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칼럼섬네일.png

얼마 전 밴드 로맨틱펀치(Romantic Punch)가 이 노래를 커버하면서 잘못된 발언을 한 것이 큰 물의를 이르켰습니다. 기타를 연주하는 콘치가 이 곡을 '미성년자를 범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을 담은 노래'로 해석을 한 것이었죠. 물론 반쯤은 농담으로 한 것이었겠지만, 무심코 던진 돌이 가끔은 어떤 개구리에게 치명상을 주기도 하죠.

 

1993년도에 처음으로 선 보였던 <너에게>가 지금 다시 주목받은 이유는, 곡 자체가 명곡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영향 때문입니다. 큰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94>에서 <너에게>는 주요 테마곡 중 하나였죠. 20년의 세월을 관통해 전시했던 이 드라마는 그 시간적 격차를 메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시대의 사회적 분위기, 대화 속의 뉘양스, 문화적 코드를 읽게 하는 소품들 등. 그 애씀 덕에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 시대로 돌아갔고 함께 향유했습니다. 

 

<너에게>를 커버했던 로맨틱펀치의 부적절한 발언은 사실 불성실함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응답하라 1994> 팀이 그 시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데 반해, 로맨틱펀치는 안일했죠. 서태지와 아이들 팬의 분노는 그 몰이해를 향해 있습니다.

 

서태지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상당히 의아해했습니다. 폭발적인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는 자신을 향한 애정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심스러웠고, 또 두려운 감정을 들게 했습니다. 게다가 젊은이들의 욕망을 폭발시켜준 매개가 된 그는 어른세대와의 갈등을 조장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2집>>은 바로 그러한 상황 속에서 서태지가 고민한 결과물을 담고 있죠. <너에게>도 그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니가 아무리 지금 날 좋아한다 그래도, 그건 지금뿐일지 몰라.

지금 나에겐 두려움이 앞서

어른들은 항상 내게 말하지

넌 아직도 모르고 있는 일이 더 많다고"


로맨틱펀치의 곡 해석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사회적(어른들의 세계관)으로 용인되지 않는 사랑(혹은 우정)의 관계를 고민하는 노래니까요. 다만 서태지가 문화적 아이콘이 된 후 위태로운 길을 걸을 때, 팬들과 교감하게 했던 그 맥락을 너무 손쉽게 조롱으로 코드화한 것은 아쉽습니다. <너에게>는 서태지가 팬들을 향해 솔직한 양가적 마음을 내비쳤고, 그에 대한 응답들을 이끌어낸 곡으로 팬덤 안에서 특수한 위치를 인정받는 곡이니까요.

 

이 해프닝은 로맨틱펀치 측에서 공식 사과를 했고, 또 서태지 측에서도 '루머에 따른 오해에서 비롯된 실수이므로, 이번 일로 인해 진솔하고 자유롭게 음악하는 인디씬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기를 부탁'한다고 하여 정리가 되었습니다. 물론 후유증이 가신 것은 아니지만요.

 

로맨틱펀치는 재미삼아 공연에서 한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상하게 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고, 격렬히 반응했던 서태지와 아이들 팬들은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조롱받는 것에 분개했죠. 결과적으로 서태지는 대인배가 되었고, 로맨틱펀치는 몰상식한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서태지 팬이지만, 로맨틱펀치에게도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2집이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런 일까지 겹치니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이번 일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도덕적인 방향으로 이 사건이 전개되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한 때 서태지는 사회의 전위였는데, 이제는 그의 브랜드가 안정적인 잣대의 위치에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효과로서).

 

어쨌든,

한 번 들어보죠.

 

<너에게>

 

 

 

니가 아무리 지금 날 좋아한다고 그래도

그건 지금뿐일지도 몰라

왜냐하면 어 그건 말야

 

너의 말들을 웃어 넘기는

나의 마음을 너는 모르겠지

너의 모든 걸 좋아하지만

지금 나에겐 두려움이 앞서

 

너무 많은 생각들이 너를 

가로막고는 있지만

날 보고 웃어 주는 네가

그냥 고마울 뿐이야.

 

너는 아직 순수한 마음이 너무 예쁘게 남았어

하지만 나는 왜 그런지 모두가 어려운걸

 

세상은 결국 변하겠지

우리의 생각들도 결국 달라지겠지

생각해봐 

어려운 일뿐이지.

 

나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을

때로는 외면하고 얼굴을 돌리는걸 

넌 느끼니 

너를 싫어해서가 아니야.

 

너를 만난 후 언젠가부터

나의 맘속엔

근심이 생겼지

네가 좋아진 그 다음부턴

널 생각하면 깊은 한숨뿐만

 

사랑스러운 너의 눈을 보면

내 맘은 편안해지고

네 손을 잡고 있을 때면

난 이런 꿈을 꾸기도 하고

나의 뺨에 네가 키스할 땐

온 세상이 내 것 같아

 

이대로 너를 안고 싶어

하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너무 많은 일이

네앞에 버티고 있잖아.

생각해봐 어려운 일 뿐이지.

 

네가 접하게 될 새로운 생활들과

모두가 너에게 시선을 돌리게 될 것을

알 수 있니

 

너는 이런 내 마음 아는 

난 너의 맘 다치게 하긴 싫어

이러는 것 뿐이지

 

어른들은 항상 내

 

게 말하지

넌 아직도 모르고 있는 일이 더 많다고

 

네 순수한 마음 난 변치 않길 바래. 



  1. [Floyd의 음악이야기] [소식] 2014년 상반기 내한 공연 아티스트 모음

    2014년 내한 공연 뮤지션 2013년 한 해 동안 대형 록페스티벌과 여러 뮤지션들의 단독 공연을 통해 그 어느 해보다 대한민국은 많은 내한 공연이 진행되었다. 2014년은 브라질 월드컵과 소치 동계 올림픽의 커다란 이슈 속에서도 대형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의 ...
    Date2014.01.14 By냉동보관 Views2782
    Read More
  2. [눈시칼럼]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낳은 도시전설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전설을 도시전설이라고 한다. 그럴 듯 하지만 증명되지는 않은 이야기들로 음모론이나 괴담에도 한 발씩을 걸친 것들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믿을 수 있을, 어느 정도의 현실성 역시 필수이다. 그저 재미로 들을 것도 있지만 옛날의 전...
    Date2014.01.14 By호솜 Views1853
    Read More
  3. [한귀에반한] 5화: 로맨틱펀치의 오해와 응답하라 1994의 이해 (서태지와 아이들 - 너에게)

    얼마 전 밴드 로맨틱펀치(Romantic Punch)가 이 노래를 커버하면서 잘못된 발언을 한 것이 큰 물의를 이르켰습니다. 기타를 연주하는 콘치가 이 곡을 '미성년자를 범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을 담은 노래'로 해석을 한 것이었죠. 물론 반쯤은 농담...
    Date2014.01.14 By두괴즐 Views2152
    Read More
  4. [대중문화의 들] 응답하라 1994, 그리고 시대를 앞섰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추억하며

    응답하라 1994와 90년대 서태지를 돌아보며 ? ? ? 뛰어난 대중예술은 다양한 형태로 리바이벌되고 추억된다. H.O.T 시대를 그렸던 '응답하라 1997'의 흥행 이후 발표되는 새 시즌?'응답하라 1994'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대를 그린다. H.O.T 음악이야 단순히 추...
    Date2013.12.16 ByGT Views4671
    Read More
  5. [눈시칼럼] '기황후'

    역사를 바탕으로 한 창작물들, 그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창작물이기에 그 세계는 작가가 직접 창조한 세계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가치관이 잘 녹아들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창작물과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 세계의 인물들은 실존했던 인...
    Date2013.12.15 By호솜 Views3923
    Read More
  6. [까만자전거] 라라밴드

    ?라라 밴드를 아시나요? 까만자전거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Emerson, Lake And Palmer)>의 명곡 <C'est La Vie>를 소개하면서 하양시장표 <고로케>를 언급한 뒤로 장날을 기다리며 고로케를 노래하는 이들 때문에 할 수 없...
    Date2013.12.13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4671
    Read More
  7. [Floyd의 음악이야기] 영원히 함께하는 시대의 목소리, 김현식

    영원히 함께하는 시대의 목소리, 김현식 예술인, 즉 아티스트의 혼은 남다르다. 그들이 걸어온 길은 과정과 결과에 더해져 대중을 이끈다. 그 과정이 아름답다고 하기에는 지나치도록 결과가 안타까운 아티스트가 있다. 김현식.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2...
    Date2013.12.12 By냉동보관 Views4881
    Read More
  8. [한 귀에 반한] 4화: 이적 - 서쪽 숲

    ? 얼마 전 이적의 새 앨범이 나왔습니다. 그의 솔로 정규 5집이었죠.? 이적은 제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뮤지션이라 설레는 마음에 소개글도 남긴바 있습니다(http://durl.me/6hssyz).? 원래 본 글의 소스는 이적의 신보에서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
    Date2013.12.10 By두괴즐 Views5167
    Read More
  9. [눈시칼럼] 명성황후 vs 민비 호칭편

    2001년, 명성황후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와 함께 명성황후에 대한 미화가 이어졌고, 어떤 주장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쓰던 민비라는 호칭이 일제가 비하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후 그녀의 공과에 대한 논란이 지속...
    Date2013.11.15 By호솜 Views5475
    Read More
  10. [대중문화의 들] 조용필 최고의 명반, 7집 '여행을 떠나요, 미지의 세계'에 관하여

    ? 조용필 7집?여행을 떠나요 다시 평론하기 ? 7집 전까지 조용필은 '고고 트롯트'라는 새로운 형식을 빌려 록 음악과 성인가요 사이에서 여러가지 고심을?해왔다. 물론 [고추잠자리]같은 곡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곡들은 성인가요, 트롯트처럼 들리는 곡들이...
    Date2013.11.15 ByGT Views5252
    Read More
  11. [한 귀에 반한] 3화: 장미여관, <하도 오래 되면>

    [한 귀에 반한] 3화: 장미여관, <하도 오래 되면> 장미여관은 저에게 있어 단연 올해의 발견입니다. 그들은 2011년 EP 앨범 <너 그러다 장가 못간다>로 데뷔했고, 작년에는 '봉숙이'로 나름 인디씬에서 인기를 얻어가고 있었다지만, 저는 올해 처음 알게 되었...
    Date2013.11.13 By두괴즐 Views5349
    Read More
  12. [Floyd의 음악이야기] [Review] 박성하 2'st 싱글

    박성하 음악의 의의 인류의 역사 가운데 문화(文化)의 형성은 소수의 독점에 의해서 이루어졌지만, 그 발달 과정의 모든 내용들은 수많은 민중과 대중을 포함하며 완성되어왔다. 문화는 어휘 자체만으로도 인류역사의 흐름을 온전히 포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
    Date2013.11.13 By냉동보관 Views4388
    Read More
  13. [까만자전거] 코머스(Comus)의 기괴한 역작 음반, <First Utterance>

    코머스(Comus)의 기괴한 역작 음반, <First Utterance> 까만자전거 음주와 향연을 주관하는 젊은 신의 이름을 밴드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포크 밴드 <코머스>는 1971년에 발표했었던 데뷔 음반 <First Utterance>가 1995년 5월에 우리나...
    Date2013.11.13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5208
    Read More
  14. [eerie의 악마의 로큰롤] 포스트모던 마녀사냥 - CocoRosie와 Lupe Fiasco

    by eerie ? ? ? 2011년에 슈퍼칼라슈퍼를 통해 내한공연을 하기도 했던 코코로지는힙스터들에게 가장 미움 받는 밴드 중 하나이다. 대중문화 전체를 놓고 보면 작은 일이겠지만, <스테레오검(Stereogum)>에서는 이에 대한 특집 기사까지 기획해 코코로지를 옹...
    Date2013.10.21 By호솜 Views4041
    Read More
  15. [까만자전거] 세시봉과 한글날 그리고 가나다라

    세시봉과 한글날 그리고 가나다라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세... 위의 문장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 첫 구절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이 문장은 새로운 글자를 만들게 된 구체적인 이유와...
    Date2013.10.16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3223
    Read More
  16. [눈시칼럼] 광해군

    조선시대와 현재의 평가가 가장 엇갈리는 왕은 광해군일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폐위되었기에 왕 취급도 안 해주었고, 명나라의 은혜를 저버린 것, 폐모살제(계모를 폐하려 하고 동생을 죽인 것),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 것 등의 실책을 꼽았다. 일제강점기부터...
    Date2013.10.15 By호솜 Views4373
    Read More
  17. [Floyd의 음악이야기] 한국 락페스티벌 문화의 희망과 절망, 1999 트라이포트 락페스티벌

    [Column] Festival?특집 한국 락페스티벌 문화의 희망과 절망의 시기였던?1999?트라이포트 락페스티벌 한국에서 락음악을 한다는 것과 락음악을 즐긴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는 듯 하지만,?그 간격은 가깝다.?뮤지션 스스로 여타 음악에 대한 흡수와 관심이 ...
    Date2013.10.14 By냉동보관 Views5108
    Read More
  18. [한 귀에 반한] 2화: 패닉, <추방>

    [한 귀에 반한]?2화: 패닉, <추방> 이 노래는 하일권 작가의 <3단합체 김창남>을 보면서 생각이 난 노래입니다. 물론 '호구'에게 내려진 '거절'은 결코 '친절'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절'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믿었...
    Date2013.10.13 By두괴즐 Views3749
    Read More
  19. [까만 자전거] 아침 이슬은 왜 금지곡이 되었나?

    아침 이슬은 왜 금지곡이 되었나? 까만자전거 1971년 서울 대학교 미술 대학 회화과에 재학 중이던 대학생 <김민기>는 한장의 포크 음반을 발표하고 가수로 데뷔하였다. 데뷔 당시 김민기는 자신의 음반 한장이 우리 사회에 몰고 올 엄청난 파장을 짐작이나 ...
    Date2013.09.15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5232
    Read More
  20. [EERIE의 악마의 로큰롤] 서쪽은 어디인가 - Pet Shop Boys의 <Go West>

    서쪽은 어디인가 -Pet Shop Boys의 <Go West> 올해 <라이프 오브 파이>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쥔 대만 출신 리안 감독에 대한 중국 본토의 감정에 대해 중국인 친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지. 정부도 그렇고 대부분의 중국인들도...
    Date2013.09.15 By내이름은김창식 Views445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 7 Next
/ 7

로그인 정보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