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젊음의 중심 홍대. 매일같이 이어지는 홍대 밴드들의 공연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이지만 정작 홍익대학교 밴드 블랙테트라에 대해서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블랙테트라는 1976년 1기로 시작해 현재 38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홍익대학교 중앙 락 밴드이다. 검은 색,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블랙테트라’ 라는 단어는 검은 색상을 가진 물고기를 말하는데, 이 이름은 7,80년대에 생겨났던 많은 대학 밴드들의 이름들과 마찬가지로, 색깔과 동물의 이름 등을 혼합해 만들었던 그 때 당시의 유행에 따라 만들어졌다.
락 밴드이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 성향은 천차만별이다. 현재 활동 기수인 37기만 해도 어쿠스틱부터 헤비메탈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다양한 성향이 혼재하기 때문에, 공연 곡 선정은 항상 만만치 않은 일이다. 때문에 각자 하고 싶은 곡을 갖고 와서 그 곡 중 멤버들이 할 수 있는 곡을 선별한 후에 공정하게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곡 선정을 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스타일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작곡 또한 계속 만들고 있다고 했다.
타 대학 밴드들에 비해 돋보였던 부분은 바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보통 다른 밴드들은 보통 오디션을 보고 열정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있다면, 조금이라도 나은 실력자를 소수만 뽑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 방식은 보통의 중앙 동아리들이 많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블랙테트라는 오직 ‘열정’을 가지고 정말 ‘하고 싶어 하는’ 멤버를 뽑는다고 한다. 악기에 익숙한, 실력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기에 다함께 연습하고 고생하면서 기수만의 끈끈하게 이어진 색깔을 만든다.
블랙테트라는 38년이나 이어져 내려온 것만큼 실력 또한 유명하다. 동아리실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트로피의 많은 개수가 증명하듯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14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 중 대학가요제와 같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대회들도 많았다. 이들은 매년 나가던 MBC 대학가요제가 폐지되면서 올해에는 대학가요제를 제외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청계천 대학가요제 등의 대회 출전을 계획중이라고 한다. 이들은 밴드에 들어와 음악을 하게 된 이상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했다.
‘절대 복종’. 블랙테트라의 연습실에 커다랗게 쓰여져 있던 문구이다. 여느 밴드의 역사와 다름없이 과거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견고했을 당시 붙여놓았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고 웃으며 말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가득했다. 길면 길다고, 짧으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일 년반 남짓한 시간 동안 어떤 것이 그들 사이를 이렇게 끈끈하게 만들어 놓았을까. 그것은 바로 “무엇보다 우리는 사람을 중요시해요.” 라는 그들의 가치관 때문이 아닐까 싶다.