

나의 마음을 너는 모르겠지

너의 모든 걸 좋아하지만

지금 나에겐 두려움이 앞서

 

너무 많은 생각들이 너를 

가로막고는 있지만

날 보고 웃어 주는 네가

그냥 고마울 뿐이야.

 

너는 아직 순수한 마음이 너무 예쁘게 남았어

하지만 나는 왜 그런지 모두가 어려운걸

 

세상은 결국 변하겠지

우리의 생각들도 결국 달라지겠지

생각해봐 

어려운 일뿐이지.

 

나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을

때로는 외면하고 얼굴을 돌리는걸 

넌 느끼니 

너를 싫어해서가 아니야.

 

너를 만난 후 언젠가부터

나의 맘속엔

근심이 생겼지

네가 좋아진 그 다음부턴

널 생각하면 깊은 한숨뿐만

 

사랑스러운 너의 눈을 보면

내 맘은 편안해지고

네 손을 잡고 있을 때면

난 이런 꿈을 꾸기도 하고

나의 뺨에 네가 키스할 땐

온 세상이 내 것 같아

 

이대로 너를 안고 싶어

하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너무 많은 일이

네앞에 버티고 있잖아.

생각해봐 어려운 일 뿐이지.

 

네가 접하게 될 새로운 생활들과

모두가 너에게 시선을 돌리게 될 것을

알 수 있니

 

너는 이런 내 마음 아는 

난 너의 맘 다치게 하긴 싫어

이러는 것 뿐이지

 

어른들은 항상 내

 

게 말하지

넌 아직도 모르고 있는 일이 더 많다고

 

네 순수한 마음 난 변치 않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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