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미술, 영화 등 모든 예술을 아우르는 예술 교환수
밴드 텔레포니스트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씬의 발전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다. 이번 에디터스 초이스의 주인공은 2014년 EP로 데뷔하여 신서사이저, 베이스, 드럼의 3인조로 활동하고 있는 밴드 텔레포니스트다. 신스팝과 사이키델릭을 기반으로 독창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운드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밴드 텔레포니스트의 음악과 인생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아래는 리더 허철주와의 일문일답
Q. 먼저 텔레포니스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허철주(이하 허) : 안녕하세요, 보컬과 신서사이저를 맡고 있는 허철주입니다. 드럼에는 김수준, 베이스는 박형주가 있습니다. 현재는 3인조로 활동하고 있어요.
Q. 원래는 혼자서 활동을 했었다고 들었는데 지금의 텔레포니스트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건가요?
허 : 네, 텔레포니스트는 제가 작년에 원맨밴드로 혼자 시작했었어요. EP앨범을 두 장 냈었는데 제가 밴드를 오래했어서, 밴드를 구성해 라이브를 꼭 해보고 싶었
어요. 그래서 주변에 수소문을 하다 친구들로부터 소개를 받아서 지금의 드럼과 베이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Q. 텔레포니스트의 음악을 들어보면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어디에서 음악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허 : 너무 많기 때문에 하나로 말씀드리기가 어려운데, 제가 그림이나 책 같은 것도 좋아해서 그 속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우연치 않게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툭정 아티스트 한 명을 꼽긴 힘든 것 같아요.
Q. 뮤직비디오나 앨범아트 같은 것을 보면 현대 미술을 선호하는 것 같은데
허 : 네, 말씀하신 대로 팝아트도 좋아하고 설치미술과 비디오아트 쪽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어요. 특히 20대 초반에는 백남준 씨에 빠져있었죠. 관련 서적, 작품은 모두 봤고 백남준 아트센터에 가서 전시도 보고했어요. 백남준 씨의 예술적인 철학과 인생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Q. 1집 <Another Day>를 준비하며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나 염두에 두었던 부분이 있었나요?
허 : Another Day를 들어보면 “저 달을 보며 댄스”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보통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많잖아요? 그런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죠. 습관이 된 건지 모르겠는데 저는 달을 자주 보는데 뜨고 지는 모습을 보며 변화 혹은 일탈이라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Q. 어떻게 보면 노래의 훅이 확실하지 않아서 곡간의 경계가 모호한 느낌도 있는 것 같아요.
허 : 자연스러운 어떤 결과물을 내는 게 텔레포니스트의 음악인 것 같아요. 틀에 짜이고 맞춰진 대로 만들면 저도 재미가 없고... 텔레포니스트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텔레포니스트를 통해서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Q. 이번 7월엔 정규 1집의 리믹스 앨범을 발표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작업하게 된건가요?
허 : 주위에 친한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의 의미로 해보고 싶었어요. 화합의 의미로 해본 건데 다들 긍정적이고 재미있게 생각해서 저도 재미있었죠.
Q. EP앨범을 처음 발매하신 게 2014년 이었는데 데뷔 연차에 비해 쓰신 곡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허 : 곡 쓰는 걸 너무 좋아하고 재미있어해서 그런 것 같아요. 지금도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내년 1~2월 중에 나올 예정이에요. 사실 곡들은 이미 다 나왔거든요. 심지어 지금 그 곡들을 공연하고 있어요.
Q. 이번 앨범은 어떤 식으로 변화를 주려 하신건가요?
허 : 정규 1집은 원래 기타를 치던 친구가 있어서 록적인 요소가 있었는데 새로운 앨범은 그 친구가 빠지면서 좀 더 일렉트로닉 한 쪽으로 가고 있어요. 멤버들과 얘기했을 때도 일렉트로닉 한 밴드의 구성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게 완성도 있게 다듬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Q. 라이브 때도 변화를 주려고 하는지
허 : 라이브를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저희는 즉흥적인 연주를 해요. 형식적인 것보단 신호를 주면 그냥 즉흥적으로 연주를 하고 가사도 원래 가사가 아니라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즉흥적으로 말하죠.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멤버들도 그렇게 풀어주면 더 미치고 너무 좋아해요.
Q. 앨범의 곡을 표현하는 문제에 있어선 장비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아요.
허 : 원래는 장비를 엄청 많이 이동했어요. 하지만 다양한 특성을 가진 공연장에서는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앨범의 그것이 온전히 표현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좀 더 간편하게 공연할 수 있는 라이브 셋을 만들어서 놀기 쉬운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Q. 전 개인적으로 ‘너를 좋아해’라는 곡이 가장 좋던데 텔레포니스트가 가장 좋아하고 공연에서 미는 그런 곡은 무엇인지
허 : 저희도 ‘너를 좋아해’를 많이 좋아하고 공연해요. EP에서 처음에 냈었고 정규앨범 때도 새로운 버전으로 냈고 리믹스 앨범에서도 제가 새롭게 만들어 냈었어요. 다양한 요소가 들어갈 게 많은 곡이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요즘 보면 헬로루키나 K-루키즈같은 신인 밴드 발굴 프로그램이나 탑밴드, 슈퍼스타K같은 방송프로그램 등 밴드가 대중에게 알려질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는데 이런 곳에 참여할 의향이 있으신지?
허 : 네, 의향은 있어요. 그런데 음... 탑밴드나 슈퍼스타K 같은 방송 쪽은 아직은 하고 싶지 않아요.
Q. 이유가 있다면?
허 : 사실 제가 탑 밴드에 나갔었거든요. 텔레포니스트로는 아니지만 시즌 2에 피터팬 콤플렉스 베이스로 나갔었어요. 그때 느낀 게 ‘방송이란 무엇인가... 굳이 해야 하나’이런 것들이었어요.
Q.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는 건 모든 밴드가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일 것 같은데
허 : 네, 그래서 요즘 SNS를 하긴 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것은 좀 더 재미있는 공연이 아닐까 해요. 방송에 나와서 인기를 얻는 게 좋긴 하지만 미디어의 함정이 아닐까 생각해요.
Q. 여담이지만 음악 분위기를 생각하면 멤버들이 모두 술을 좋아할 것 같다
허 : 네, 멤버들이 술을 정말 좋아하죠. 공연 때뿐만 아니라 술 마시고 싶으면 모여서 마시기도 하고 또 공연을 하면 지인분들이 술을 주시고 그래서 안 마실 수가 없으니까 마시면서 공연하고...
Q. ‘텔레포니스트는 000이다’라고 수식어를 붙인다면 무엇인가요?
허 : 예술교환수? 제가 정의한 것은 아닌데 예술 교환수라는 그런 표현을 들었거든요.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대중과 소통하고 심지어는 음악뿐 아니라 미술 영화 같은 여러 방면의 다른 아티스트들과 소통하는 아트그룹이라고 생각해요. 밴드도 좋지만 재미있는 걸 많이 하고 싶어요.
Q.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려요
허 : 텔레포니스트는 전화교환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아날로그적 감성을 추구하는 밴드인 만큼 직접 와서 소통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희 공연 와서 즐겨주시고 친해지고 싶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면 더 재밌는 기획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전민제(applause@onair16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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